학생 두 명 중 한 명 시력 비정상

조기 안과검진이 시력장애 예방에 도움

지역내일 2012-04-09

김정민(38·불당동)씨는 올해 초등학교 2학년인 큰 아이의 시력 때문에 걱정이다.
입학 후 학교에서 실시하는 건강검진 때만 해도 아이는 좌우 시력 모두 1.0이었다. 하지만 2학기 중반 무렵 칠판에 적힌 글씨가 안 보인다고 해 다시 검사를 해보니 시력이 현저히 떨어져 있었다. 더욱이 왼쪽 0.2 오른쪽 0.6으로 좌우 시력에 차이까지 보였다.
지금은 시력교정을 위해 안경을 쓰고 있는 상황. 김씨는 “1학년 학교 건강검진에서 시력이 좋게 나와 크게 신경 쓰지 않은 것을 얼마나 후회하는지 모른다”며 “지금은 시력이 더 떨어지지 않도록 눈 건강에 좋은 환경을 만들려고 애쓰고 정기적으로 검진도 받는다”고 말했다. 

김씨의 아이처럼 시력이 갑자기 나빠지거나 시력이상인 아이들이 늘고 있다.
교과부 조사에 따르면 초·중·고교생 10명 중 6명이 시력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전국 초·중·고교생 18만 여명을 조사해 지난 2월 발표한 ‘2011년 학교건강검사 표본조사 결과’ 시력 이상 학생의 비율이 57.6%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력 이상이란 어느 한쪽이라도 교정 전 시력이 0.7이하거나 안경을 쓰는 경우를 말한다.
이는 전체 학생 중 시력 이상 비율이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선 결과로 2001년 39.5%에서 2010년 47.7%로 늘어난 것보다 1년 사이 더 많이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표 참조).
특히 이제 막 취학한 초등학교 1학년생은 10명 중 3명꼴로 시력이상 증세를 보여 취학 전 부터 아이들의 시력 관리가 필요함을 알 수 있었다.

◆ 눈 피로 유발하는 생활습관 큰 원인 = 전문의들은 컴퓨터와 스마트폰, 태블릿PC, PMP 등 전자기기의 과도한 사용을 시력 이상의 직접적인 요인으로 지목했다.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소아안과 김소영 교수는 “학습량이 늘어나고, 과도한 근거리 활동이 증가하는 것이 시력 이상의 큰 원인”이라며 “실내활동이 늘고 야외활동이 줄어드는 것도 눈 건강에 좋지 않은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유전적인 영향도 크다. 유전적으로 한국인을 포함한 동양인은 축성근시(안구가 성장할 때 정상 안구보다 길어 상이 망막 앞에 맺히는 현상)가 다른 인종에 비해 월등히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모가 안경을 쓴 경우 그렇지 않은 부모를 둔 어린이보다 4배 정도 근시가 더 많이 발생한다는 보고도 있다. 통계적으로 부모 중 한 명이 눈이 나쁘면 세 명 중 한 명이 안경을 쓰고, 부모 모두 안경을 쓰면 세 명 중 두 명이 안경을 쓴다. 

◆ 50분 학습에 10분 휴식 지켜야 = 그렇다면 아이들의 시력 관리를 위해 무엇에 신경 써야 할까.
우선, 눈이 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전문의들이 시력 이상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은 근거리 작업은 1m 거리 내외의 사물에 시각을 집중하는 것을 말한다. TV 시청, 컴퓨터 작업, 독서, 스마트폰 사용 등이 대표적인 근거리 작업으로 1시간 정도 작업 후에는 10분 정도 눈을 쉬게 해야 한다. 먼 곳을 응시하거나 나무 등을 바라보며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이 좋다.
야외활동도 도움이 된다. 자연 속 녹색은 눈의 피로를 없애주는데 최상의 조건이다. 유럽에서는 눈 건강을 위해 아예 주 1~2회 야외활동을 권장한다.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한 적절한 영양공급도 필수다.
이와 함께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검진이다. 김 교수는 “태어나자마자, 그리고 만 3세 영유아건강검진을 활용한 시력검진을 통해 아이의 시력 발달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특히 시력은 유전적인 영향이 큰 만큼 부모가 안경을 쓰면 해마다 정기적으로 시력 검사를 통해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 교수는 “최근 고도근시가 나타나는 연령이 빨라지고 약시 발병도 늘고 있어 조기검진이 더 중요해졌다”며 “약시의 경우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가 가능한 만큼 아이들 시력에 보다 빨리 관심을 기울일 것”을 조언했다. 


김나영 리포터 naym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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