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친환경 식당이 뜨고 있다. 건강이 시대의 화두가 되면서 우리 몸을 이루는 근본인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우리 땅에서 나고 자란 재료만을 고집해온 ‘미당’의 황윤정 대표는 “조금 거친 듯 한 밥과 심심한 나물이야말로 우리가 먹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미당을 찾는 손님들을 위해 건강한 밥상을 차리겠다”고 말한다. 현재 도시의 속도와는 맞지 않아도 자연을 닮은 밥상을 차려 내고, 그 고집을 이어가고 있는 곳, ‘미당’을 소개한다.
이천쌀밥의 믿음 ‘미당’에 담아
‘미당’은 10년 동안 ‘이천쌀밥’을 운영하던 황윤정 대표가 상호를 바꾼 곳이다. 지난 3월 대화동 먹자골목에 새롭게 둥지를 튼 ‘미당’은 맛 미(味)자를 써서 ‘맛있는 집’이라는 뜻을 담았다. 특히 전통명인장이 만든 장맛과 풍성하고 향긋한 제철나물의 맛이 일품이다. 음식을 먹고 난 후에 속이 편안한 것도 이집만의 자랑이다.
황윤정 대표는 “전통문화보존 명인장이신 어머니의 손맛을 전수받으려 잠시 문을 닫았으나, 단골들의 성화로 다시 열게 됐다”고 말한다.
미당의 모든 음식은 황윤정 대표의 어머니 여영희씨 손에서 시작된다. 화학조미료와 가공식품을 일절 사용하지 않으며, 주재료는 직접 재배하거나 지리산 농가에서 생산한 것을 쓴다. 이런 여영희씨의 고집은 황윤정 대표도 그대로 닮았다.
“어릴 때부터 먹고 자란 전통의 맛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제철 재료부터 안전한 조리법까지 까다롭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천연조미료와 제철채소만 고집
미당의 모든 음식은 직접 만든 100% 천연조미료를 사용한다. 짠맛은 집 간장으로 대신하고, 단맛은 조청이나 매실원액으로 조리한다.
“어머니께서 지리산에서 간장, 된장, 고추장을 직접 담그세요. 장을 담근 후에는 각종 제철 채소를 넣어 장아찌를 만듭니다.”
매실 농장이 있어 매실원액도 직접 만들고, 남해에서 나는 해산물로 액젓을 직접 담구기도 한다. 미당에서 사용하는 제철 채소도 지리산에서 직접 가져오고, 산나물도 지리산에서 직접 채취해 말린다. “배추며, 고추며, 아버지가 지리산에서 직접 키워 보내주세요. 모자란 채소는 인근의 유기농업체에서 구입해요.”
봄에는 봄나물을, 여름에는 채소와 해산물을, 가을에는 열매와 뿌리식물을, 겨울에는 말린 나물을 상에 올린다. 미당의 나물은 기름에 볶지 않고, 육수를 만들어 조린다. 참기름과 들기름을 사용하기 때문에 안전하다. “제철 식재료를 영양 손실 없이 최대한 간단하게 조리해서 먹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자연을 담은 ‘자연밥상’
미당의 ‘자연밥상’은 9000원이다. 제철 나물 3가지와 쌈류 5가지, 장아찌, 김치, 된장찌개, 코다리찜, 제육볶음 등이 나온다. 이중에서 제철나물과 석쇠불고기가 제일 인기가 좋다. 밥은 보리밥, 쌀밥, 오곡밥 세 가지가 함께 나온다.
“사실 제 마음속에 갈등이 있어요. 제가 먹는 대로 밥과 심심한 나물로만 상차림을 하고 싶은데, 한정식이란 게 그리 소박할 수만은 없어서요.”
어머니 여영희씨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음식을 대하는 마음가짐이다.
“요즘 사람들 함부로 먹는 걸 보면 화가 나요. 음식이야말로 정말 가려서 먹어야 하는데, 한 끼 때운다는 마음으로 먹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가끔 어머니 여영희씨의 고집을 알아주는 손님이 있을 때면 반가운 마음마저 든다.
“한 눈에 알아봐주시는 손님들이 계세요. 그런 분들은 꼭 단골이 되세요.”
자연을 담은 반찬가게 ‘지리산에 오면’
단골들의 요청으로 1년 전 반찬가게 ‘지리산에 오면’을 열었다. 후곡마을 5단지에 자리한 이곳은 좋은 식재료와 천연조미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도 찾는 이가 꾸준하다.
“오전 11시 30분쯤이면 그릇을 직접 들고 오는 손님이 있어요. 즉석에서 조리된 음식을 바로 가져가기 위해서죠.”
이곳의 인기 메뉴는 죽순, 취나물 등의 산나물이다. 이외 조선간장, 매실원액, 김부각, 바다향 가득 구운 김 등을 별로 판매한다.
황윤정 대표는 “나중에는 우리의 것을 찾게 된다”며, “우리의 것을 나누고, 알리기 위해서 장류, 양념류 프랜차이저 사업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힌다. 운영시간 오전 11시~오후 9시
위치 대화동 먹자골목 하나신경외과 뒷편, 가마실 연가옆[선교교회 앞]
문의 031-922-0907
이남숙 리포터 nabisu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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