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이동 씨네플러스에 가면 가족티 전문매장 ‘쩡이네 보물창고’가 있다. 이곳은 세 아이를 키우며, 15년 동안 전업 주부로 살아온 윤진희(38세)씨가 인생의 2막을 힘차게 열어가고 있는 곳이다. ‘든든한 남편과 시어머니의 보이지 않는 희생이 있어 가능했다’는 그의 창업은 힘든 역경을 딛고 일어섰기에 쏟아지는 박수가 더욱 뜨겁다. ‘쩡이네 보물창고’를 찾아 주인장 윤진희씨를 만났다.
역경 딛고서 찾은 희망
윤진희씨는 건축업을 하는 남편을 만나 23세에 결혼했다. 그 당시 신접살림을 차린 가좌마을은 45분마다 버스 한 대 겨우 다니는 시골이었다. 결혼 전 헤어디자이너로 일하던 그에겐 아주 낯선 환경이었다.
“어린 나이에 드레스 날리며 결혼해보니, 홀시어머니와 6남매의 맏며느리 자리가 기다리고 있었어요. 첨엔 그게 뭔지도 모르고 살았죠. 그러다 문득 돌아보니, 애 셋에 푸짐한 아줌마가 돼 있었어요(웃음).”
딱히 힘들게 하는 이가 없었어도 대가족을 꾸리는 건 힘에 부쳤다. 그러던 중 청천벽력 같은 일이 닥쳤다. “갑상선비대라는 병이 찾아왔어요. 갑상선은 호르몬 이상이기 때문에 우울증을 동반했죠.” 100kg가 넘는 비만증도 함께 찾아와 육체적, 심리적 고통은 더욱 컸다. 사람이 싫고, 두렵고, 도대체 뭘 할 수가 없었다. 그의 우울증이 심해지면서 가족 모두가 힘든 나날을 보냈다. “남편을 붙잡고 매일같이 울었어요. 그런 엄마를 보는 아이들도 힘들었죠.” 그러다 3년 전 혹 다섯 개를 떼 내는 대수술을 감행했다.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닥뜨린 그 순간, 그는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컴맹 아줌마, 컴퓨터와 친해지다
일을 하겠다고 마음먹었지만, 당장 갈 수 있는 곳은 공장과 식당뿐이었다. 그 때 남편 김원영(41세)씨가 만류하고 나섰다. ‘살림에 보탠다고 아무 일이나 하지 말고, 10년 뒤에도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라’고 했다. 든든한 남편의 지지가 있었지만, 섣불리 덤빌 자신이 없었다.
아이들 컴퓨터를 들여다보며 궁리를 하던 중 ‘시댁에서 키우는 산마를 인터넷에서 팔아보면 어떨까’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맛도 좋고, 몸에도 좋은 산마라 승산이 있을 것도 같았다. 지역신문을 뒤져 고양여성인력개발센터의 ‘인터넷쇼핑몰’ 강좌를 찾아냈다. 그의 절실함이 통했는지 교육비의 80%이상을 정부에서 지원해 준다고 한다. 한걸음에 달려 등록을 하고, 새로운 출발점 앞에 섰다. “2011년 1월부터 웹디자인 6개월 과정과 쇼핑몰 창업 3개월 과정을 차근차근 이수했어요. 처음부터 창업을 염두 했기 때문에 자격증은 도전하지 않았죠.”
집안일과 병행하는 것도 벅찼지만, 생전 처음 듣는 컴퓨터 용어가 더욱 난감했다. 정신을 가다듬고 마우스를 움직이는 것부터 익혔다. 옆에 앉은 주부에게 묻기도 하고, 그래도 이해가 안 되면 책을 찾아봤다. 웹디자인, 블로그, 트위트 등 생소한 단어가 나올 때마다 책을 사서 따로 공부했다. 제대로 된 질문을 하기 위해 책을 구입한 적도 여러 번. 그렇게 구입한 책이 20권도 넘는다. 그는 “지나고 보니 뭔가 시작하면 푹 빠져서 밀고 나가는 성격이 창업에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한다.
창업, 도전하는 열정이 중요
교육과정이 끝날 무렵 매장을 얻었다. 처음엔 산마를 팔 생각이었지만, 수업을 할수록 다른 열망이 꿈틀거렸다. 그 열망은 그를 의류매장으로 인도했다.
“처음엔 가족 티, 커플 티, 단체 티, 빅 사이즈 옷까지 다양하게 팔았어요.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가족 티 전문매장으로 전환했죠.”
배운 대로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를 만들어, 매일 신상품 정보와 이벤트 내용을 올렸다. “인터넷 쇼핑몰은 경험도 없고, 관리가 어려워 잠시 미뤄뒀다”고 한다.
창업을 하면서 가장 힘든 건 홍보였다. 광고비도 비쌌지만, 외진 위치가 문제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영화를 보러온 주부들이 단골이 되면서 인터넷에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블로그와 카페를 꾸준히 관리한 덕에 지금은 멀리 서울이나 인천에서 찾아오는 손님도 많다. 그는 ‘쩡이네 보물창고’의 인기비결로 “좋은 소재와 트렌디한 디자인, 그리고 착한 가격”을 꼽았다. 철저히 주부입장에서 생각하고, 기획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가격 이상의 옷을 팔자고 생각을 했어요. 좋은 물건을 값싸게 사면 횡재한 기분이잖아요.”
현재 ‘쩡이네 보물창고’는 옷을 입어 보는 샘플 매장으로, 맘에 드는 옷을 주문하면 하루나 이틀 안에 집까지 배달해준다. 재고를 쌓아두지 않아 부담이 적다고 한다.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늦은 밤 동대문으로 달려간다. 가족티를 직접 만들기 위해 매일 2시간씩 디자인 공부를 하기 때문이다. 윤진희씨는 “창업은 가벼운 마음으로 뛰어들기보다 포기하지 않는 열정과 도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며, “조금 더디게 가더라도 꾸준히 배우고 익히라”고 조언한다.
인터넷을 활용한 쇼핑몰 창업
인터넷 쇼핑몰은 주부들이 쉽게 도전할 수 있어 인기다. ‘내일배움카드제’를 이용하면 교육비 80%이상을 지원받을 수 있다. 교육과정은 3개월로 창업 아이템 선정부터 기획, 쇼핑몰 제작(포토샵, 일러스트, 드림위버, HTML활용), 오픈마켓운영, 창업대비과정으로 진행된다. 또, 위험 부담이 적은 블로그와 카페를 이용한 창업도 활발하다. 특히 포털사이트(Daum, Naver)에서 누구나 무료로 개설할 수 있어 이용자가 늘고 있다. 이니p2p를 활용하면 신용카드 결재시스템을 설치를 할 수 있고, HTML 명령어로 연동시킬 수 있어 홍보효과가 큰 편이다.
관련 강좌 소개
고양여성인력개발센터
내일배움카드제
인터넷쇼핑몰창업
(4.30~8.7오후 2시~6시)
031-912-8555
고양시여성회관
인터넷쇼핑몰 창업반
031-8075-9462
파주시교육문화회관
인터넷쇼핑몰창업
031-940-4441~5
이남숙 리포터 nabisu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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