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에 당당한 주인으로 참여하자~

“우리 모두 투표합시다!”

지역내일 2012-04-06

다가오는 4월 11일 수요일은 총선이다. 나들이하기 딱 좋은 봄날, 아이들 손 잡고 투표소로 가자. 그 어떤 명소나 체험장보다 좋은 교육의 장이 될 것이다.
경제가 어렵고 교육이 힘겨울수록 정치가 잘 돼야 한다. 국민의 생활을 아는 국회의원을 뽑아 정책에 국민의 뜻이 잘 반영될 때, 살기 좋은 세상이 된다. 정치가 맘에 안 들수록, 세상이 답답할수록 투표소에 가자.      
젖 먹던 힘을 다해 투표에 참가한 이야기, 투표하면서 사람 바뀐 이야기까지 갖가지 사연들 속에서 한 표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그 속에 우리의 희망이 있다.

김부경·이수정 리포터 thebluemail@hanmail.net



막상 투표 못 할 상황이니 너무 섭섭해

결혼 전 제대로 투표에 참가한 적이 없던 곽미진(32·좌동)씨는 첫 아이를 출산해 산후조리 중 선거가 있었다고 한다.
“남편은 아침 일찍 투표하고 출근 했죠. 혼자 하루 종일 출생한지 23일 된 아기랑 있었어요. 방송에서는 투표에 참가하라고 야단인데 목도 가누지 못하는 아이를 데리고 퉁퉁 부은 몸으로 갈 엄두가 안 나더라구요.”
평소 귀찮아서 가지 않았을 땐 정말 별 생각 없었는데 막상 갈 수 없다고 생각하니 자신만 소외된 기분이었다고 한다. 산후우울증 탓인지 그날따라 별 생각이 다 들었다고.
‘태어난 아이를 위해서라도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되어야 하는데···.’
투표 마감시간이 거의 다 될 때까지 갈까 말까 망설이다 결국 계절에 맞지도 않는 두꺼운 옷을 겹겹이 입고 신생아를 안은 채 투표소로 간 곽씨. 마감시간 직전에 들어가 투표를 하는 동안 기특하게도 딸아이가 한 번도 울지 않았다고 한다.
투표소에서 사람들이 힐끗힐끗 쳐다봤지만 곽씨는 더 없이 흐뭇했다. 당당한 대한민국의 일원으로 다시 태어난 기분이라고나 할까? 평생 잊지 못할 투표였다고 말한다.


기권표를 던지더라도 반드시 투표한다!

“20대에는 선거에 무관심 했어요. 나 하나쯤 투표 안 해도 상관없다 싶었거든요. 그런데 결혼을 하고 보니 삶이 곧 현실인 거예요. 정책 하나하나가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깨닫고는 정치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죠.”
주부 이미영(39·우동)씨는 매번 선거 때마다 각 후보들의 공약 책자를 유심히 살펴본다. 현실 가능성이 있는 공약인지 아닌지 나름 판단해서 결정을 내리고 정당도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
“적극적으로 투표하는 편인지만 지난번 선거에는 정말 누구에게 표를 줘야할지 판단이 안서는 거예요. 그래서 투표장에 가지말까 했었죠. 그런데 기권표도 일종의 의사 표시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투표용지마다 한 마디씩 써서 냈어요. 물론 무효표가 됐겠지만요.”
소중한 한 표를 너무 무책임하게 써버렸나 후회도 됐지만 또 다른 방식의 투표 참여라고 스스로 위로했다는 이씨. 올해는 총선과 대선이 함께 있는 해이기 때문에 더욱 신중한 선택이 요구된다.
“국민들에게는 나라를 위해 일하는 인물들을 잘 뽑아야하는 막중한 임무가 있어요. 4년, 5년 제대로 일할 사람에게 투표할 생각입니다”


“이제는 내가 결정해야겠어요.”

집안 행사가 잦은 가정에서 자란 김우영(24·남천동)씨는 친척들이 오면 모여 앉아 정치이야기에 열을 올리던 기억이 많다. 어른들이 각각 지지하는 후보를 놓고 시끄럽게 토론하는 것을 많이 보고 자라 그런지 또래의 친구들에 비해 정치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어른들은 늘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자가 무조건 옳다고 말하면서 “투표하면 무조건 1번 찍어!”, “아니야 2번 찍어! ”하며 강요하다 못해 서로 다투었다고 한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김씨는 ‘나중에 커서 투표를 하게 되면 꼭 내 맘대로 찍어야지’라고 생각했다.
대학생이 돼 첫 투표를 할 때도 변함없이 어른들의 싸움은 계속 되었다. 어른들이야 싸우든 말든 김씨는 인터넷을 찾아보고 선거홍보물도 유심히 보며 한 사람을 결정했다. 그리고 선거하는 날 이른 아침에 그 누구보다 먼저 투표했다. 그 어떤 외압(?)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순간! 김씨는 “아~ 나도 이제 진짜 성인이 되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돌아오는 발걸음이 한없이 상쾌했다고.


“엄마는 왜 투표 안해요?”

아이들 눈이 무서워 꼭 투표하겠다는 이신애(41·민락동)씨. 예전에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으로 대충 넘어갔지만 초등학생이 된 두 자녀의 따끔한 한 마디를 듣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한다.
“2010년 지방선거 때 임시공휴일인 선거일을 택해 나들이 갈 계획을 세웠어요. 아침에 일찍 투표를 하고 나설까 했지만 챙기다보니 늦어져 투표도 안하고 출발을 했죠. 그런데 아이들이 한 마디 하는 거예요. 자신들에게는 학생으로서 공부를 열심히 해야 된다고 늘 강조하면서 엄마는 왜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인 선거에 참여하지 않느냐구요.”
자녀들의 그 말에 할 말을 잃은 이씨. 부모로서 부끄러워 얼굴이 화끈거렸다고. 평소 자식들 앞에서만이라도 부모가 모범을 보여야한다고 생각해 온 이씨는 그 날 이후 다짐을 했다.
“공부해라는 백 마디 말보다 한 번의 산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어요. 투표 참여 하나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치에 참여할 수 있음을 직접 보여주는 게 살아있는 교육이 아닐까요?” 


지조 없이 선거운동원으로 일했던 시절 후회 돼

회사원 김희준(42·재송동)씨는 대학시절 선거운동원 아르바이트를 했다.
“당시 대학생 입장에선 선거운동원 아르바이트가 제법 짭짤했어요. 제가 선거원으로 활동했던 후보는 대표적인 반민주 성향의 후보였지만 돈 많이 준다는 말에 혹해서 친구랑 거리 유세에 따라 다니며 율동도 하고 홍보물도 나눠 주고 했어요.”
그런데 상대 후보의 거리 연설을 듣고 정말 감동 받았다는 김씨. 그 날로 선거운동원을 그만 뒀다고 한다. 김씨가 정치에 눈을 뜬 순간이었다.
잘 몰라서 별 생각 없이 활동하고 또 그런 식으로 선거에 참여하는 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알게 된 후 깊이 반성한 김씨는 선거철만 되면 그대가 생각난다고 한다.
“그 후론 선거 자료집이 오면 후보의 이력과 성향, 공약 등을 꼼꼼하게 살펴봐요. 한 표 한표가 소중한 선거, 책임감 있는 자세가 필요한 때입니다.”


“선거 참관인하며 선거의 중요성 깨달았어요.”

대학시절, 한 선배의 권유로 선거 참관인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박현지(39·용호동)씨.
“투표권이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아 투표 하는 것이 실감 안 나고 생소했던 시절이었어요.”
선거 참관인 활동을 하던 중 거동이 불편해 아들의 부축을 받고 투표장에 오신 할머니를 잊을 수가 없다고 한다. 또 등에 아기 업고 한 손에 다른 아이 손 잡고 온 아주머니, 투표 마감 시간이 다 돼 헐레벌떡 달려오신 아저씨의 모습도 무척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한 표 한 표가 소중하다는 걸 눈으로 보고 구체적으로 느낀 계기였죠. 투표가 끝나고 투표함을 봉해 안전하게 개표장까지 가는 과정이 신성한 종교 의식처럼 느껴졌어요. 그 후로 한 번도 투표 하지 않은 적이 없답니다.”
박씨는 젖먹이 아기가 있지만 아기를 업고서라도 투표장에 갈 계획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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