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생일, 선물을 준비해야 하는 박고은(3·문과)양. 먼저 친구가 뭘 좋아하는 지부터 꼼꼼히 살핀다. 그 다음 그 친구에게 어떤 물건이 어울릴 지 한참을 고민한다. 이것저것 고민 끝에 친구에게 가장 어울릴만한 선물을 장만했다. 이제 포장이 남았다. 선물에 맞게 포장지의 재질과 색상, 무늬를 고려한다. 드디어 선물이 친구의 손에 전해진다. 아주 특별한 선물을 받고 좋아하는 친구의 모습에서 고은양은 왠지 모를 만족감과 행복감을 느낀다.
박고은양은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시장조사분석가에 관심이 많다. 자신의 관심분야인 경영, 마케팅, 의류를 고스란히 자신의 진로로 이어가고 싶다는 고은양을 소개한다.
패션에 대한 관심, 진로로 이어져
“자신에게도 어울리지 않는 옷을 단지 유행이라는 이유로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아요. 저는 사람들에게 트렌디한 옷이 아닌 자기 자신에게 진정 아울리는 아름다움을 찾아주고 싶습니다.”
어릴 때부터 자신만의 스타일로 옷 입기를 즐긴 박양. 초등학교 때에도 명절이나 여행을 갈 때면 자신의 가방을 혼자 챙길 정도로 패션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다. 친구들에게 어울릴만한 옷을 추천하는 경우도 많았다. 부모님이나 친구의 생일이면 혼자 분주해지기도 했다. 그 사람들에게 가장 어울리는 뭔가를 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고은양의 패션센스는 고1, 민속무용을 춰야하는 학교 행사 때 그 빛을 발했다. 평소 확고한 패션신념을 가지고 있는 고은양에게 유치원 아이들도 입는 그런 흔한 무용의상은 용납되지 않았다. 많이 다녀봐서 익숙한 동대문시장을 5일 동안 돌아다녔다. 원단을 구입하고 의상에 달 스팽글 같은 장식물도 직접 사 달았다. 거기에 맞는 귀걸이, 팔찌 등의 액세서리 역시 직접 구입했다.
밤 11시까지 옷을 만들고 친구들과 춤 연습하고, 정말 바쁜 나날이었지만 완성된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올랐을 때의 감동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아~이거야!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바로 이런 거였어’라고 깨달은 순간이었어요. 늦게나마 제 적성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 준 시간이었죠.”
목표 정하고 마음 열고나니 공부도 술술
성적도 상위권인 고은양은 늘 자신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힘든 점이 많았다고 털어놓는다.
“대원외고를 나와 서울대에 다니는 오빠와 비교해 항상 제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항상 오빠보다 못하다는 생각과 부담감에 나를 위한 공부가 아닌 남에게 보이기 위한 공부를 한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다른 친구들을 의식할 때도 많았다. 자존심도 강해 자신의 문제점을 되짚어보는 것도 하기가 싫었다. 스트레스가 많아지자 친구들과의 관계도 서먹서먹해졌다.
많은 시간을 허비하지 않은 어느 날, 고은양은 마음을 고쳐먹기로 결심한다. 먼저 친구들에게 다가가고, 자신을 진심을 되돌아봤다. 친구들과 나누지 않았던 공부이야기도 함께 하게 됐다.
그러자 놀라운 결과가 이어졌다. 마음을 열고 모르는 것을 묻다보니 혼자서 공부할 땐 놓쳤던 부분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다른 친구들을 인정하고 나니 스스로 공부에 더 충실할 수 있게 됐다. 그렇게 힘들게 느껴졌던 전교 3위권 안에도 진입했다.
자신의 관심인 경영, 마케팅, 의류를 고스란히 자신의 진로로 이어가고 싶다는 고은양. 뚜렷한 목표가 없었던 것도 고은양을 힘들게 했던 한 원인. 하지만 자신의 관심 분야를 알게 되면서 경영, 마케팅, 나아가 의류마케팅이라는 목표도 생겼다. “가고 싶은 대학, 갖고 싶은 직업,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지를 정하고 나니 공부에 더 충실하게 됐다”고 고은양은 말한다.
마케팅 입지 다지는 데 일조하고파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도 이어졌다. 경영과 관련이 깊은 경제공부를 위해 경영학을 목표로 하는 친구와 함께 경제기사 NIE를 하고 있다.
“1주일에 경제기사 1~2개를 선정해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있어요. 그러다보니 어려운 경제용어도 많이 알게 됐고 그 뜻을 찾는 과정에서 경제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쌓게 됐어요.”
또 시장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소비자의 욕구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마케팅의 기초 공부를 위해 심리학에도 관심을 가지게 됐다. 지난 겨울방학, 서울대학교에서 주최하는 ‘청소년을 위한 심리학 교실’에 다니게 된 것도 마케팅의 기본인 사람의 심리를 좀 더 알기 위해서였다.
“얼마 전에 경영자와 마케터를 비교한 책을 읽은 적이 있어요. 평균임기나 그 위치에 있어서 경영자가 마케터 우위에 있다는 내용을 담은 책이었죠. 현재 인식되고 있는 ‘마케터’라는 직업을 좀 더 발전시키고 싶어요. 마케터가 그 입지를 확고하게 다지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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