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게 트인 대장 들녘의 사계(四季)를 품은 마을이 있다. 부천 오정 휴먼시아 3단지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회장 정창희, 오정휴먼시아)다. 부천의 끝자락에 위치한 이 마을은 유유자적 흘러가는 베르네 천과 도심에서 보기 힘든 농촌 풍경을 볼 수 있는 자연친화형 공동체다. 이곳 마을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는 지 지난 22일 찾아가봤다.
베르네 천과 대장 들길을 품고
오정휴먼시아 3단지 아파트로 가는 길 오른쪽은 시야가 탁 트인 대장들녘이다. 새 봄을 맞은 들길에는 쑥과 냉이가 고개를 내밀고 농부들은 지난겨울 마무리 못한 청소작업을 하고 있었다. 아파트 입구로 가는 다리를 건너 관리사무소를 찾았다. 그곳에서 입주자대표회의 정창희 회장과 이금희 관리소장, 마을주민인 김애련, 배계옥 씨를 만났다.
정 회장은 “요즘 아파트 옆을 흐르는 베르네 천 가장자리에 오솔길을 만들어 주민들이 산책할 수 있도록 가꾸고 있다”며 “5월이면 꽃양귀비와 민들레, 금계국 등이 아름답게 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550세대가 살고 있는 오정휴먼시아 3단지는 부천 여월동과 인천 계산동, 김포공항 쪽으로 열린 사통팔달의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 가까이에는 덕산초, 중, 고등학교, 동산초등학교 등이 위치해있고 오정구청, 오정아트홀, 오정스포츠센터 등이 자리한다. 아파트 앞 대장들녘에서는 봄 모내기 작업과 텃밭가꾸기, 여름에는 채소 수확, 가을에는 벼 베기, 겨울에는 논 썰매 체험 등 사계절 농촌 생활 체험이 가능하다. 302동 배계옥 대표는 “동네 친구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오정대공원을 출발해서 대장들길과 굴포천, 아라뱃길을 거쳐 한강까지 다녀왔다”며 “우리 마을 사람들은 가까이 있는 오정스포츠 센터와 자전거 길, 대장들길을 산책하며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친목회와 인터넷 카페에서 정(情) 쌓아
오정 휴먼시아 작은도서관은 책 읽는 아이들로 북적인다. 장서 1600여권을 갖추고 마을주민의 봉사로 운영되는 이곳에서는 미래의 소설가들이 자라나고 있다. 노인들은 경로당을 중심으로 아파트 청소를 담당하고, 부녀회(회장 이계연)는 사계절 아파트 일에 솔선수범한다. 아침에는 조기축구회원들의 공차는 소리도 경쾌하다. 307동 김애련 대표는 “어린아이들과 부모들, 어르신들이 오며가며 인사하는 모습을 보면 훈훈하다. 이처럼 우리 마을사람들은 단결력이 아주 강하다”고 전했다. 이 마을의 자랑은 아파트 친목회가 운영된다는 것. 살고 있던 주민과 새로 이사 온 주민들이 만나는 자리다. 친목회가 열리면 집집마다 돌아가며 음식과 차를 나누는 풍습이 농촌을 끼고 있는 풍경과 맞닿아있다. 또한 인터넷 카페를 통해 주민들과 아파트 문제를 상의하고 제안하며 좋은 환경을 가꾸는데 힘쓰고 있다. 이금희 관리소장은 “우리 동네 주민들은 순박하고 서민적이며 도시 깍쟁이가 아니라서 좋다”고 말한다. 정 회장은 “앞으로 아파트 명칭 개명과 2, 3단지 사이의 육교를 후문 쪽으로 이전”하고 “후문 도로변에 벚나무를 심고 정문 주차 차단기와 CCTV 설치를 보완하는 등 아파트를 위해 더 좋은 일들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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