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학교 발표를 보면 논술 고사 전체 응시생의 평균 점수가 35점이고 합격생 평균 점수가 65점이라고 한다. 그만큼 논술 고사는 정말 어렵다. 올해 서강대학교 논술 고사 중 사회 과학계 경제학부의 문제를 중심으로 설명해 보겠다. 우선 문항은 두 문항이었고 첫번째 문제는 지문이 네 개였고 글자수는 800-1000자, 두번째 문제는 지문이 여섯 개였고 글자 수는 1300자에서 1500자였다. 이 두 문제를 푸는데 수험생에게 주어진 시간은 겨우 2시간에 불과했다. 실제 우리 논술 팀 선생들은 일주일에 많은 시간을 세미나를 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실제 필자와 함께 하는 논술팀은 논술 강의 경력 18년이고, 나름 최고의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하는 필자와 대단한 경력을 지닌 여러 선생님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그런 논술 전문가라는 사람들도 논술 문제를 분석하다보면 정답에 대한 이견이 서로 엇갈려 한참 동안 논쟁한다. 그래서 전체 학생의 평균 점수가 35점밖에 안 된다.
2012년 서강대 문제를 중심으로
2012 서강대 사회과학계 경제학부 1번 문제를 중심으로 설명해 보면, 우선 제시문이 세 개인데 (가)글은 ‘음악의 세계는 기계처럼 해석되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움을 통찰하기 위해서는 영혼이 필요하다.’라는 내용이었다. (나)는 경제학은 많은 정보가 있어야 유효하다는 내용이었다. (다)는 ‘세퍼드라는 개에 대해서 두려움을 가졌는데 만약 우리가 세퍼트를 성질이 좋으며 충직한 동물로 인식했다면 그 전까지 두려운 존재로 만들었던 모든 시스템을 뒤바꿀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네 번 째 주어진 제시문은 정부에서 2030년도까지 경제 계획을 세웠지만 결국 경제 계획대로 되지 못하고 실패하고 말았다는 내용과 함께 경제 그래프가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주어진 문제는 ‘제시문 [가], [나], [다]의 논지를 종합하여 제시문 [라]의 통계적 추정에 근거한 총수요정책의 실패 원인을 설명하라.’였다. 음악의 영혼, 경제학의 여러 요인, 개에 대한 태도 변화 등을 내 놓고 경제 정책의 실패 원인을 설명하라니 논술 훈련이 많은 학생들도 문제를 접하고 망연자실했을 가능성은 높다. 각 제시문에 대한 해설을 해 보면 (가) 글은 영혼에 대한 논의로 경제에 대한 일반인들의 심리적 상황에 대한 요인이 작용함을 분석해야 했다. (나)는 쉽게 경제는 경제적 요인 말고 보다 다양한 원인이 반영된다는 것이다. (가)와 (나)는 그럭저럭 분석해도 (다)의 개 이야기는 경제 문제와 어떻게 연결해야 할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개와 경제에 대한 유추적 관계에 대한 분석을 시도했어야 했다. 개에 대한 두려움은 사람들이 뒤집을 수 있지만 경제에 대한 것은 정부가 아무리 겁을 주어도 사람들이 개에 길들여지는 것처럼 길들여지지 않는다는 점을 찾아내야 한다. 실제 현실에서 정부가 부동산 투기 근절책을 내놓고 어길 시는 처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아도 만약 집값이 오르기 시작한다면 사람들은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면서 그 법을 최대한 어기면서까지 부동산 투기에 몰릴 것이라는 것을 착안해야 한다. 개에 대한 두려움은 생존과 관련이 부족하지만 경제는 대중의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에 길들여지지 않는다는 점을 찾아내야 했었다. 과연 몇 명의 수험생이 이러한 생각까지 해 낼 수 있을까? 주입식 교육을 받기만 한 학생은 거기까지 분석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려운 논술,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고교 시절은 배우는 학과는 비교적 개념적 이해가 중심이다. 그러다 보니 보통 통념(通念)을 가르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학자인 교수들이 내는 논술 문제는 통념을 벗어나 현상의 본질, 즉 진리를 탐구하는 형태가 많다. 2011년 서강대 논술에서는 ‘시간의 객관화가 자아의 상실로 이어진다’는 내용이 나왔는데 무슨 내용이냐 하면 사람마다 시간에 대한 개념이 다를 수 있는데 그것을 객관화해서 적용하는 것은 개인의 삶을 없애는 것과 같다는 내용이다. 쉽게 말하면 가수 송창식 같은 사람은 오후 4시에 기상해서 첫 식사를 저녁 6시에 먹고 심야 활동을 열심히 하고 낮 11시 즈음되어서 수면을 취한다고 한다. 그런 사람에게 보편적 시간의 논리로 낮에 활동하기를 강요한다면 그는 자신의 실제 삶을 잃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런 내용이 아주 어려운 말로 표현될 때 학교에서 가르치는 통념을 기준으로 이해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논술이 어렵다고 한다. 일선 교사들조차도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파악조차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논술은 통념(通念)을 깨는 사고를 해야 한다. 그러한 통념을 깨는 일은 비판적 사고가 결여된 사람에게는 아주 힘들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비판적 사고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부정은 파괴이지만 비판은 창조의 시작이다. 끊임없이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사람은 창의적일 수밖에 없다. 미래는 창의적인 사람을 원한다.
그래서 논술은 아름다운 세상이다.
이성구 원장
이성구 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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