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전시교육청 박백범 부교육감 - “대안교육으로 학업중단·학교폭력 문제 해결”

아이들 개성과 다양성 존중해야 … 교육자 ‘철학’이 있어야 가능

지역내일 2012-03-22 (수정 2012-03-22 오전 9:49:57)



지난해 대전시 학업중단자가 2300여명으로 전국 시도교육청 중 1위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박백범 대전시교육청 부교육감을 통해 원인과 대안이 무엇인지 들어봤다. 교육자 출신인 박 부교육감은 대안교육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대전시 학업중단자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대전교육이 학생과 학부모 요구를 충족시켜 주지 못하기 때문에 학업중단이라는 유형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
학교교육 프로그램이 비슷해 다양성이 떨어지는 것 같다. 뷔페처럼 다양한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 다양한 교육 형태가 공존해야 하고 학생과 부모가 선택할 수 있도록 교육청이 장을 마련해야 한다. 학업중단자를 위해 다양한 대안학교가 필요한 이유다.




학교폭력과 학업중단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하지 않나
학업중단자들 중에는 학교폭력 가해자와 피해자가 섞여 있다. 학교생활이 행복하지 않기 때문에 학교 안에서 ‘폭력’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것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면서 학업 중단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로 봐야한다.




학습부적응 학생 문제를 다양한 진로 탐색을 통해 해결할 수 있지 않나
요즘은 다양한 직업에 대해 관심이 많다. 대전시 동구에 있는 직업전문학교의 경우 규모는 작지만, 아이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 인기가 높다. 대기자가 많은데 ‘지각3회 이상이면 원적학교로 돌려보낸다’고 칠판에 적어놨다. 3학년만 입학이 가능한데 스스로 성실한 학교생활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학교현장에서 개선해야 할 제도는 무엇인가
인문계 고교를 선택해 다니다가 적성에 맞지 않아 진로를 바꾸고 싶을 때는 언제든 특성화고나 전문계고로 전학해 진로탐색이 가능해야 한다. 하지만 인문계고에서 적응하지 못한 학생들이 디자인고교나 정보고교 등 특성화고교로 전학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교장들의 인식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인문계고에서 전학하는 학생들을 받아들이는 것을 꺼려한다. 법적으로는 열려 있지만 현장에서 어려움이 있다. 특성화고 교장들과 논의해 전학이 자유스럽게 정책을 바꾸려고 한다.




학업중단자들을 위한 대안학교에 대한 생각은
대전 인근의 대안학교들을 방문해 꼼꼼히 살피고 정책에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직업형 예술형 등 여러 형태의 대안학교가 있다. 하지만, 고등학교는 장래 직업을 준비하는 시기다. 인문계고에서 적응하지 못한 아이들을 위해 직업형 대안학교가 필요하다. 2년 전부터 준비하고 있는 직업형 대안학교가 ‘용문학교’다.
대안학교에 대한 인식이 잘못돼 있는 것 같다. 서울산업정보학교가 처음이고 용문학교가 전국에서 두 번째다.
대안학교는 학교에서 낙오된 아이들이 가는 곳이 아니다. 교육의 다른 방법을 고민하려고 찾아가는 것이다. 대안학교에 가려고 기다리는 사람도 많다. 용문동 주민들이 인식을 바꿔 ‘용문학교’를 받아들여주면 좋겠다.




대안학교를 실질적으로 지원해야 하지 않나
교과부의 기준요건에 미치지 못하면 지원이 안 된다. 실질적인 심사를 통해 개선을 할 필요가 있다. 대안학교 설립을 돕고 이를 통해 학업중단자나 위기에 처한 청소년을 도와야 한다. 이것 외에 가정형 Wee센터가 두 곳 있는데, 가출청소년들에게 숙식을 제공해 돌보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곳은 교육청에서 운영지원을 하고 있다.




학업중단자중 절반 정도가 학습부적응인데
통계는 그렇다. 복합적인 원인이 있다. 고등학생의 경우 국?영?수 중심의 인지학습에서 탈피해 취업을 준비하는 것으로 대안을 세워 본 게 ‘용문학교’다.
중학생의 경우는 클리닉이 필요한 것 같다.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교육청 내에 ‘학습 클리닉 센터’를 만든다. 초기단계지만 시작을 한 상태다. 40억원의 예산도 확보했다.
학교폭력이 가장 심한 곳이 중학교인데 학습부적응이 원인이 돼 쌓이면 갈등 불만이 폭력의 형태로 나오는 것 같다.
청명학교처럼 치료교육을 하는 대안학교가 필요하다. 아이들의 유형별 상태에 따라 전문상담사와 전문치료사들이 치료교육을 한다. 청소년 수련원에서 정신적인 치료가 가능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다양한 대안교육을 학교현장에 어떻게 펼칠 생각인가
현재의 교육과정 틀 안에서 고민해 볼 생각이다. 팀 프로젝트나 주제 토론 등을 이용한 다양한 교수방법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하려면 교육자로서 ‘철학’이 있어야한다.
얼마든지 기존 교육과정의 틀 안에서 재미있는 교육이 가능하다. 교육청에서는 개성이 있는 다양한 학교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중요한 전제조건이 해결돼야한다. 우선 교장과 교사의 역량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천미아 리포터 eppen-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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