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도는'' 공공분야 기간제 처우개선 지침

전북 의료급여관리사 절반이 기간제

지역내일 2012-03-20
의료재정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지자체가 채용한 의료급여관리사들이 고용불안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무기계약 전환 권고도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전국여성노동조합전북지부는 14일 "전주시가 의료급여관리사의 무기계약 전환을 거부하며 해고를 반복하고 있다"면서 "공공기관 비정규직 대책을 수립하라는 정부의 권고를 무시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의료급여관리사는 의료급여 환자들의 의료기관 과다 이용으로 인한 약물 오남용과 중복투약, 의료급여 비용 증가 등을 예방하기 위해 지난 2003년 도입된 제도다. 간호사 자격을 보유하고 3년 이상 병·의원 근무경력이 있는 전문인력이 채용대상이다. 전국 지자체가 570여명을 채용해 의료급여 대상자에게 올바른 의료기관 이용법을 상담해주고 있다. 전주 완산구에서만 지난 1년간 사례관리를 통해 5억여원의 진료비를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재정 안정화를 위한 국가사업으로 의료급여관리사의 인건비 대부분을 국비(84%)에서 지원하고 있지만 지자체는 1년 단위로 해고와 채용을 반복하는 실정이다. 전북도에 따르면 도와 14개 지자체는 41명의 의료급여관리사를 채용하고 있으나 이중 23명이 해마다 고용계약을 갱신하는 기간제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전주시와 군산시, 익산시 등 배치인원이 많은 지자체가 무기계약 전환에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여성노조 관계자는 "1인당 300명의 대상자를 관리하기 때문에 실태파악에만 4~5개월이 걸린다"면서 "처음 고용된 관리사가 업무파악이 끝날 정도 되면 계약이 만료되는 현상이 되풀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인건비에서 시 재정이 차지하는 비율은 6%에 불과한데 예산을 이유로 해고를 반복하는 것은 사업 자체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경우에도 고용만 보장될 뿐 전환에 따른 수당 등 처우 개선에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해당 지자체는 재정이 소요되는 사안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무기계약직으로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57세까지 고용을 보장하는 협약을 맺었기 때문에 정규직이나 마찬가지"라며 "채용 당시 상대적으로 높은 급여수준(6급2호봉 기준)을 적용했기 때문에 형평성 논란이 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정부가 인건비 대부분을 지원하지만 복지관련 예산을 지자체에 떠 넘긴 선례를 보면 지자체 부담으로 남을 수 밖에 없어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주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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