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세상이다. 하늘 아래 세상만사는 죄다 인터넷 속에서 유영한다. 웬만한 정보는 자판만 두드리면 언제어디서든 검색 완료. 참으로 편리한 시대다.
그 중심에 보통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특별한 세상, 블로그가 있다.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인 블로그에는 재기발랄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유쾌한 문장을 자랑하는 재주꾼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같은 장소를 여행하고 같은 책과 영화를 봐도 다른 시각으로 표현해내는 고수들 중에서 제법 유명 인사로 통하는 성락훈 씨(ID 너굴너굴)를 만났다.
로케이션 헌터를 꿈꾸던 청년, 파워블로거가 되다
주로 부산을 여행하고 소개하는 글로 이름난 성락훈(29) 씨는 한 포털에서 ‘너굴너굴여행사 블로그 지점’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오해는 마시라. 진짜 여행사는 아니다!!!
부산 구석구석의 모습이 담겨 있는 그의 블로그는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들러봤을 터. 블로그가 인기를 얻으면서 파워블로거도 됐다.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사람 수만큼 다양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데 성락훈 씨는 조금 아픈 기억으로 시작한 일이란다.
“우울증이 심했어요. 세상과 단절돼 살았죠. 지독한 괴로움 속에서 헤매고 있을 때 지인으로부터 블로그를 해 보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어요. 그 때부터 블로그에 발을 들여 놓게 됐네요.” 취미가 특기가 되고 일이 되고 유명해졌다는 이야기와 사뭇 다른 동기다. 그러니까 너굴너굴에게 블로그는 굳게 닫혀있던 세상과 소통하게 한 소중한 공간이겠다.
“오래전부터 꿈꾸던 일은 영화 로케이션 헌터예요. 블로그 시작하면서 처음 잡은 콘셉트도 부산 속 영화촬영지였고요. 태종대를 포스팅했는데 예상 외로 반응이 좋았어요. 촬영지를 찾아다니다보니 부산 곳곳을 두루 다니게 됐고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됐지요. 요즘은 이웃분들이 갈만한 곳이라며 제보도 많이 해주세요.”
친절한 이웃님들의 덧글과 공감이 블로거들에게 힘이 돼
작년 파워블로거들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너굴너굴 역시 삐딱한 시선을 피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블로그를 상업적으로 운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긴 약속 시간 훨씬 전부터 와서는 본인 음료는 본인이 주문하는 깔끔한 센스를 보여줬다. 만남을 제안했기에 커피 한 잔 기꺼이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었는데 말이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뿌듯한 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고3학생들의 반응이란다. “시험 준비로 시간도 정신도 없는 학생들이 제 블로그를 보면서 마치 본인이 여행하는 것처럼 대리만족을 얻는다네요. 많은 도움이 됐다고 고맙다며 인사해오는 학생들도 있어요.”
얼마 전에는 부산에서 서울로 시외버스를 이용해 가는 방법을 몸소 실천해 올렸는데 반응이 좋았단다. “직접 해봤다면서 인증샷을 올리기도 했어요. 타지분들에게는 벽화마을이 인기예요. 저렴하게 숙박할 수 있는 곳도 유용한 정보가 되지요”라며 보통 부산만의 특별한 장소나 크리스마스에 무료로 즐기기 같은 내용이 반응이 좋다고 했다.
블로그 운영의 팁을 알려달라고 했더니 “콘셉트가 가장 중요해요.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야지요. 또 꾸준히 올리는 성실함도 필요하고요. 상업적으로 접근하다보면 솔직한 리뷰가 힘들어지기 때문에 최대한 배제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블로그 운영은 누가 시켜서도 금전적인 대가가 따르는 일도 아니다. 그저 좋아서 하는 일. 그래도 “이웃들의 덧글이 월급-레드써니님의 말을 인용-이고, 공감이 보너스”란다. 힘의 원천은 결국 사람들의 관심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늘 그랬듯이 부산을 여행하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해외로까지 견문을 넓힐 생각이라고. 블로그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성락훈 씨. 언제고 배낭 둘러메고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자유로운 영혼이다.
너굴너굴이 추천하는 부산 여행지
‘화지공원’을 발견했을 때의 기쁨이란! 800년 된 배롱나무와 더불어 산책길이 잘 조성되어 있다. 양정에 위치해 있는 이 공원의 존재는 부산 사람들도 잘 모른다고. 꽃피는 봄에 찾아가면 좋을 듯. 화명수목원과 구포어린이교통공원도 좋다.
너굴너굴이 추천하는 부산 근교 여행지
적극 강추한 곳은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2·18 대구지하철 참사를 계기로 시민들의 안전의식과 재난 대응역량을 키우기 위해 만들어졌다. 지진체험, 지하철 사고시 대피체험, 생활안전 체험 등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용은 무료고 예약은 필수, 팔공산에 위치해 있다. 영주 무섬마을과 영천별빛축제도 가볼 만하다.
이수정리포터 cccc09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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