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n you speak English?” “um...” 머릿속에서 맴도는 알파벳들, 그리고 흐르는 침묵.
이 땅의 학생들에게 ‘영어’는 어떤 존재일까? 모름지기 언어는 소통을 위한 도구이건만 외국어 울렁증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부모 세대에 비해 유창한 영어 실력을 자랑하는 요즘 아이들에게도 영어정복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2009년 개국한 ‘부산영어방송’은 영어를 공부로 받아들이는 불편한 진실 앞에 즐겁게 영어로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자 ‘School of Rock’이라는 코너를 진행하고 있다. 초등학생들이 자신의 장기를 마음껏 뽐내며 만들어가는 영어 쇼인 스쿨 오브 락은 매주 일요일 오후 4시~5시에 방송된다.
스쿨 오브 락 스튜디오에서
스쿨 오브 락(School Of Rock)
방송 참가를 원하는 초등학생은 전화나 이메일을 이용하거나 부산영어방송게시판에 글을 남기면 신청 완료. 진행자와 대화를 나누고 노래나 동화구연, 악기 연주, 자신의 글 등 소개하고 싶은 장기를 선보이면 된다.
2월 셋째 주 방송에 참가한 인원은 모두 3명. 3학년 한 명에 5학년 둘, 모두 여자아이들이라 그나마 서로 안도하는 눈치였다. 5학년 다은(두실초·5학년)이는 1년 전 오픈스튜디오 행사에 참가했던 경험이 있어 방송 신청을 했단다. 영어동화구연이 장기인 희지(덕양초·3학년)는 겨울 방학 때 방송국 견학을 통해 프로그램을 소개받았다고 했다.
온 에어(On-Air)!
스튜디오에 들어선 아이들은 다소 긴장한 모습이었다. 생전 처음 스튜디오에서 녹음하는 딸아이는 경직 상태. 평소 영어로 대화한 적이 없어 아이의 회화 실력을 알지 못하는 리포터 역시 떨리기는 마찬가지였다. 다행인 점은 생방송이 아니기 때문에 실수해도 다시 녹음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진행자인 Mike는 한국어를 적절히 섞어 가며 즐겁게 진행했고, 시간이 흐를수록 아이들은 한결 편안해졌다.
스쿨 오브 락은 매주 대화 주제를 정하고 진행하는데 이번 주 주제는 ‘재능 기부’였다. 각자 의 재능 중에서 어떤 재능을 나눌 것인지를 말하는 내용이었다. 아이들은 바이올린 연주, 수학 설명, 동화구연, 핸드폰 사용법 설명 등 자신의 재능을 소개하고 소외된 이웃이나 어른들께 재능을 기부하겠다고 말했다. 그 밖의 일상적인 일들에 대해 자연스러운 대화가 오고 갔다.
딸아이의 클라리넷 연주, 희지의 동화 구연, 다은이의 바이올린 연주를 끝으로 방송은 마무리됐다. 아이들 모두 “즐겁고 유익한 경험이 됐다”고 밝게 웃으며 말했다. 물론 영어로.
진행자 Mike, 왼쪽부터 한희지, 천재원, 김다은 학생
아이들이 만들어가는 영어 탤런트 쇼
“대부분의 아이들은 방송 경험이 거의 없어 어색해합니다. 게다가 진행자가 외국인이라서 더욱 긴장하죠.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스튜디오 안에서 재밌게 즐겨요.”
스쿨 오브 락의 김현경 작가는 ‘아이들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코너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보통 장기 자랑은 노래나 악기 연주, 동화구연이 많은데 오페라를 들려준 친구가 있었어요. 중국어로 노래한 친구도 인상적이었지요”라면서 스쿨 오브 락을 통해 아이들이 즐겁게 영어로 놀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스쿨 오브 락’ 이외에도 부산영어방송의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인 ‘미드나잇 라이더’ 역시 학생들에게 인기 코너다. 신나고 재미나게 영어와 친해지고 싶다면? 부산영어방송을 이용해보자. 영어가 친구처럼 편안하게 다가온다. “I can speak English very well!!”을 당당하게 외치게 되는 그 날까지, 파이팅~
이수정리포터 cccc09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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