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터 현장 체험-중학생 아이와 함께 해본 심리 상담

지역내일 2012-03-12 (수정 2012-03-12 오후 6:17:57)

학교생활 불안은 반으로 줄고, 아이를 이해한 1시간



연일 보도되는 학교폭력과 왕따 문제 등을 접하면서 아이보다 더 긴장하고 두려웠던 리포터. 더군다나 올해 중학교에 입학한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같은 불안감을 갖고 있음을 확인하기에 이르렀다. 뉴스보도의 선정성 탓도 있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접해보지 못한 아이의 중학교 생활에 걱정과 두려움이 설렘보다 앞섰던 탓.
정체모를 두려움을 떨쳐 버리고 엄마의 눈높이가 아닌 아이를 객관적으로 보기 위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든 건 아이의 중학교 입학을 며칠 남겨둔 시점이었다.
그렇게 여러 기관을 알아보던 중 아이의 심리 상태와 부모의 양육태도를 점검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선택한 용인시 정신보건센터. 혹여나 아이가 상담에 대한 부담이나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까 우려해 그냥 ‘센터’로만 얘기한 후 대수롭지 않게 애써 가볍게 방문을 시도했다.
그런데 입구에 걸린 센터 명을 확인하고는 잠시 얼굴이 굳어지는 아이.
“너보다는 엄마가 걱정이 많고 궁금증이 많아 상담을 받아 보고 싶었다”며 안심을 시키고는 아이와 함께 들어섰다. 


아이와 부모용으로 나눠진 심리 검사 후 본격 상담



상담을 진행해줄 박영선 정신보건사회복지사가 우리를 환하게 맞아주자 비로소 긴장이 풀린 아이와 리포터. 상담실로 안내 돼 아이와 부모용으로 나뉘진 ‘행동평가척도’ 검사를 시작하는 것으로 본격적인 상담절차가 진행되었다.
우선은 부모와 아이가 서로 간섭할 수 없도록 따로 떨어진 곳에서 같은 검사가 진행됐다.
불안이나 우울, 위축, 사회적 미성숙, 주의집중 문제, 공격행동 등 여러 문항에 해당되는 항목에 아이의 평소 모습을 떠올리며 신중히 체크해 나갔다.
문항이 생각보다 많고 치밀해 같은 항목으로 검사하는 아이가 힘들지는 않을까 내심 걱정, 하지만 나중에 물어보니 그리 힘들진 않았다고 해 안심이었다.
약 30분간 검사항목에 체크를 한 후 결과가 나오기까지 약 5분여. 드디어 궁금하던 내용이 공개됐다.
그런데 결과는 예상 밖. 아이와 엄마의 결과에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리포터의 검사지에는 불안이나 우울감, 신체적 증상 등이 문제행동에 가까웠고 반면, 아이의 검사지에는 모든 항목에서 안정적인 심리상태를 보였던 것.
결과적으로 리포터가 느끼는 아이에 대한 불안이나 걱정이 더 컸음이 증명된 셈이었다.
검사결과를 가지고 본격적인 상담이 진행되면서 박 사회복지사도 “아이는 생각보다 안정되고 정신 건강도 양호한 편”이라며 조목조목 설명해 주었다.
다만 엄마가 아이를 좀 더 어리고 미성숙하게 보고 있다는 결론. 검사와 상담을 듣고 나니 첫아이에 대한 기대와 걱정이 앞섰던 리포터의 불안이 뜨끔하게 각인돼 오는 듯 했다.


아이와 함께 조금은 편해진 시간들
상담을 진행했던 약 1시간의 과정을 종합해 보면 아이는 생각보다 차분하고 여러 항목에 결처 의연함과 건강함을 보이고 있었다.
학교생활에 대한 두려움이나 걱정은 오히려 엄마인 리포터가 더 높았던 것.
그리고 아이가 자신의 문제를 잘 해쳐나갈 수 있는 힘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오히려 리포터의 양육태도와 아이를 대하는 행동에 변화가 필요함을 느꼈다.
박 사회복지사는 “아이는 중학생이자 청소년이 되었으므로 다양한 상황을 맞닥뜨려 스스로 생각하고 해결해 나가도록 한 발짝 떨어져 지켜보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을 해주었다.
아이도 상담을 통해 갖고 있는 불안이나 고민이 가벼워진 듯 오길 잘했다며 만족감을 보였다.
나중에 박 사회복지사가 아이만 따로 불러 상담을 진행했는데 이것 또한 아이가 편하게 받아들여 주었다.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 살짝 물어보았으나 역시나 대답은 비밀.
결론적으로 아이와 함께 받아본 심리상담은 이후 아이를 대하는 리포터의 태도에 작지만 중요한 팁을 주었다. 그리고 아이가 생각보다 괜찮은 녀석임을 객관적으로 입증 받은 것 같아 엄마로서 한결 마음이 놓이는 계기가 되었다. 아이도 상담 과정을 통해 어느 정도 자신감을 회복한 듯 보여 도움이 된 눈치. 아이를 이해한, 그리고 엄마인 나를 되돌아보는 소중한 시간들이었다.
권미영 리포터 myk31@paran.com


< 상담 이용 tip >
* 대상: 용인시 거주 만 18세 이하 아동ㆍ청소년 중 우울이나, 불안, ADHD, 사회성 결여 등 여러 어려움이 있는 사람
* 전화상담: 월~금, 오전 10시~오후 5시 / 내소상담 (전화 후 예약제), 모든 비용은 무료.
* 상담 및 지원내용: 정신건강 및 상담, 정보제공, 가족교육, 치료연계 및 진료비 지원
* 문의: 용인시정신보건센터 031-286-0949


< 플러스 tip >-‘아동ㆍ청소년기 우리 아이 이해’를 위한 열린 강좌


* 성남시 소아청소년 정신보건센터 ‘내 아이와 의사소통하기’ 부모교실 



성남시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센터에서는 청소년기 자녀를 둔 부모들을 위해 자녀를 이해하고 소통하며,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부모정신건강교실을 진행한다.
‘청소년기 자녀 이해하기’와 ‘부모 자신을 이해하기’, ‘관계증진, 건강한 의사소통하기’등을 내용으로 오는 3월 21일~5월 2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전 9:30~12:00 총6회 과정으로 진행된다. 청소년기 자녀를 둔 부모가 대상이며 30명을 선착순 모집, 모든 교육은 무료로 진행된다.
문의 031-751-2445


* 성남시 건강가정지원센터 ''새 학기 친구 잘 사귀기'' 위한 부모교육
성남시 거주 초등학생 부모를 대상으로 ‘새 학기 친구 잘 사귀기’란 주제로 학령기 부모교육을 진행한다.
오는 3월 21(수)과 22(목) 양일에 걸쳐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2회기 연속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자녀의 발달특성 및 교우관계 특징, 문제행동 분석’과 ‘긍정적인 교우관계를 위한 부모역할’이란 주제로 가천대 부모교육 강사인 김재희씨가 맡게 된다. 장소는 성남시 건강가정지원센터 3층 시청각실 (수정구 복정동 소재)에서 진행된다. 참여 신청은 센터 홈페이지 (www.family.go.kr)를 통해 접수하면 된다.
문의 031-755-9327, 내선 2번 가족교육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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