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단 40년 맞은 아동문학가 소중애 작가

“아이들 마음으로 살다보니 세월 가는 줄 몰랐어요!”

지역내일 2012-03-04

‘아빠는 전업주부’ ‘윤일구씨네 아이들’ ‘아주 소중한 사랑이야기’….
아이들 책에 관심을 갖는 엄마라면 한번쯤 들어보았을 책 제목이다. 초등학생 필독도서목록이기도 한 이 책들은 천안에서 활동하는 아동문학가 소중애 작가의 작품이다.
소 작가는 약 120편의 동화책을 아이들 마음에 담았다. 2009년 교직 퇴임 후 도서관, 초등학교 등에서 어린이들 책문화를 위한 강연활동을 하고 있다. 회장으로 있는 충남아동문학회에서 진행하는 독서콘서트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왕성한 활동 속에서 작가는 올해 등단 40주년을 맞았다. 소중애 작가에게 40년 문학생활과 삶에 대해 들어보았다.


-. 어떻게 동화작가가 되었나


1970년부터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면서 하루 종일 있었던 일을 그림 그리듯 꼼꼼히 일기를 썼다. 어느 날, 지나간 일기장을 보니 소소한 일상이 재미있더라. 그래서 동화작가에 도전했다. 일기장은 소재를 제공하는 소중한 보물단지다.


-. 아이들 마음을 잘 표현하는데 비결은


아이들과 함께 한 경험이 배경이다. 아이들이 속을 썩이거나 사고를 친 이야기가 이야깃거리다.
그밖에 소재는 어디든지 있다. 다른 사람의 삶, 동식물 등도 다 소재다. 2003년부터 함께 살기 시작한 강아지 앗쭈구리도 다양한 표정과 행동으로 풍부한 소재를 준다. 아이들은 나보다 앗쭈구리를 더 좋아한다.


-. 아동문학을 고집한 이유는


지난해 여름방학 강서도서관 강의에서 한 아이에게 ‘선생님에게 동화가 무엇인지 말해 달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때 ‘내게 동화는 삶’이라고 답했다. 재미없고 구질구질했던 삶이 동화 속에 숨었기 때문이다.
인생이 답답할 때 굳이 어려운 책을 읽지 말고 동화를 읽어 봐라. 마음이 맑아지고 세상이 밝아진다. 특히 엄마들에게 권한다.


-. 천안문인협회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천안문학 발전을 위해 많은 일을 했는데


1992년에 한국문인협회 천안지부장을 맡게 됐다. 맡아보니 재정상황이 어려워 연간집 한 권 내는 것도 힘들었다. 그래서 ‘천안문학’ 후원회를 만들어 연간집을 1년에 두 번씩 출판하고 책이 나올 때마다 문학협회와 후원회가 함께하는 행사를 가졌다.
후원회는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20여 년간 후원회장을 맡아준 김석화 회장(김석화산부인과의원 원장)에게 늘 고맙다.


-. 아이들이 책을 좋아할 수 있는 비결은
아이 혼자 서점에 가서 직접 책을 고르게 해봐라. 처음에는 엄마 마음에 안 들겠지만 경험이 쌓이면 책을 고르는 눈을 갖게 된다. 자기가 보고 싶은 책을 직접 고르면 애정을 갖는다.
책을 계속 읽으면 대문장과 소문장을 잘 구사하게 되고 좋은 책을 고를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책 속에는 모든 것이 다 들어있다. 지식, 정보뿐 아니라 인생을 얻을 수가 있다.
-. 최근 학교나 도서관에서 강의하는데 내용은 무엇인가


부모들이 모범을 보일 것을 이야기한다. 아이들이 바빠 책을 안 읽는다고 하는데 엄마의 목소리로 읽어주면 어떨까. 그건 인생의 큰 보험이다. 이야기를 들으며 부모의 사랑을 느끼고 행복한 결말을 들으며 아름다운 꿈을 꾸게 된다. 다문화 가정의 엄마들에게도 책을 읽게 하라고 권한다.
책은 상상할 수 없는 큰 힘을 갖고 있다. 최근 학교폭력은 자신의 행동이 타인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공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책을 많이 읽으면 공감능력도 높아진다. 
-. 올해 문학 활동 40년을 맞았다. 앞으로 계획은


올해가 환갑이기도 하다. 지난 21일 지인들이 모여 ‘인생 60년 문학 40년’이라는 파티를 열어주어서 즐겁게 보냈다.
이런 행사를 할 때마다 빚을 졌다고 느낀다. 사랑해준 많은 분들을 위해 펜을 들 수 있는 한 책을 쓸 것이다. 앞으로 천안 곳곳의 전설을 발굴해서 책으로 엮을 생각이다.
충남아동문학회의 독서콘서트도 올해 초등 4회, 중등 4회로 총 8회가 계획되었다. 3월 초 교육청 홈페이지에 그 내용이 올라가니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


김나영 리포터 naymoon@hanmail.net



1952년 출생.
1984년 첫 동화책 ‘개미도 노래를 부른다’ 이후 지금까지 120여권 출간.
1992년 한국문인협회 천안지부장 선출.
1994년 어린이가 뽑은 작가상 수상. 이후 충남문학대상, 한국 아동문학상, 방정환 문학상 등 다수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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