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실은 흙덩이로 가득했다. 리포터가 찾아간 날도 회원들은 흙을 주무르며 작품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자신만의 창작세계를 만들어내는 회원들. 그들이 흙을 통해 만나는 세상을 들여다봤다.
흙으로 마음을 다스리는 사람들
회원들에게 흙은 느림을 실천하는 대상이다. 흙으로 만드는 도자기는 빚고 건조시켜 초벌과 시유를 거치고 재벌까지 끝내는 과정이 한 달도 넘게 걸린다.
회원들이 흙을 사랑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김영미(42)씨는 “흙으로 빚은 작품은 오로지 내가 만든 딱 한 작품이라는 ?유일성’이 희열을 느끼게 한다. 기다림 끝에 나오는 작품은 말로 표현 못할 정도로 기쁘다”며 “예술성이 부족해도 큰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분야가 생활도자기”라고 말했다.
김씨는 그러나 “다른 예술작품이 작가의 손으로 완성되는데 반해 도자기만 작가의 의도대로 안 된다”며 “마음 수양이 따로 없다”고 덧붙였다. 유약과 소성과정을 거치는 도자기는 구운 후에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도예과정은 심리치료프로그램으로도 쓰인다. 도예의 재료인 흙은 생명잉태를 상징하기도 한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한명순(52) 강사는 “불임으로 마음고생을 했던 주부들이 우연찮게 동시에 흙사랑에 가입했다. 손으로 만드는 거라 정서안정에 좋았는지 매번 흙을 만지며 지내는 동안 5명이 한꺼번에 아이를 가졌고 모두 아들을 낳았다”고 말했다.
회원들은 입을 모아 “흙사랑은 마음이 편해지고 집중을 도와주는 킹왕짱 동호회”라고 말하며 웃음꽃을 피웠다.
지속적인 봉사가 더욱 큰 힘
흙사랑 회원들이 더욱 단단하게 모이는 이유는 또 있다. 회원들은 갖가지 공모전에서 수상한 실력으로 아산시 곳곳에서 봉사를 한다.
회원들은 아산시청소년교육문화센터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도예 강의를 하고 문화존 행사가 열릴 때마다 도예체험부스도 운영한다. 또한 온양여중 특수반과 방과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파랑새 둥지에서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도예 수업을 하는 등 봉사활동에 끊임이 없다. 회원들은 자신의 재능을 아낌없이 쏟아 나눔의 기쁨을 되돌려 받고 있었다.
김선옥(47) 회장은 “흙사랑은 매년 바자회를 열어서 회원들의 작품을 싼 값에 판매했고 바자회 때마다 작품들은 순식간에 동이 났다”며 “수익금으로 봉사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바자회 취지를 알고 나니 시민들의 참여도가 높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올해로 흙사랑이 결성된 지 10년째다. 회원들이 좀 더 난이도 높은 작품에 도전해서 하반기에 10주년 기념 전시회를 가질 예정”이라며 많은 관심을 부탁했다.
흙사랑이 지금의 모습으로 발전한 것에 대해 회원들은 한명순 강사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흡인력이 뛰어난 선생님 덕분이다. 한결 같이 자상하고 온화한 선생님은 우리들의 중심점”이라며 한없는 신뢰를 보냈다.
왕성한 작품 활동과 봉사를 이어가는 회원들은 흙사랑의 더 멋진 전시회를 위해 다시 작업에 몰두했다.
문의 : 김선옥 회장 010-7352-8522
노준희 리포터 dooai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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