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지역 꿈나무를 만나다!> 춘천여중 1학년 신은서 양

구성진 민요 자락에 꿈을 담은 아이

지역내일 2012-02-06


맵시 고운 한복을 다소곳이 차려입고 무대 중앙에 홀연히 나타난 14살 소녀. 가녀린 몸매지만 관객을 압도하는 호소력만큼은 따라올 자가 없다. 어린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구성지고 긴 가락에의 도전이지만, 그것도 단 한 번의 실수조차 없이 잘도 넘긴다. 열이면 열, 폭발적인 관객의 반응을 끌어내는 주인공은 바로 춘천여중 1학년에 재학 중인 신은서양. 각종 민요경연대회를 통한 화려한 수상 경력만으로도 춘천의, 아니 강원도의 인재로 손꼽힌다는 은서양과 어머니 박영미(40)씨를 함께 만났다.



우리의 소리를 지키고 싶어서 

강원민예총 국악협회 주최로 지난 2011년 10월 10일 춘천국악원에서 열린 강원전국민요경연대회. 우리소리와 전통을 사랑하는 어린 학생들의 등용문으로서 확고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이 대회는, 어느덧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이하면서 예비 국악인들의 많은 관심과 격려의 박수를 받는 무대로 성장했다. 이곳에서 수준 높은 실력을 선보인 신은서 양은 당당히 중등부 대상을 차지했다. 
은서가 민요를 시작한 건 7살 즈음. 아기 때부터 트로트를 한번 들으면 금방 따라하고 마는 소질을 눈여겨보던 엄마는 어린 딸을 데리고 다양한 공연무대를 찾아다니게 된다. 우연한 기회에 현재 춘천국악원 선생님의 공연에 참석했다가 은서의 노래를 들어보신 선생님으로부터 민요를 한번 가르쳐보지 않겠냐는 권유를 받게 되었다고.
어느 순간 민요의 매력에 푹 빠진 은서는 장차 ‘인간문화제’가 되어 우리의 소리를 알리고 싶다는 야무진 꿈을 지니게 되었다. “친구들도 그렇고 주위 어른들도 민요공연에 대해서 잘 몰라요. 뮤지컬, 콘서트만큼 우리 공연도 굉장히 재미있는데. 제가 하는 민요가 어렵고 특별한 게 아니란 걸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요.” 춘천국악원 이유라 원장선생님을 가장 존경한다는 은서. 자신도 원장선생님처럼 우리 소리를 지키고 전달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똘똘 뭉친 대견한 학생이었다.


슬럼프의 터널을 지나며 

하지만 너무 일찍 민요를 시작해서일까. 은서에게는 슬럼프도 빨리 찾아왔다. 민요는 시간이 흐를수록 힘든 장르였다. 또래 친구들이 마냥 뛰어 놀 시간에 국악원을 오가며 연습에 매진해야하는 빡빡한 스케줄이 어린 은서가 소화해 내기에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었다. 3~4학년 즈음, 당시 은서가 굉장히 속상해 하며 많이 울었다고 기억하는 어머니. “다른 음악장르처럼 악보가 있는 게 아니라 오직 선생님이 부르는 걸 보고 듣고 전수받아야 하는 음악이기 때문에 수업에 빠질 수가 없어요. 어린 은서도 스스로 그걸 알기에 친구들과 놀고 싶었지만 또 자기 욕심에 수업에 빠질 수도 없고 하니 많이 속상해 했죠.”
뿐만 아니다. 공연 일정이 잡히면 9시, 10시까지 연습이 이루어지고 지방공연이 있는 날은 새벽에 출발해 다음날 새벽에 집으로 돌아오는 강행군이 이어지기도 한다고. 방학 중에 이루어지는 ‘산공부’도 힘든 스케줄 중 하나. 은서에 의하면 방학 중 수강생들이 열흘 정도의 합숙을 하면서 ‘아침 먹고 노래하고, 점심 먹고 노래하고 쉬고, 저녁 먹고 노래하고 자고’의 연속이라고 한다.


 자신의 길을 향해 한발 한발 

하지만 은서는 슬럼프를 슬기롭게 극복하며 참 어른스럽게 성장했다. 다양한 수상경력에 인터뷰 경험 또한 많고 공연에서는 혼자 무대를 장악하는 힘을 배워서일까, 말하는 모습과 행동 또한 또래보다 성숙한 모습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처음 초등 저학년 때까지는 어머니가 계속 따라다니며 매니저 역할을 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젠 스스로 옷 입기며 분장을 스스로 척척 해낸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선물에 대해서도 자신의 의상비와 겨울방학 산공부 비용으로 대신하겠다는 의젓함을 전한 바 있는 은서이다.
“앞으로 국악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더 열심히 연습하고 있어요. 전국에 국악고는 두 개 밖에 없지만, 전국대회에 나가면 정말 많은 또래들이 민요, 장구, 가야금 등에서 경합을 벌인답니다. 그만큼 치열하기에 제 실력에 자만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해야 해요.” 스스로 명확한 꿈을 가지고 자신의 길을 향해 한발 한발 걷고 있는 은서, 그 모습이 더욱 희망차 보인다.
김연주 리포터 fa1003@naver.com


수상경력
- 2007 제1회 강원도 초등학생 국악경연대회 민요부분 금상
- 2008 한일축제 한마당 피날레 특별 출연
- 2009 대한민국 어린이 국악큰잔치 장려상
- 2009 제17회 전국 국악경연대회 차상
- 2009 제14회 고양 행주 전국 국악경연대회 우수상
- 2011 종로전국청소년국악경연대회 민요?정가 중등부 장려상
- 2011 제5회 전국학생민요 경연대회 중등부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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