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생활과 커뮤니티

포근함과 따스함을 엮어 뜨는 ‘김정동 해피니트’

손뜨개로 멋진 디자인과 패셔너블한 명품들을 만듭니다

지역내일 2012-02-05

한올한올 엮어서 만드는 뜨개질은 그 정성과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엄마가 떠준 포근한 털옷은 나중에 성장해서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될 만큼 뜻깊은 기억으로 남는다. 그저 소일 삼아 뜨개질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재단하듯 디자인하고 연구해서 작품을 만드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 있다. 따듯함과 포근함으로 추운 겨울을 녹여내고 있는 ‘해피니트’의 넘쳐나는 사람들과 그들의 이야기.


한국핸드니트협회 회장이 운영하는 ‘해피니트’
강서구의 ‘김정동 해피니트’를 드나드는 사람들은 최고의 패션을 이해하는 사람들이다. 뜨개질이 주는 소박함과 알뜰한 이미지를 그리고 이곳에 간다면 넌센스다. 최고의 디자인을 연구하고 백화점에 걸려있는 제품보다 멋진 소품과 옷들을 떠내는 사람들이 모여 있기 때문이다.
한국핸드니트 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김정동 씨는 “사실 우리 손으로 직접 한올 한올 떠내는 뜨개질이야 말로 최고 고급 수제품이라는 생각으로 핸드 니트를 전파하고 있다.”는 말로 뜨개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설명한다. “뜨개질이라고 표현하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것은 뜨개를 작품으로 인식하기보다 작은 일로, 하급의 소일거리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지만 뜨개는 사실 무궁무진한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좋은 소재의 아트분야이며 그리고 명품을 작업하기 위해서 이론이 뒷받침된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본에 건너가 정식으로 핸드 니트를 공부하고 온 김정동 원장은 ‘한국핸드니트 협회회장’을 맡고 있다. 디자인과 패션을 두루 만족하는 작품을 연구하는 김원장은 핸드 니트에 대해 문의하는 모든 이에게 최고를 만들 것이 아니면 그냥 시장에서 사서 사용하라고 말한다. 한올한올 떠가는 시간과 정성의 무게에 걸맞으려면 정말 좋은 실로 좋은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소신에서다.


목도리로 시작해 광팬이 되어가는 사람들
‘김정동 해피니트’에 모여드는 사람들은 남녀노소 구별이 없다. 집에 남아도는 털실 뭉치를 들고 와서 목도리를 짜기 시작해서 하나를 완성하고 나면 주변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각종 작품들이 그냥 나두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이 뜬 소품들을 선물하고 나서 얻는 그 만족감은 뜨개바늘을 다시 잡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좁지 않은 샵에는 요일별로 수강하는 사람들이 다양한데 직업의 구분도 없어지고 남녀 역할의 벽이 허물어져 가는 세태를 반영하듯 그중에는 남자 수강생들도 섞여 있다. 여자 친구에게 직접 만든 핸드 니트 제품들을 선물하고 싶다는 게 남자 수강생들이 바늘을 집어 들고 김원장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이유다.
대표적인 남자 수강생은 여자 친구 조끼를 뜨고 있는 26살의 황휘하 군. 주변에서 함께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여자 친구는 가끔 함께 와서 몇센티나 떴는지 살펴보고 행복하게 웃고 간다. 심지어 휴가 때마다 들려 지도를 받고 가는 군인 청년도 있어 바늘을 쥐고 모여 않아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풀어 놓으면 털실뭉치에서 실을 풀어내듯 웃음보따리가 끊이질 않는다. 
보면 욕심나는 옷들이 너무 많이 걸려 있는 해피니트에서 요즘 가장 인기 있는 아이템은 ‘워머’다. 올겨울 수십 개의 ‘워머’를 떴다는 62세의 김신숙씨는 바늘을 잡고 있으면 소일거리뿐 아니라 우울증이 없어질 정도로 뜨개질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한다.


태교에 좋고 정신건강에 최고인 뜨개질
해피니트에 사람들이 넘쳐나는 이유 중 하나는 아침에 가족들이 다 나가고 나면 나도 갈데가 생긴 것이 너무 좋아서라고 한다. 늘 커피향이 넘쳐나고 이야기가 넘쳐나고 웃음이 넘쳐나는 이곳에서 사람들은 강한 유대감을 느낀다. 아이들 얘기 며느리 얘기는 물론 남편 애기도 단골 메뉴이니 동네 사랑방은 당연하고 마음을 치료하는 곳 역할도 하고 있다.
손을 꾸준히 사용하니 치매 예방에 좋고, 주부들 우울증 치료는 물론 요즘은 태교에도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한다. 32세의 박혜진 주부는 얼마 전 출산을 한 새댁이다. 임신 초기 입덧이 너무 심해서 고생을 할 때 집에 늘 혼자 있는 것이 싫어 이곳을 찾았는데 뜨개를 하는 동안에는 입덧이 사라져 임신 내내 뜨개질을 한 기억밖에 없었다고 한다. 특이한 케이스이지만 뜨개가 마음을 안정시키고 태교에 좋다는 인식이 늘면서 젊은 새댁들의 발길도 늘어나고 있다.
손끝에 사랑을 담아내는 뜨개질을 함께 하면서 이웃사촌이 되어가는 해피니트 사람들의 이야기가 알록달록 털실에 담겨 목도리로 스웨터로 만들어져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전해지고 있다. 


우리동네에서 뜨개질을 배울 수 있는 곳
센스뜨개방          2062-8967    양천구 목3동
황살십자수          2642-5995    양청구 목1동
김정동 해피니트     2663-8856    강서구 내발산동
소망사              2693-1602    강서구 화곡8동
정미영의바늘이야기  2661-9856    강서구 방화동
뜨개사랑            865-7782      구로구 구로동
 
유창림 리포터 yumus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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