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든 열려있는 나만의 열정 공간
내 맘대로 연주하는 음악연습실을 누리다
요즘 방송은 서바이벌 경연 프로그램이 대세. 그래서인지 시청자들도 전문가 못지않은 비평을 하며 듣는 귀, 보는 눈이 까다로워졌다. 오디션 프로를 수놓는 가수 지망생들의 감미로운 기타 선율을 듣다보면 부럽기도 하고 나도 배워볼까 하는 생각이 불끈 용솟음친다. 그래서인지 주변에선 직장인 밴드를 결성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더 이상 남들이 도전을 하고 자격을 갖추는 모습을 바라보는데 그치지 않고 행동에 옮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들은 바쁘고 피곤하지만 주어진 시간을 쪼개 자신이 직접 만드는 음악으로 여가를 즐긴다.
콩나물을 닮은 음표들의 열정적인 하모니는 현대인의 지친 가슴 속을 시원하게 해장하는 얼큰한 콩나물국과도 같은 존재. 하지만 집에서 악기와 노래를 즐기기엔 이웃집 눈치가 보인다. 그래서 이들에겐 내 집보다 편안하고 음악하기에 최적의 환경인 음악연습실이 필요하다. 자기표현과 스트레스 해소의 장으로 새롭게 떠오른 음악연습실을 찾아가보았다.
이지윤 리포터 jyl201112@naver.com
해피n뮤직
넓고 밝은 평생음악놀이터
해피n뮤직은 꿈나무 초등학생부터 주부, 퇴직한 어르신들까지 이용 층이 폭넓은 악기연습실. 주인을 기다리는 금빛 찬란한 색소폰, 통기타들이 연주소리를 내지 않아도 홀에 생동감 넘치는 리듬을 느끼게 한다.
황병진 대표는 이곳의 장점을 이렇게 소개한다.“음악학원의 연습실은 개인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이 짧고, 소리가 밖으로 새어나가기 때문에 악기소리가 겹치기도 한대요. 그래서 본인 소리도 외부에 혹시 들릴까 염려하여 연주자가 심리적으로 위축이 된다더군요. 저희 해피n뮤직은 흡음재를 사용해서 소리를 잡아주기 때문에 마음 놓고 연주할 수 있고, 자신의 연주를 정확하게 들을 수 있어 이용자가 만족해합니다.”
황 대표 본인이 색소폰을 군악대 시절부터 현재까지 즐겨오고 있다. 그는 은퇴 후 연주할 곳을 찾으면서 실버세대를 위한 여가장소가 턱없이 부족함을 느꼈다고 한다. “삶의 질은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 수요에 비해 문화적인 인프라가 너무 부족해요. 특히 중장년, 실버세대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벗어나 깨끗하고 위생적인 환경에서 건전한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노인들이 취미를 갖고 봉사와 정서함양의 여가를 보내면 가정불화, 우울증 등의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된다며 인생 제2막을 행복하게 보내기 위한 취미활동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20인 수용규모의 합주실은 음악을 즐기는 동호인뿐만 아니라 가족단위의 주말 여가활용의 장소로써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듯하다.
tip
·위치_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205-3 B1
·이용시간_ 오전 10시~오후 11시 사용
·특징_ 25개 개인룸 보유. 하루 자유이용 2만원 외 다양한 패키지 요금제. 합주실은 시간당 요금제로 예약 필수. 드럼, 키보드, 엠프, 통기타 등 무료 대여.
·문의_ 1544-9135
고래 music studio
맞춤형 개인악기연습 공간
연습실이 지하라서 ‘수면 아래에서 활동하는 고래’의, 그리고 ‘고래고래 소리 질러’의 중의적 의미를 갖고 있다는 고래. 강준혁(36) 대표가 좋아하는 동물이라 선택하고 디자인 했다는 귀여운 고래 로고가 인상적이다. 강 대표는 “최고급 독일 방음재를 사용해 흡음 정도를 4단계로 달리한 방을 7개 보유하고 있다”며 “현악, 관악, 타악기는 악기의 울림이 전혀 남지 않는 흡음시설이 필요한 반면 보컬은 악기의 울림이 약간 있는 편이 좋다”며 고래 music studio의 장점을 소개했다.
4단계 흡음 시스템은 실용음악, 클래식, 국악, 뮤지컬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과 직장인, 학생들 모두가 만족한다고. 일본에서 실용음악을 전공하고 밴드 드러머인 강 대표 본인이 작업실을 겸해 제대로 준비한 시설이라는 말처럼 인터뷰 도중에도 악기 연주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다. 드럼 연습을 하고 있던 정명철(17)군은 2년 전부터 독학한 취미로 현재 교회성가대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늘 집에서 드럼을 연습했었는데 어제 아랫집에서 시끄럽다고 연락이 왔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이곳을 찾게 됐다”고 방문 이유를 밝혔다.
이곳을 자주 이용하는 한 직장인은 사내 현악앙상블 동아리의 구성원으로 활동 중인데 한 달째 일주일에 5번 퇴근 후 오후 9~12시 바이올린 연습을 한다고. 공부와 일에 취미를 병행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 자신이 즐기면서 타인에게 최선의 연주를 선사하려는 그들의 노력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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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_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276-8 B01
·이용시간_ 오전 9시~오후 10시
·특징_ 정기 이용자는 상시가능. 보안을 위한 cctv 녹화중. 시간당 만원 외 다양한 요금제. 피아노,드럼 보유. 예약 필수. 3월까지 할인이벤트.
·문의_ 010-2940-0177
VIRTUOSO
거장이 만든 클래식 음악연습실
‘음악의 거장’이라는 뜻의 VIRTUOSO(비르투오소)는 모던하고 현대적인 깔끔한 인테리어에서도 클래식한 기품이 느껴지는 음악 연습실이다. 국내 유명 오케스트라 지휘자와 시립교향악단 비올라연주자였던 음악인 부부가 퇴직 후 재능을 나눈다는 의미로 최고의 연습실을 마련했다. 여기서 관현악 후배들에게는 최상의 연주 노하우와 무대 위의 에티튜드를 무료로 코멘트해 주고 있다.
“우리가 35년간 무대에 선 전공자들이기 때문에 무대 위에서 연주자를 가장 빛나게 할 적합한 스테이지 매너, 최선의 연주가 가능한 연습량 등을 알려주고 녹음시설을 활용해 완벽한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전문적인 경험과 시설에 자신감을 보이는 신현우(59) 부대표의 설명이다.
이곳을 자주 이용하고 있다는 가야금 전공자 여정인(23)씨는 “입시생들에겐 최소한의 이동시간이 체력적으로나 시간적으로 큰 이득이다. 이렇게 깨끗하고, 큰 악기에 적합한 넓은 방이 있는 연습실을 찾기 힘들다. 학교 연습실은 방음시설이 미흡하고, 학원 연습실에서 연습만 하자니 너무 눈치가 보였는데 이렇게 연습만 할 수 있는 곳이 있어 만족한다”고 전했다.
음악의 특성상 졸업 후에도 콩쿠르와 오디션 등 끝없이 시험을 준비해야하는 음악인들에게 집 가까운 음악연습실은 고마운 존재. 이들이 연습 중 외출하지 않고도 외부 선생님이 방문해 레슨을 받을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는 점 또한 황금 같은 시간을 아껴주려는 VIRTUOSO의 배려다.
빨간 페르시안 카펫 위에 놓인 까만 그랜드피아노, 아늑하고 우아한 연주실에서 한 달에 두 번 열리는 향상음악회가 있다. 이를 통해 무대 경험을 쌓고 녹음을 통해 본인 연주의 문제점을 고쳐 나갈 수 있다고 한다. 전공자가 아니어도 좋다.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이곳에서 연습도 하고 지인들을 초대해 연주회를 가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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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_ 분당구 정자동130-5 현빌딩 2층
·이용시간_ 24시간 개방
·특징_ 14개의 개인연습실. 새벽 시간에도 안전하게 출입할 수 있는 전용통로. 향상음악회 제공. 클래식 외에도 이용 가능.
·문의_ 031-719-8511
ING 엔터테인먼트
작지만 무한대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개인보컬연습공간.
‘나는 진행중이다…’라는 콘셉트로 음악이라는 꿈을 가지고 있는 아마추어 음악인에게 보컬연습과 녹음, 아프리카 TV 보컬방송 출연기회를 제공하는 개인보컬 연습실. 양정식(34) 대표는 ING 엔터테인먼트만의 대중음악 즐기는 법을 이렇게 제안한다.
“저는 작곡도, 음향기기를 다루는 엔지니어 기술도 독학했어요. 이곳에 오신 분들에게 음악을 어렵게 느끼지 말고 본인이 재미있다고 느끼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말해요. 전문적인 것은 본인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 자연스럽게 배우게 될 거라고요. 여러분들에게 최대한 많은 체험을 하게 해드리고 스스로 기획하는 방법을 제시해 주고 싶어요. 그래서 이곳은 다른 노래연습실과는 다르게 노래방의 개념과 녹음실의 개념을 합치고 있어요.”
노래를 녹음한 후 레코딩시스템을 이용해 반주음악과 분리하고 노래만 들을 수 있어서 내가 부른 노래의 단점을 고칠 수 있으며, CD에 녹음해 앨범으로 만들 수도 있다.
아프리카 보컬방송에서 닉네임 버친으로 방송 활동 중인 김세민(21)씨는 요리를 전공하는 대학생이지만 일요일 새벽 2시까지 녹음에 몰두한단다. “녹음실에서 노래하는 것도, 방송하는 것도 재밌고 신기해서 자주하게 됐는데 중독이네요. 녹음부스에 들어가면 아직도 신기하고 즐거워요.” 즐겁게 연습하다보니 팬도 생기고 오디션 프로에도 도전하고 싶어졌다며 포부를 밝혔다.
방송을 통해 청혼과 감사를 전하는 이벤트도 계속 진행하고 있으니 배우자나 연인에게 오래 기억에 남을 낭만적인 음악선물을 계획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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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_ 성남시 수정구 태평2동 3280 2층
·특징_ 1~2인이 이용 가능한 부스. 방송 참여는 매주 3~4회 저녁에 생방송 진행. 방송참여 신청은 카페정회원이 된 후 신청서 제출.
문의_ 010-6618-9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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