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쌤 보인고등학교 곽광용 교사

‘소통’으로 학생들의 마음을 얻다

지역내일 2012-02-23 (수정 2012-02-23 오후 7:49:12)

보인고등학교(교장 김복현) 교지에 실린 앙케이트 결과를 보면 이 학교 학생들의 마음을 쉽게 읽을 수 있다. 다양한 질문 중에서 선생님에 대한 학생들의 속마음을 알 수 있는 질문도 있는데, 예를 들면 ‘내가 여자라면 사귀고 싶은 남자선생님’ ‘졸업 후 같이 술 마시고 싶은 선생님’같은 물음이다. 학생들의 전폭적인 지지로 전자의 질문에 1위를, 후자의 질문에 2위를 차지한 교사가 있다. 바로 곽광용(32·국어) 교사.
곽 교사는 “‘학생들은 행복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대하다보니 학생들 역시 자기들 마음을 잘 이해하는 교사로 인정해주는 것 같다”며 “평소 학생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 바로 ‘소통’이라는 소신을 갖고 학생들과 생활하고 있다”고 말한다.

학생들의 눈높이에 수업을 맞추다

고등학교 1학년부터 간직한 국어교사의 꿈을 이루고 교단에 선 지 7년째, 보인고에서는 이제 4년 차에 접어든 곽 교사다. 그는 교사로서의 꿈을 꾼 그날부터 지금까지 ‘교사는 수업을 통해 권위를 얻어야 한다’는 철칙을 고수하고 있다. 완벽한 수업을 위해 가르칠 내용을 점검하고 관련 지식을 정리하는 것은 교사로서 당연한 일과. 곽 교사의 준비 과정에는 ‘전달 방법’에 대한 고민이 더해진다.
“‘어떻게 하면 쉽게 설명할 수 있을까?’ ‘어떤 예를 들면 아이들이 재미있게 수업에 참여할까?’ ‘학생들이 원하는 수업의 방식은 어떤 것일까’를 끊임없이 생각합니다. TV를 보다가고 ‘이 이야기를 그 문학작품과 연결시켜보면 되겠다’라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 때가 많아요. 어떤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땐 수업 시간에 아이들에게 써먹어볼 생각에 마음이 설레고 즐거워집니다.”
 개념을 설명할 때는 학생들에게 친숙한 예를 들고, 이해하기 쉬운 비유로 학생들의 이해를 돕는다. 학생들이 관심 있어 하는 분야와 관련된 이야기로 수업의 분위기를 좋게 하는 것 또한 잊지 않는 곽 교사. 그의 수업 시간이 늘 즐거운 이유다. 

학생들의 마음을 읽다
 교사의 권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는 그는 ‘위엄’만이 권위가 아니라는 결론을 얻게 됐다.
곽 교사는 “아이들의 잘못을 꾸짖고 무섭게 윽박지른다고만 해서 교사의 권위가 서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며 “소통을 통해 아이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권위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교사로서의 첫 발을 내딛을 때 교사로서 그는 ‘원칙’을 학생들에게 강조했다. 그의 원칙에 예외란 있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의 지나친 원칙주의가 학생들에게 큰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기까지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학생들에게는 피치 못할 그들만의 ‘사정’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된 것. 그때부터 학생들의 마음을 보듬기 시작했다. 또 학생들 하나하나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학급 전체 속에 가려졌던 학생들 개개인의 아픔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만의 상담이 시작됐다.
 “처음엔 학생들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요. 처음엔 서먹해하던 아이도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하죠. 아이가 할 말을 다 하고나면 아이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아주 객관적인 조언을 해 줍니다.”
 상담을 한 후 학생들에게는 급격한 변화가 일어난다. 그 변화는 곽 교사를 흥분하게 하는 사랑의 엔돌핀이 된다. 

교지(校誌)를 통해 소통하다
 교내 동아리 ‘교지 편집반’의 지도교사이기도 한 그는 교지에도 그의 마음을 담았다. 보인고의 교지는 웬만한 책보다 재미있다. 위트가 넘치고, 사진 한 장 한 장엔 학생들과 학교생활이 녹아난다. 또 학생들을 위한 살아있는 정보도 가득하다.
 “형식적으로 찍어내는 교지가 아니라 우리 학교의 이야기가 녹아있는 재미있는 소통의 장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교지를 만드는 학생들과 교사들, 또 교지를 읽는 많은 학생들과 교사들, 여기에 모든 학부모들까지 공감할 수 있는 소통의 장, 바로 보인고의 교지이다. 

학생들의 기억 속에 남다
“아이들에게 어떤 선생님으로 남고 싶습니까?”라는 질문에 “학생들이 ‘곽광용’이라는 이름은 기억하지 못해도 ‘그때 국어 수업이 정말 유익했었지’라며 내 수업을 기억해줬으면 좋겠다”고 답하는 그.
40대가 되면 학생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의미 있는 책을 써 보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50, 60대가 돼도 학생들과의 소통에 문제가 없는 교사로 남고 싶다는 곽 교사. 엄청나게 발전된 IT기기에도 누구보다 익숙하고, 철저한 자기관리로 외모와 체력도 변함이 없는 60대의 교사 곽광용. 2040년, 여전히 학생들 속에서 그들의 마음을 읽고 있는 곽 교사의 모습이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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