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우공논술연구소 백재훈 소장
연말임에도 유난히 사건 사고가 많았던 12월이 지나갔다. 워낙 큰 사건들이 많아서 묻혀 버렸지만 12월 후반쯤 대입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겐 아주 중요한 기사 하나가 발표됐다. 바로 오는 대학입시부터 수험생들은 수시에서 6개 대학에만 제한적으로 지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012학년도 대학입시까지 수험생들은 정시에서는 가,나,다 군 각각 1개 대학씩 지원할 수 있었지만, 수시에서는 무제한 지원이 가능했다. 한 학생이 논술전형 내신전형 입학사정관 전형등 각종 전형에 수십 곳 씩 지원하면서 생기는 여러 문제점을 막기 위해 지원 횟수 자체를 제한하게 된 것이다.
필자도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지금까지 가장 많은 원서를 낸 학생으로 40여개 정도를 낸 여학생이 기억에 남는다. 올해 입시에서도 20여 곳의 학교에 수시 원서를 접수시킨 학생이 있었다. 물론 두 학생 모두 결국 좋은 학교에 입학했지만, 전반적으로 과잉 지원이 낳은 병폐는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먼저 모든 학생들이 부담 없이 수시 지원을 하다 보니 수시 전형은 언제나 비정상적인 경쟁률을 보여왔다. 정시에서는 4~5대1 정도의 경쟁률이 높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면, 수시에서는 기본이 40대1이고 심한 경우 1백대1을 넘는 경쟁률도 흔히 볼 수 있었다. 상대방과 경쟁을 해야 한다는 입시의 특성상 경쟁률이 수십 대 일을 넘어서면 사실 그 시험에는 운의 영향이 작용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리고 과도하게 수시 준비에 몰입하게 되면 수험생들에게 심리적 시간적 부담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여러 상황으로 볼 때 수시지원 횟수의 제한은 어느 정도 타당성을 가진 조치라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수험생의 입장에서 볼 때 무조건 박수치고 구경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왜냐하면 이전에는 수시원서 지원에서 ‘시행착오’가 허용 되었지만, 이제는 자신에게 남은 6장의 수시지원 카드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승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본다면 내신이 1.2정도에 수능 등급이 언수외 각 1,2,1 등급 정도의 학생이 있다고 하자. 이 학생은 자신의 내신이 강점이라고 생각해 여섯장의 카드를 모두 학생부전형(내신중심전형)에 써버릴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것은 대단히 위험한 전략이 된다. 전국에서 내신에 강점을 가진 학생들은 모두 동일한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있고, 자신보다 내신이 강한 학생에게 반복적으로 여섯개 학교 모두에서 올킬 당할 위험이 있는 것이다. 물론 이 경우 추가합격을 통해 구제될 수도 있지만, 상당한 위험을 감수한 지원 형태가 될 수 있다. 오히려 3개 정도의 학교는 학생부중심 전형에 지원하되, 약간의 특기와 수상실적이 있다면 내신과 결합된 입학사정관 전형에도 지원하고, 2개 정도는 수능 우선선발을 시행하는 논술전형에도 지원해 둘 필요가 있다.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둔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지 입시에서의 위험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다.
입시제도는 매년 바뀐다. 바뀌는 이유는 나름대로 모두 타당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웬일인지 바뀌면 바뀔수록 수험생들의 어깨는 무거워지기만 한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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