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이 만난 사람-전북여성단체연합 이윤애 공동대표

여성 정치참여는 권력다툼 아닌 삶을 변화시키는데 중요

일과 육아, 가정에서 남녀 모두 함께 행복해야

지역내일 2011-12-30

전북여성단체연합은 올 한해 여성의 권익 신장과 지역과 함께하는 다양한 사업 추진을 통해 여성의 역량 강화와 복지증진에 힘써왔다. 2011년은 여성 인사와 관련해 크고 작은 사건들이 일어나며 다사다난했던 한해를 보냈다. 전북여성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달려온 전북여성단체연합 이윤애 공동대표의 올 한해 여성활동을 정리해 보고, 앞으로 계획을 들어본다.



Q. 올 한해를 뒤돌아보았을 때, 전북 여성계에서 가장 이슈되었던 것은 어떤 것입니까?
A. 전북여성계에서 가장 크게 이슈 되었던 사건은 전북도청 여성관련부문의 인사과정에서 나타난 절차적 방식의 불합리성과 소통의 부재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올해 초 도는 국장급 여성인재풀의 부재를 이유로 보건복지여성국장에 남성국장을 임명해 여성계와 여성 의원들의 반발을 샀습니다. 이는 단순히 생물학적 여성에 대한 고집이 아니라 적어도 정책결정과정에 여성에 대한 전문성과 젠더마인드를 겸비한 인사를 요구했던 것입니다.
장기적으로 고위직 여성공직자 비율을 높이고 수급이 예측 가능할 수 있도록 인사정책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앞으로는 인재풀의 부재로 어쩔 수 없었다는 변명의 여지를 없애야 한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또한 인사와 관련된 부분인데, 공석이 된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장에 퇴직을 앞두고 공로연수 중인 공무원을 파견해 또 다시 여성계의 반발을 샀었습니다.
인사를 만사라 하지 않습니까? 인사의 내용을 보면 해당분야에 대한 인사권자의 의지와 방향성을 가늠하는 척도로 평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올해 이슈화된 여성관련 인사는 그런 의미에서 중요하게 평가되는 것입니다.


Q. 요즘 ‘여성의 정치화’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 말에 대한 대표님의 생각과 우리나라 정치에 있어서 여성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A. 우리 일상생활이 정치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생활과정에서 여성이 불편함을 느낀다면 이는 분명히 여성이 정치적으로 고려되지 않았고 정책결정과정에 여성이 배제되었다는 증거입니다.
여성들이 원하는 즉 성평등한 삶의 조건을 스스로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여성의 정치화과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특히 여성계의 노력으로 우리 사회는 많은 부분에서 성평등한 선진적 제도를 구축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천과정에서 작동되지 못하고 여성일반의 삶 속에는 여전히 체화되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여성정치가 필요한 지점입니다. 중앙무대의 정치에서부터 풀뿌리 현장까지 여성의 정치참여가 확대된다면 권력다툼으로 점철된 남성중심의 정치가 삶의 조건을 변화시키는 정치로 발전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Q. 전북여연은 그동안 양성평등을 위한 여성운동을 적극적으로 해오고 있습니다. 시대적 변화에 따라 여성운동의 변화가 있었다면 그 내용은?
초창기 7·80년대 여성운동은 계층운동과 맥을 같이 하면서 특히 여성노동자들의 지위와 노동조건을 개선시키기 위한 운동이었습니다. 이후 여성노동에 대한 이해의 폭을 확대하면서 가사나 돌봄노동에서 여성노동에 대한 사회적 인정과 가치평가를 위한 노력을 함께 했습니다.
이후 2000년, 2002년 군산 성매매집결지 화재사건을 계기로 전북지역 여성운동은 이슈중심에 서게 되고, 2004년 성매매방지법 제정까지 이어지게 되었죠. 전북여연은 여성에 대한 폭력근절운동과 여성인권3법(성폭력특별법, 가정폭력방지법, 성매매방지법) 제정에 중심역할을 해왔습니다.
전북여연은 다양한 영역에서 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이슈를 제기하고 아젠다를 형성하는데 노력할 것입니다. 또 직접적인 정책평가를 통해 지역여성들의 삶을 성평등하게 만들어가는 작업을 꾸준히 해왔고 앞으로도 해 나갈 것입니다.


Q. 여성운동을 해오면서 여성들에게 강조해 온 말들이 있다면?
A. ''혼자 꾸는 꿈은 단지 꿈일 뿐이지만 여럿이 함께 꾸면 현실이 된다‘는 말을 하기 좋아합니다. 여성들이 바라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여성들의 연대가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단지 여성들의 연대뿐만이 아니라 여성문제에 공감하는 남성들과도 연대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성문제는 여성들만의 문제가 아니고 남성들의 문제일 수 있음을 설득해야겠죠.


Q. 내년에 계획 중인 활동이 있다면?
A. 꾸준히 여성복지확대와 여성인권확장을 위한 활동들이 전개되겠지만, 내년에는 총선과 대선이 있는 해입니다. 전북여연의 활동도 총선과 대선에 맞춰질 것입니다. 여성후보자 전략을 포함해 여성정치참여 확대를 위한 활동을 더불어 유권자운동을 전개할 것입니다.
김은영 리포터 key3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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