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충남도의회 김지철 교육의원

“교육은 아이들 눈으로 보고, 아이들 편에 서야 합니다”

30년 교사생활에 가정방문 2000회 … 각자 색깔에 맞게 아이 대해야

지역내일 2012-02-13

천안 교육현장 중심에는 항상 그가 서있다. 최근 충남고교평준화 주민조례제정 거리서명에서, 학교폭력토론회에서 충남도의회 김지철 교육의원은 아이들의 편이 되어 주었다.



학교폭력, 성적순 줄 세우기, 과열입시, 왕따와 자살 등 우리 아이들이 안고 가야 할 짐이 무겁다. 30년간 아이들을 가르친 김 의원을 통해 우리사회 교육문제의 원인과 대안을 들어본다.


-. 최근 학교폭력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학교폭력은 뿌리 깊은 문제다. 김영삼 정부 시절 ‘학교폭력과의 전쟁’이라는 용어가 나왔다. 2004년 노무현 정부는 ‘학교폭력예방특별법’을 제정했다. 그런데도 폭력사건은 줄지 않고 해마다 늘었다. 원인진단이 없었기 때문이다. 
학교의 교육환경과 문화가 아이들을 견딜 수 없게 만든 것이다. 아이들은 친구를 꺾어야만 하는 과열입시구조를 폭력으로 느낀다.
고3 담임을 10년 정도 했는데 이러다 죽겠구나 싶었다. 교사가 이럴 때 아이들은 어떨까.
20년이 지난 지금, 학교 외적인 환경은 상당히 많이 변했다. 하지만 본질은 달라진 게 없다. 아이들을 통제하는 강제문화는 여전하고 입시문화는 지나칠 정도로 심각하다.


-. 입시교육 강화가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가


2002년 기절놀이라는 게 생겼다. 의자 위에 올라가서 한 아이를 들어 올렸다가 떨어트리는 것인데 정말 위험하다. 아이들도 재미없다고 하면서 놀이를 계속했다. 짓눌린 아이들은 뭔가 놀이거리를 찾아 헤맸고, 그중 하나가 기절놀이였다.
학교가 오로지 입시교육만을 강조하니 재미있는 놀이를 찾지 못한다. 친구를 괴롭히는 것 말고 건전한 놀이문화를 찾게 해야 한다.
아이들은 지금 타인에 대한 이해심이 없다. 남을 괴롭히는 것이 죄라는 생각을 못한다.
학교 교육에서 평화와 생명, 인권에 대한 개념을 길러주고 체험하도록 해야 한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집중이수제도 많은 문제점이 있다. 어떤 중학교는 도덕 수업을 한 학기만 하고, 음악 미술 체육 등도 몰아서 한다. 교육이 균형을 잃었다.


- 학교가 죽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아이들의 닫힌 마음을 열어줄 방안이 있다면


30년 교사생활을 하며 20년 담임을 맡았다. 그동안 가정방문을 2000번 정도 다녔다. 집에 가보면 학생들의 마음이 보인다. 어른들이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가면 아이들도 마음을 열어준다.
아이들이 왜 마음을 닫고 있는지를 읽어야 한다. 국영수로 한 줄을 세우기보다 아이를 존중하고 각자의 색깔에 맞게 아이를 대해주어야 한다.


- 교사들의 과중한 업무와 교권 추락이 학생들 지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는데


교사들이 아이들 인성지도에 매진할 수 없도록 하는 교육환경이 문제다. 교사들이 처리해야 하는 공문만 한 해 8000~1만 건에 이른다.
그런데도 교육당국은 이를 외면하고 교사들만 추궁하고 있다. 교사들의 잡무를 줄이고 인성교육을 강화하는 정책을 세워야 한다. 진정한 교권은 스승과 제자가 서로 존경하는 과정에서 탄생한다.


- 평준화로 학교폭력을 줄일 수 있다고 보는가


평준화는 누구에게나 동등한 교육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에 중심을 두어야 한다. 학교 간 교육격차가 줄어들면 수업분위기가 훨씬 나아진다.
천안은 현재 중1부터 입시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고등학교를 무시험으로 가면 중학교에서 원래해야 할 교육과정이 가능하다. 성장기 아이들은 교육환경에 따라 변화가능성이 크다.


- 교육의원으로서 하고 싶은 일은


교육의원을 하며 학교무상급식, 고교평준화실현, 교육비리척결 세 가지는 꼭 하려고 했고 노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농산어촌교육의 양극화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목표다. 농산어촌교육조례를 만들 생각이다.
다문화가정 문제도 해당된다. 지금 초등학생인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곧 중고생이 된다.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정책과 지원을 해야 참다운 교육은 가능하다.


김나영 리포터 naym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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