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장수군은 인구가 3만 명도 안 되지만 ''한누리시네마'' 영화관이 있다. ''철지난 영화나 틀어주겠지''하면 오산이다. ''부러진 화살'' ''댄싱퀸'' ''페이스메이커'' ''장화 신은 고양이'' 등 대도시 개봉작과 다르지 않다. 특히 ''장화 신은 고양이''는 3D다. "강당 같은 데서 보여 주겠지"하는 생각도 오산이다. 2개관(36석, 54석)을 갖춘 전용 영화관으로, 도심영화관 VIP석 못지않다. 지난해 다녀간 관객만 2만3120명에 달한다.
일반영화 5000원, 3D영화 8000원으로 가격도 저렴하다. 장수군이 운영비 마련에 허덕일 것이다? 천만에, 문예회관 일부를 고쳐 영화관으로 만들어 민간위탁을 줬는데 위탁금은 없다.
산골 영화관을 주목하는 이유는 도정방향을 ''삶의 질''로 전환한 전라북도 플랜의 가치가 녹아 있기 때문이다. 전북은 ''포스트 새만금''을 찾고 있다. 처음에는 새만금사업 같은 대형사업 발굴에 집중했다. 그러나 개발패러다임만으론 부족했다. ''GDP는 틀렸다''고 공공연히 외치는 학자도 있잖은가. 지역을 발전시키고 행복감을 높이는 방안에 골몰했고, 고심 끝에 ''삶의 질 플랜''을 선택했다.
전북도의 삶의 질 플랜의 가치는 세 가지다.
첫째, 지역자원(자연, 문화, 사람)의 일상적 관계를 통한 순환시스템으로 지역순환경제를 지향한다. 대기업 유치 등 외부에 의존하는 개발이 지역발전의 잠재력을 훼손한다는 획일적 개발논리의 반성에 기반 한다. 지역자원 활용, 향토기업 육성, 지역주체 간 파트너십, 사회경제적 변화와 혁신능력, 외부자본 규제 등이 핵심요건이다.
한누리시네마에는 지역주민 6명(주부)이 근무한다. 주말이면 영화를 보러 전주로 향했지만 지금은 장수에서 해결한다. 지난해(1월~11월) 관람료만 해도 10억8380만원(저작권료?영화발전기금 포함)이다. 한누리시네마가 없다면 모두 외지로 빠져나갈 돈이다. 여행 삼아 극장을 찾는 도시인도 있어 관광효과도 있다. 지역에서의 영화소비가 자연스레 지역경제 활성화에 영향을 주는 순환시스템이 작동하는 셈이다.
둘째, 사회적, 문화적, 물질적 웰빙으로서 행복 추구다. 소득이 어느 수준에 이르면 소득의 증가가 행복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이스털린의 역설(Easterlin''s Paradox)을 도정 전반에 반영해 행복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행복학자들이 말하는 행복의 결정요인은 인간관계(가족, 친구), 공동체(보람있는 활동), 개인가치(문화향유, 배움), 건강, 경제(생활수준) 등이다.
평생 가야 3D영화관을 찾기 어려운 농촌노인들이 한누리시네마를 찾는다. 인근 남원시에서 3D영화를 보러 장수에 오는 관객도 있다. 소외받던 동부산악권 주민의 ''문화 1번지''로서의 자존감고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문화바우처도 사용할 수 있다. 주민이 만든 영화를 상영하는 ''동네 작은 영화제''도 가능하다. 영화만큼은 서울사람 부럽잖게 누릴 수 있다.
셋째, 정책대상의 절대성과 보편성의 조화를 추구한다. 절대성은 최소한의 물질적 삶을 기본적으로 충족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이다. 소득분위 3분위 이하 혹은 중위소득 150% 미만의 빈곤계층 대상의 사회복지를 의미한다. 보편성은 모든 도민이 원하는 삶의 질 수준을 최대한 향유할 수 있는 범위를 말한다. 다양한 층위가 보편적으로 수혜를 받아 재원의 분배효과가 지역에서 선순환 되도록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농촌지역 문화향유는 취약계층 중심의 찾아가는 예술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말연시에 사회복지시설을 찾듯 철지난 영화를 간혹 상영할 뿐이다. 문화바우처를 통해 취약계층의 문화향유를 증대시키면서, 동시에 문화소외층인 농촌주민에게 보편적 문화향유권을 보장한다. 특히 생애주기별 문화복지가 중요해진 지금, 한누리시네마는 농촌지역 아동?청소년과 노인 문화복지를 실천하는 매개자다.
전북도는 삶의 질 플랜의 세 가치를 담은 전략으로서 슬로시티, 문화복지, 체육복지(사회복지는 기본 전제)를 상정하고, 올해 30여 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읍내 작은 영화관 건립''도 문화복지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다. 물론 삶의 질의 개념은 여전히 모호하다. 하지만 개발과 성장패러다임에서 행복패러다임으로 전환했다는 것만으로 의의는 충분하다.
장세길(전북발전연구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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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영화 5000원, 3D영화 8000원으로 가격도 저렴하다. 장수군이 운영비 마련에 허덕일 것이다? 천만에, 문예회관 일부를 고쳐 영화관으로 만들어 민간위탁을 줬는데 위탁금은 없다.
산골 영화관을 주목하는 이유는 도정방향을 ''삶의 질''로 전환한 전라북도 플랜의 가치가 녹아 있기 때문이다. 전북은 ''포스트 새만금''을 찾고 있다. 처음에는 새만금사업 같은 대형사업 발굴에 집중했다. 그러나 개발패러다임만으론 부족했다. ''GDP는 틀렸다''고 공공연히 외치는 학자도 있잖은가. 지역을 발전시키고 행복감을 높이는 방안에 골몰했고, 고심 끝에 ''삶의 질 플랜''을 선택했다.
전북도의 삶의 질 플랜의 가치는 세 가지다.
첫째, 지역자원(자연, 문화, 사람)의 일상적 관계를 통한 순환시스템으로 지역순환경제를 지향한다. 대기업 유치 등 외부에 의존하는 개발이 지역발전의 잠재력을 훼손한다는 획일적 개발논리의 반성에 기반 한다. 지역자원 활용, 향토기업 육성, 지역주체 간 파트너십, 사회경제적 변화와 혁신능력, 외부자본 규제 등이 핵심요건이다.
한누리시네마에는 지역주민 6명(주부)이 근무한다. 주말이면 영화를 보러 전주로 향했지만 지금은 장수에서 해결한다. 지난해(1월~11월) 관람료만 해도 10억8380만원(저작권료?영화발전기금 포함)이다. 한누리시네마가 없다면 모두 외지로 빠져나갈 돈이다. 여행 삼아 극장을 찾는 도시인도 있어 관광효과도 있다. 지역에서의 영화소비가 자연스레 지역경제 활성화에 영향을 주는 순환시스템이 작동하는 셈이다.
둘째, 사회적, 문화적, 물질적 웰빙으로서 행복 추구다. 소득이 어느 수준에 이르면 소득의 증가가 행복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이스털린의 역설(Easterlin''s Paradox)을 도정 전반에 반영해 행복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행복학자들이 말하는 행복의 결정요인은 인간관계(가족, 친구), 공동체(보람있는 활동), 개인가치(문화향유, 배움), 건강, 경제(생활수준) 등이다.
평생 가야 3D영화관을 찾기 어려운 농촌노인들이 한누리시네마를 찾는다. 인근 남원시에서 3D영화를 보러 장수에 오는 관객도 있다. 소외받던 동부산악권 주민의 ''문화 1번지''로서의 자존감고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문화바우처도 사용할 수 있다. 주민이 만든 영화를 상영하는 ''동네 작은 영화제''도 가능하다. 영화만큼은 서울사람 부럽잖게 누릴 수 있다.
셋째, 정책대상의 절대성과 보편성의 조화를 추구한다. 절대성은 최소한의 물질적 삶을 기본적으로 충족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이다. 소득분위 3분위 이하 혹은 중위소득 150% 미만의 빈곤계층 대상의 사회복지를 의미한다. 보편성은 모든 도민이 원하는 삶의 질 수준을 최대한 향유할 수 있는 범위를 말한다. 다양한 층위가 보편적으로 수혜를 받아 재원의 분배효과가 지역에서 선순환 되도록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농촌지역 문화향유는 취약계층 중심의 찾아가는 예술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말연시에 사회복지시설을 찾듯 철지난 영화를 간혹 상영할 뿐이다. 문화바우처를 통해 취약계층의 문화향유를 증대시키면서, 동시에 문화소외층인 농촌주민에게 보편적 문화향유권을 보장한다. 특히 생애주기별 문화복지가 중요해진 지금, 한누리시네마는 농촌지역 아동?청소년과 노인 문화복지를 실천하는 매개자다.
전북도는 삶의 질 플랜의 세 가치를 담은 전략으로서 슬로시티, 문화복지, 체육복지(사회복지는 기본 전제)를 상정하고, 올해 30여 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읍내 작은 영화관 건립''도 문화복지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다. 물론 삶의 질의 개념은 여전히 모호하다. 하지만 개발과 성장패러다임에서 행복패러다임으로 전환했다는 것만으로 의의는 충분하다.
장세길(전북발전연구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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