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 발표에 이어 대전시교육청도 대안을 내놨다.
시교육청은 우선 학생과 학부모, 교사, 학교 등에 관해 대책을 발표했다.
학생과 관련한 대책으로는 △실천중심 인성교육 강화 △범죄인식교육과 공감 이해교육 △문제해결능력과 위기대응능력 교육 △교사 또는 중재자(천사지킴이 학급당 3~4명)에 의한 ‘Yellow Card제’ 등이다.
또한 ‘학생위험경보제도’를 도입해 117 학교폭력신고센터를 24시간 운영하는 등 학교폭력과 관련한 원스톱 신고 및 대응체제를 정비한다는 방침이다.
‘학교폭력 근절 대책’은 올 1월2일 교과부의 ‘학교폭력근절 자문위원회(1차)’를 시작으로 청와대 국회 대전시의회 대전지방경찰청 대전시교육청 등의 기관이 13차례 회의를 거쳐 마련했다. 16개 시·도교육감과 초·중·고 교장·학생부장, 생활지도 장학사 등이 회의에 참석했으나 학생들을 통한 학교폭력 현장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다.
유성구 A중학교 3학년 김정희(가명)양은 “우리를 유치원생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반 친구를 천사지킴이라는 이름으로 감시하고 제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어른들의 생각이 한심하다”고 말했다.
이어 “천사지킴이를 하다 ‘은따’를 당하거나 맞기라도 하면 누가 책임을 지냐”고 반문했다.
전교조, “시교육청 대안은 탁상행정”
‘Yellow Card제’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Yellow Card제’는 정부의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에 없는 대전시교육청이 내놓은 맞춤식 예방 대책이다. 시교육청에서 내놓은 ‘Yellow Card제’로 학교폭력 막을 수 있을까?
‘Yellow Card제’는 교사 또는 학급당 3~4명의 천사지킴이들이 학교폭력 가해학생에게 1단계로 구두경고를 하게 된다. 학교폭력이 재발할 경우 2단계로 ‘옐로카드’를 제시해 학생특별상담과 학부모 소환, 과제부과 등이 가능하다. 가해학생이 이마저 무시하면 3단계로 ‘레드카드’를 꺼내 출석정지와 강제전학, Wee스쿨 위탁교육 등 격리조치를 취하게 된다.
하지만 시민단체와 청소년 전문기관들은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전교조 대전지부 박종근 사무처장은 “옐로카드제와 학생위험 경보제도는 전형적인 탁상 행정이다”며 “가해학생이 무서워 신고도 못 하는 아이들이고, 피해자가 되기 싫어 자발적 가해자가 되는 현실인데, 감히 누가 지킴이를 자처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학부모와 학생들도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중2 남학생 학부모인 정지은(43·유성구 어은동)씨는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받는 가장 큰 이유는 각종 규제와 성적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하는 대학 입시다. 그걸 개선하겠다는 얘기는 없고 가해학생에 대한 처벌에만 열을 올리는 것 같아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전문 청소년상담을 하는 조순화(53)씨는 “폭력은 습관처럼 몸에 밴다”며 “폭력이 범죄라는 것을 초등학교 때부터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학부모?교사에 대한 대책도 쏟아내
시교육청이 마련한 학부모 대책은 △신속한 치료를 위해 선 치료지원(학교안전공제회)후 가해학생 부모에게 구상권 청구 △가해학생 학부모 특별교육 의무화 △위험군 학생 학부모 상담 정례화 등이다.
이어 교사와 관련한 대책으로는 △전문상담교사 증원 배치(교과부 협의 또는 자체로) △복수 담임제도 도입(2012년 중학교, 2013년 고등학교로 확대) △교실 메니페스토제 도입(담임과 학생의 문서 약속) △담임의 위험군 학생 상시 밀착 지도관리 등이다.
이 밖에도 학교관련 대책으로 △학생폭력 대응 및 처리 매뉴얼 비치 활용 △학교폭력 대책자치위원회 활성화(분기별 1회 정기 개최) △‘그린 마일리지’상 벌점제 운영 내실화 △일진 등 위험군 학생 전수 조사로 폭력학생 실태 파악 △학교 안전망 구축 등을 마련했다.
이러한 대책에 대해 전교조 대전지부 박 사무처장은 “대전시교육청의 대책은 학교폭력이 발생하고 악화되는 메커니즘을 이해 못한 채, 정부가 발표한 대책을 앵무새처럼 흉내내거나 백화점식으로 나열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쏟아져 나온다”고 말했다.
7일 대전시교육청 김신호 교육감은 “처벌보다는 예방에 역점을 두었다”며 “올해 안에 학교폭력을 뿌리 뽑겠다는 심정으로 대책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2월 안에 자세한 계획을 세워 3월부터 실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천미아 리포터 eppen-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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