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아산 시민 103명의 총선에 대한 의견

“이런 공약 내는 후보 반드시 뽑겠다!”

지역내일 2012-02-10

올해는 20년 만에 총선과 대선을 동시에 치른다. 따라서 두 선거를 통해 우리나라 정치가 얼마나 성숙하게 될 지 정치적 시험무대가 될 전망이다.
세계 58개국에서도 선거가 진행돼 정치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모두 리더십의 변화를 맞는다.
국회의원 선거가 60여일 남았다. 천안아산 내일신문은 올 총선에 대한 시민들의 입장을 들어봤다. 시민 103명이 다양한 의견을 보내왔고, 이를 상위 5개 공약과 기타공약으로 정리했다. 복수응답자의 의견도 결과에 반영했다.


◆ 선심성 공약보다 진실성 있는 후보 선택 =
후보자가 당선을 위해 제시하는 선심성 공약(空約)은 꼼꼼히 점검해서 골라내겠다는 의견이 32명으로 가장 많았다. 공약으로 유권자들을 현혹하는 후보에게 표를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선거 때마다 국회의원 후보들이 날리는 ‘지역개발 공약’이 먹히지 않을 전망이다. 대신 유권자들은 입법 활동이 주요 업무인 의원들이 국민을 위한 법 제정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따라서 개발공약이나 당만 보고 투표하는 사례가 많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김가현(50대·아산시 풍기동)씨는 “(국회의원은) 국민과 소통을 잘하고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서 전문성을 갖추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진(가명·남)씨는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정치철새는 시민들을 위한 봉사의 정치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젊고 새로운 인물에 대한 갈망도 컸다. 기존 정치인에 대한 신선도가 많이 떨어진다는 해석이다. 김정식(가명·남)씨는 “천안시 재정이 적자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속이 많이 상했는데, 시민의 알 권리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민들의 의견을 듣는 정치인을 뽑아야 한다”고 밝혔다.
노호룡(37·천안시 쌍용동)씨도 “군림하는 정치인이 아니라 시민을 위한 일꾼이었으면 한다. 우시장 한파 속에서 눈물 흘리며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는 소의 모습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시민들의 모습임을 잊지 말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학교폭력 근절 등 교육정책 관심 커 =
학교폭력 근절과 질 높은 교육정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다.
주로 교육문제에 관심을 보인 20명은 학교폭력 문제와 경제사범 강력범죄 등 시민안전문제에 의견을 제시했다.
염남훈 천안중등야간학교장은 “각종 범죄에 노출된 아이들을 위해 안전한 교육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교육환경 개선과 맞춤형 복지시스템 구축으로 청소년들에게 희망과 비전을 줄 수 있는 후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교육 강화에 대한 자세한 의견도 나왔다. 고교평준화와 무능한 교사퇴출, 교육의 품질을 높일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는 것이다. 유은영(43·천안시 청수동)씨는 “학교에서 모든 교육이 해결될 수 있는 공약이 나오길 바란다”고 했다.
사교육 부담에 대한 의견도 있었다. 유정무(38·아산시 음봉면)씨는 “우리나라는 유아부터 많은 교육비가 들어가는데 사교육비 절감 대책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복지정책 자세하게 제시해야 =
고령화 사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급증하는 노인인구에 맞춰 노인일자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정애(64·천안시 청수동)씨는 “노인 일자리와 여가생활을 위한 시설확충, 노인전문병원 등 노인문제에 따른 구체적인 정책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은임(37·아산시 실옥동)씨는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창의적, 신체적 활동을 할 수 있는 시설들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며 아동복지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공공시설이나 음식점 등에 유아를 동반한 여성을 위한 시설을 설치하도록 법으로 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윤영(32·아산시 배방읍)씨는 “아이와 엄마를 배려하는 정책 공약을 실행하는 사람을 꼭 뽑고 싶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저출산에 대비한 복지와 의료비 지원확대 등이 공약으로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정상미(36·천안시 목천읍)씨는 “여성고용확대 공약 등 여성들에게 희망을 주는 후보자를 뽑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 반값 등록금, 청년일자리 문제 해결 시급 =
현 정부 들어 쟁점이 되고 있는 반값등록금 문제도 나왔다. 대학생들은 등록금 마련을 위해 연애할 시간도 없다는 것이다. 윤평호(41·천안시 신방동)씨는 “청년들에게 보편적인 연애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며 이색적인 주장을 했다.
이기영(23·천안시 안서동)씨는 “희망이 없는 대학생들은 미래를 계획할 수 없다. 청년실업, 취업 안정화, 일자리 창출은 이제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또한 천옥남(45)씨는 “비정규직을 단계적으로 없애는 방안을 공약으로 세워주길 원한다”고 말했다.


◆ ‘버핏세’ 확대해야 =
미국의 억만장자 워런 버핏은 “미국 중산층의 소득세율이 30%이상인데 비해 부과되는 세율은 17.4%에 불과하다”며 “정부가 부유층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때부터 ‘버핏세’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실질소득기준 주택융자법 마련 등과 함께 소득세 과세 구간을 세분화하여 부자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가난한 자들에게 더 많은 복지를 실현시켜 달라는 의견이 많았다. 이춘자(33·천안시 신방동)씨는 “현실성 있는 정책으로 국민들의 세금부담을 줄이고 지하경제에서 움직이는 돈을 투명하게 만들면 경제사정이 훨씬 나아질 것”이라는 의견을 보냈고 신경오(아산시 신창면)씨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제대로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정권의 도덕성을 질타하는 내용과 시장물가를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특히 BBK 사건과 대통령 측근 비리 특검을 국회에서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미 FTA 폐기문제도 다시 논의해야 하며 검찰과 법원 개혁, 고위공직자 비리 척결과 로스쿨 폐지 등에 대한 의견도 제시했다.
이밖에 △ 천안아산 도로정체 해결 △ 공약 남발 방지를 위한 공약 검증제 도입 △ 70대 국회의원 공천 금지 △ 농민지원정책 △ 종편재검토와 올바른 언론정책 △ 금강 하굿둑 원상복귀 △ 유기견 안락사 기간 연장 △ 엄마가 일하지 않는 세상 등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다.
공동취재 = 천안아산내일신문 취재팀
정리 = 노준희 리포터 dooai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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