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송파 재건축 이주자 이동경로

지역내일 2012-02-06 (수정 2012-02-06 오전 1:15:39)
저렴한 빌라와 오피스텔 대체 투자 모색 눈에 띄네
강동-하남-광주 라인 vs 강남-판교-용인 라인

 


올해 철거할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시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지 면적이 신도시급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사업이 속도를 낼 경우 바로 철거에 돌입해 이주 수요가 급격이 늘게 된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가 서울시 구역별 정비사업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잠재적 멸실 유발 정비사업 면적이 415만㎡(125만평)로 집계됐다고 지난달 26일 밝혔다.
서울시 정비 사업지 중 사업시행인가에서 관리처분계획까지 평균 1년 2개월 걸려 올해 철거할 사업장만 최대 74곳이나 된다.
지난 1월 16일부터 이주비 지급이 시작된 강동구 고덕시영 재건축 단지는 2444가구에 달한다. 강동구는 고덕시영 외에도 410가구가 거주하고 있는 고덕주공 4단지와 890가구가 거주하는 고덕주공7단지도 연내 이주할 것으로 예상돼 전세보증금 상승이 불가피한 곳이다.
다음으로는 송파구 지역이다. 소송으로 인해 실제 사업 진행 추이를 가늠하기 힘든 가락시영 재건축 아파트만 134개동 6600가구에 달한다. 이 지역은 최근 용도지역 종상향 호재로 사업성이 높아져 관리처분 계획인가를 받을 경우 이주 수요가 급격히 늘게 된다. 강동구 정비 사업지 이주와 맞물리면 전·월세 시장은 한차례 폭풍이 몰아칠 수 있다. 
내일신문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강동 전세가 큰 폭 상승, 대체 투자수요 외곽으로 발길 
강동구 고덕시영 재건축 단지 일대는 1월 첫째 주 이후 2주 연속 전세 값이 상승해 전세시장 가격불안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 이주비가 지급되기 시작한 1월 16일 전후 급격한 상승이 눈에 띈다. 1월 둘째 주에는 상승폭이 서울시에서 최고를 기록했고(서울시 0.01% ▼), 같은 시기 강남구의 전세가 변동률이 연속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6월까지 이주 수요가 다소 분산되긴 했으나 2444세대가 저렴한 임차를 찾아 서둘러 이동하면서 이 일대 전세수요가 일시적으로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강동구 고덕 시영아파트 조합원들은 평형에 따라 2억~3억의 이주비를 받는다. 이들 수요가 일시적으로 재건축기간 중에 살집을 얻느라 인근 아파트 전세가 폭등에만 기여할 지, 아니면 일부는 이주비로 재테크에 나서서 침체 부동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기존 세입자 대부분은 강동구에서 전세를 많이 찾고 있어 이주비 지급 전후 전세가 상승폭이 크게 높아진 결과를 보였다. 2~3억의 이주비를 손에 쥐게 된 재건축 소유주들은 제2의 대체 투자처를 찾고 있다. 최근 아파트 시세 불황으로 2~3억 이주비에 대출을 받아 공격적인 아파트 투자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때문에 오피스텔 소액 투자로 월세수익을 기대하거나, 저렴한 외곽 빌라 매매에 나서고 있다.


강동·송파-하남-광주 라인 이동경로 포착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 한 빌라전원타운 분양 담당자는 “지난해 연말 이후로 상담전화와 내방객이 뜸했다가 설 연휴 전, 2주간 반짝 상담문의와 내방객이 눈에 띄게 늘었었다”고 말했다. 실제 계약도 두 건이나 성사됐다고 한다. “서울 강동·송파 쪽에서 문의가 많았었는데, 지나고 보니 그 시기가 강동구 고덕시영 이주비 지급 시기와 맞물린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여름 강남 발 전세파동은 분당·판교에서 용인으로 이어졌다. 강남 발 부동산 이주경로는 경부고속도로를 축으로 강남-분당·판교-용인 라인이 구축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강동·송파 재건축 이주자들의 이동 경로는 하남과 경기도 광주 라인을 구성한다. 강동구에서 하남시는 20분대, 경기도 광주는 중부고속도로를 이용해 30분대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성남~여주간 복전전철, 성남~장호원간 자동차 전용도로, 제2영동고속도로건설의 직접 수혜지역인 광주시의 경우는 그동안 부동산 시장에서 저평가 받아왔던 지역이라 실속형 투자지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말부터 일부구간이 개통되는 성남~장호원간 자동차 전용도로와 2014년 개통예정인 성남~여주간 복선전철의 공사가 완료된 후에는 서울 강남·강동으로의 통근시간이 20분 내로 교통 접근성이 더욱 좋아진다. 이 때문에 경기도 광주는 지난해부터 전세난 속 저렴한 대체 주거지로 각광을 받아 빌라 신축 바람이 불고 있다.
서울·분당·판교의 30평대 아파트 전세가 수준 이하로  40~50평대의 최고급 자재로 시공한 새 빌라를 매입할 수 있어 전세가 걱정 없이 실속 있게 내집 마련을 하고자 하는 실수요자층에게 인기이다. 도심지역의 좁고 답답한 빌라와는 달리 대지 지분이 높고, 세대별 텃밭제공, 야외 테라스, 옥상정원, 복층구조 등 매력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어 여유로운 전원타운 혜택도 누릴 수 있다. 
분당내일신문 오은정 리포터 ohej062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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