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지 오래다. 저 출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정작 일하는 엄마는 아이를 낳아도 마음 놓고 맡길 곳이 없다. 한 부모 가정에서는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이런 가정의 시름이 깊어지면서 나라에서 적극 나서는 분위기다. 늦은 시간까지 아이를 돌봐주는 어린이집에 보조금을 지원해 ‘시간 연장형 어린이집’을 늘리는 추세다. 최근엔 24시간 아이를 돌봐주는 ‘24시 어린이집’도 속속 문을 열고 있다. 우리 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사이좋은 24시 어린이집’의 김영미 원장은 “24시 어린이집은 필요악이지만, 맞벌이 부부와 한 부모 가정이 줄어들지 않는 한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24시 어린이집은 정말 다급한 가정에게 필요한 곳”이라고 덧붙였다. 몇 년 사이에 부쩍 늘어난 24시 어린이집, 우리 동네에서 찾아봤다.
다양한 형태의 보육서비스
맞벌이 부부나 한 부모 가정이 늘어나면서 어린이집의 운영시간이 다양해졌다. 이들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아이를 맡길 수 있도록 어린이집 운영기준 시간 (7:30~19:30, 12시간)외에 다양한 형태의 보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늦게까지 아이를 돌봐주는 시간 연장 보육부터, 휴일보육, 시간제 보육, 24시 보육까지 다양하다. 후곡마을의 김미자(38세)씨는 밤 10시가 넘도록 일하는 것은 보통이고, 주말에도 출근하는 일이 잦다. 김씨는 “늦게까지 아이를 돌봐주는 어린이집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아이를 맡기게 됐다”며, “퇴근하면서 마음 졸이지 않아도 되고, 그 때까지 아이가 안전하게 지낼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한다.
우리 동네 24시 어린이집
현재 고양시에 있는 24시 어린이집은 8곳 정도다. 엄마 아빠의 퇴근시간에 맞춰 시간 연장을 하는 곳은 24시 어린이집을 포함해 157곳이다. 24시 어린이집에서는 24시보육과 야간보육, 새벽 보육을 포함한다.
아래 표에서 보건 복지부의 인증을 받은 곳은 평가인증점수가 90점 이상인 어린이집이다. 사고 발생이나 법규 위반으로 신고가 접수되거나, 행정처분이 진행 중인 어린이집은 제외했다. 어린이집 검색은 아이사랑 보육 포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참고 아이사랑 보육포털 www.childcare.go.kr)
24시 어린이집 경기북부 1호 ‘사이좋은 24시 어린이집’ 김영미 원장 인터뷰
“행복의 징검다리가 되고 싶어요”
Q. 24시 어린이집은 어떻게 운영되나요?
A. 24시 어린이집은 말 그대로 24시간 아이를 돌봐주는 곳입니다. 시간 연장과는 다른 의미지요. 아이가 일주일동안 어린이 집에서 생활하다가 주말에는 엄마아빠를 만나러 갑니다. 사정에 따라서 휴일보육을 하기도 합니다. 저희 어린이집은 시간 연장, 야간보육, 24시 보육, 휴일 보육 등 모든 보육을 하고 있습니다. 연휴만 빼고 360일 운영했던 적도 있네요. 주간 보육은 영유아 전담이고, 야간보육은 7세까지입니다. 영아는 하루 종일 24시간 저희 어린이집에서 생활을 하고, 5세 이상은 주간에 다른 어린이집에 등원했다가 저녁 7시 30분에 이곳으로 오게 됩니다. 아이들에겐 이곳이 집과 같은 곳입니다.
Q. 사이좋은 24시 어린이집은 언제 문을 열었나요?
A. 1997년 10월 1일에 문을 열었습니다. 마침 IMF라 엄마들이 돈을 벌기 위해 집 밖으로 나설 때였습니다. 그때만 해도 영아를 돌봐주는 어린이집이 없어서, 영아전담 어린이집으로 시작했습니다. 한참 엄마들의 고충을 듣다보니 ‘시간을 길게 해달라’는 사정을 모른 척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24시 어린이집으로 연결됐습니다. 뭐에 떠밀리듯 그렇게 시작했지만, 지금은 제 나름의 사명감이랄까요. 그런 마음으로 여태껏 지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13블럭 단독에서 시작해서 2002년에 이곳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2003년 영아전담 어린이집으로 지정되면서, 선생님 급여를 지원받고 있습니다. 그 후 2007년 6월에 ‘24시 어린이집 경기북부 1호’로 지정이 됐습니다. 경기도에서도 처음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Q. 최근 24시 어린이 집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실제 맞벌이 가정의 아이들이 많은지요?
A. 저희 어린이집은 맞벌이 가정보다는 한 부모 가정의 아이가 대부분입니다. 예외적으로 필립스처럼 3교대를 해야 하는 맞벌이 가정의 아이도 있지만요. 이곳에 1개월 이상 머무르는 아이들은 주로 별거, 이혼, 경제적 사정으로 ‘안정될 때까지 맡아 달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그런 분들이 역경을 딛고, 좀 더 나은 환경이 될 때까지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집에 계신 어머님들이 자리를 양보 해주시면 감사하지요. 맞벌이 가정에서는 집에서 가까운 시간 연장형 어린이집을 이용하시면 좋고요.
Q. 보육비는 어떻게 책정 되는지요?
A. 0세의 경우 주간 보육비가 39만 4000원인데요. 야간 보육도 주간 보육과 가격이 같습니다. 지원 대상은 150% 나라에서 지원해주기 때문에 50%만 부담하면 됩니다. 요건은 0세, 1세, 2세 3세 영아들로 연령이 맞아야 합니다. 시간 연장은 시간당 2700원입니다. 저희 어린이집은 정부지원이 되는 곳이라 선생님들 인건비 80%를 지원 받고 있습니다.
Q. 선생님들은 어떤 분들인지요?
A. 기본적으로 보육교사자격증을 소지하신 분들입니다. 그 중에서도 아이를 낳고, 키우신 분들이 대부분이죠. 야간엔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는 분들입니다. 저와 10년 이상 뜻을 같이 하신 선생님부터, 인터넷으로 엄마들과의 소통을 담당하시는 젊은 선생님까지 신뢰를 바탕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딱히 이런 선생님이라고 정한 건 없지만, 선생님들의 인성이 파악될 때까지는 긴장을 하는 편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맞춰가지요. 주간에 5명, 야간 3명, 주방선생님 한 분과 저까지 10명입니다. 어린이집에서 잠을 자는 아이들은 9명 정도인데, 선생님 두 분이 함께 주무십니다.
주간에는 아이들의 안전과 건강을 중요하게 챙기고, 야간에는 아이들을 잘 먹이고, 심리적으로 안정시키기 위해 노력합니다.
Q. 항상 대기자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입소문의 비결은 무엇일까요?
A. 가정의 해체로 맡겨지는 아이들은 좀 더 각별한 사랑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엄마 아빠에게 계속해서 미션을 줍니다. 비록 몸은 떨어져 있어도 아빠와 엄마가 늘 함께 한다는 걸 아이로 하여금 느끼게 하라고 합니다. 주말에는 꼭 아이를 집으로 데려가 함께 목욕을 하고, 일주일에 세 번 이상은 아이와 직접 전화 통화하도록 합니다.
어린이집에 너무 의지 말고,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을 조금씩 늘려 아이와의 거리를 좁히게 합니다. 이 때 애착형성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지요.
Q. 24시 어린이집을 선택할 대 유의할 점은 무엇인지요?
A. 어린이집이 얼마나 오픈되어 있는지를 확인하세요. 아침 10시나 11시 언제나 문을 열고 들여다 볼 수 있는 곳이요. 그리고 언제 어디서든 아이의 안전을 확인할 수 있는 CCTV가 설치되어 있는지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요즘은 인터넷을 통해 누구든 어린이집을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저희는 운영위원회가 있어, 두 달에 한번 셋째주 토요일에 아이들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있습니다. 또, 야간 선생님이 따로 계신지 꼼꼼히 체크해야 합니다. 야간 선생님이 따로 없고, 원장선생님이 함께 주무신다면 고려해야 합니다. 밤에 벌어질 응급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두 분정도 계셔야 하기 때문입니다. 원의 청결상태도 중요합니다. 저희 원에서는 식기류는 매일 삶고, 이주일에 한번 청소와 소독을 번갈아 실시합니다. 아이들이 잠을 자는 개인 매트와 개인 이불도 철저히 관리하고 있습니다.
문의 031-903-7469
이남숙 리포터 nabisu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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