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울 최면 심리연구원’ 서해원 박사 인터뷰
생활 속으로 파고 든 최면, 아이들의 아픈 마음 어루만지네
“왕따나 학교 폭력으로 인한 가슴 아픈 기억도 지울 수 있어요”
과거 ‘레드 썬’으로 통했던 최면은 이제 더 이상 마술의 세계가 아니다. 최면의 효과가 알려지면서 최면을 통해 현대인이 갖고 있는 다양한 심리적 어려움을 해결하는 사례가 급속히 늘고 있다. 스트레스 해소부터 다이어트까지 최면은 이미 우리들 생활 속에 깊이 들어와 있다. 학생들의 왕따 문제와 학교 폭력에 대한 기사가 보도되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어쩌다 우리사회의 아이들이 이렇게 됐을까’ 탄식이 절로나지만 ‘쏘울 최면 심리연구원’ 서해원 박사는 이미 이와 같은 결과를 예상했다고 한다. 최면치유를 위해 그를 찾아 온 청소년들을 보며 그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아픔이 치명적인 결과로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짐작한 것이다. 경종을 울리듯 청소년들의 안타까운 소식이 연이어지는 이 때, 쏘울 최면 심리연구원의 서해원 박사를 만났다.
Q> 왕따나 학교 폭력 등으로 인한 아픈 기억을 최면으로 지울 수 있는지요?
최면을 통해 과거의 시간으로 돌아가 지우고 싶은 기억을 지울 수 있습니다. 기억을 지울 수 없다면 기억에 대한 감정을 지울 수 있어요. 과거의 기억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 최면 치유의 장점입니다. 왕따나 학교 폭력 등은 심각한 트라우마로 남아 평생 시달릴 수도 있습니다. 과거에 힘들었던 대표적인 기억을 지우고, 나머지 기억들은 감정 정리를 하게 도와주면 아이들이 한결 편안해 합니다. 기억을 완전히 도려낼 수는 없어도, 앞으로는 그 기억 때문에 힘들지 않게 될 수 있어요.
Q> 최면으로 마음 아픈 상처나 심리적 어려움을 해결했다면 그 효과는 지속되는지요?
최면치유로 마음의 상처나 심리적 어려움을 해결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상황이 악순환처럼 반복되는 구조라면 상처로 개선된 마음 위에 또 다시 상처가 쌓이게 됩니다. 이럴 땐 근본 문제를 봐야 합니다. 부모와의 불화로 최면 치유를 시도할 경우 원인 제공자인 부모가 달라져야 근본치유가 됩니다. 청소년들의 경우 다수의 문제가 부모로부터 옵니다. 학교 폭력의 경우 부모로부터 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는 아이들이 가해자가 되고, 공격적인 성향의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모로부터 받은 공격을 타인에게 표출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최면치유를 시도할 때 꼭 부모님과 함께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근본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Q> 일산에 최면 연구원을 개원한지 2년이 넘었습니다. 일산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무엇인지요?
왕따나 학교 폭력, 게임 중독 등 다양한 청소년 문제를 접하고 있습니다. 그 중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무기력한 아이들이 늘고 있다는 점입니다. 부모의 지나친 통제와 간섭으로 인한 것이지요. 인간은 본래 스스로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장합니다. 하지만 요즘은 부모가 무조건 제재하기 때문에 아이들 스스로 ‘난 아무 것도 할 수 없어’라고 생각합니다. 부모들은 마치 자녀를 로봇처럼 키우려고 합니다. 부모가 정해준 대로 학원을 다니고 공부하면서 아이들은 스스로 성장하기를 멈추고 어떤 것도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느끼는 이런 무력감 뒤에는 불안이 따라 옵니다. 자기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에 아이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을 느끼고 이를 해소할 수 있는 것에 집착하지요. 그게 바로 컴퓨터 게임입니다. 게임을 하는 그 순간만큼은 아이 스스로도 무기력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게임 중독이 되는 것이지요.
Q> 최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달라지긴 했습니다만 여전히 잘 모르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최면치유란 무엇인지요?
최면은 뇌파에 관한 것입니다. 우리가 활동을 할 때는 뇌에서 베타파가 나옵니다. 눈을 감고 조용히 명상을 하면 알파파가 나오지요. 이보다 더 깊이 들어가면 세타파가 나오는데 이 상태가 바로 최면 상태입니다. 고도의 집중상태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이 때 마음 깊은 부분을 들여다보고, 상처를 치유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 최면 치유입니다. 최면 치유는 이미 과학적으로 그 효과가 입증돼 미국이나 캐나다, 호주 등에서는 오래 전부터 최면치유를 폭넓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나이가 어릴수록, 순수할수록 최면 치유의 효과가 좋아 최근엔 아동과 청소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 활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최면에 대한 오해를 갖고 있는 분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아이들이 겪는 심리적 어려움으로 찾아오신 대다수 분들이 이런 저런 다양한 치유를 접한 후 마지막이란 심정으로 찾아오십니다. 최면에 대해 많은 분들이 더 정확하게 알면 좋겠습니다.
Q> 청소년 전문 상담가로도 활동하고 계십니다. 자녀를 키우고 있는 부모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요즘 아이들은 움직임이 없습니다.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차곡차곡 마음에 쌓아 놓고 살지요. 옛날엔 부모님께 혼나거나 학교에서 힘든 일이 있어도 논밭으로 뛰어다니고 공을 차며 마음에 쌓인 것을 털어 냈는데 요즘 아이들은 그러지 못하고 삽니다. 그러니 아이들 마음이 많이 아플 거예요. 세상이 창의적인 인재를 원한다는 사실을 부모도 알면서 아이를 누르고 부모의 생각을 강요합니다. 대화도 그래요. 부모는 자녀와의 대화라는 명목으로 끊임없이 부모의 생각을 주입합니다. 나중엔 아이들도 부모님이 결국 내 이야기는 들어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생각대로 커주지 않습니다. 부모의 생각을 강요하는 것은 위험한 일입니다. 늦더라도 아이 스스로 시행착오를 겪고, 깨달으며 성장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그런 아이가 창의적이고 건강한 아이로 자랄 수 있습니다.
문의 031-913-5787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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