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옷을 모아 저개발국가의 어린이들을 돕고 있는 젊은이가 있다. 좋은 일을 ‘옷(OT)’으로 ‘할 수 있다(CAN)’는 걸 보여주고 있는 ‘옷캔''의 조윤찬(32) 대표다.
조 대표는 대학졸업 후 아프리카 여행을 갔다가 각국에서 수입된 중고의류들이 비싼 가격에 팔리는 걸 보고 놀랐다. 버려진 옷들이 가난한 사람들이 살 수 없는 비싼 가격에 팔리는 데 충격을 받았다. 조 대표는 벌거벗거나 찢어진 옷을 입고 다니는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옷을 공급해주기 위해 2010년 2월에 ‘옷캔’을 시작했다.
일 년에 100톤 이상의 옷을 기부 받아 아프리카 아시아의 7개 저개발국가에 보내고 있다. 처음엔 무상으로 공급했지만 지금은 저렴한 가격으로 수출하고 있다. 무상공급이 저개발국가 소매상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세계의류시장을 교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옷캔에서 수출한 옷은 바자회를 열어 저렴하게 판매되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도 부담 없이 구입한다. 유통과정에서 거품이 생기지 않도록 현지 선교사들의 도움을 받아 수시로 옷값을 체크하고 있다.
옷을 수출한 수익금은 어디에 쓰나.
저개발국가에 1년 동안 옷을 수출한 수익금이 4000만원 정도다. 착불로 받는 택배비 등 필요한 경비를 뺀 나머지는 저개발국가 어린이들의 꿈을 키우는 다양한 프로젝트에 쓰인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꿈꾸는 스케치북’이다. 저개발국가로 봉사활동을 떠나는 단체에 스케치북을 비롯한 미술용품을 무료 공급해준다. ‘꿈꾸는 스케치북’은 일회성으로 끝나는 경향이 있어 ‘옷캔아트스쿨’을 설립해 저개발국가의 예술인재를 육성할 계획이다.
옷을 기부할 때 1:1 해외아동결연을 선택하면, 굿네이버스를 통해 옷캔과 결연 맺은 아동을 후원할 수 있다.
힘들 때는.
본업인 웹 디자인을 하면서 비영리단체를 운영하는 게 쉽지 않다. 요즘엔 보내주는 옷이 많아 주말을 이용해 선별하려면 힘이 많이 든다. 선·후배가 도와주고 있지만 아직도 일손이 부족하다. 옷캔으로 보내는 물건이 무겁다고 택배회사에서 거부할 때, 가장 속상하다.
보람을 느낄 때는.
할아버지 한 분이 “죽고 나면 옷을 태우지 말고 옷캔에 보내달라”고 했다며 전화를 걸어왔다. 두 달 만에 옷을 받았는데, ‘자신이 입던 옷을 좋은 곳에 쓰고 싶다’는 할아버지의 마지막 소망을 들어줄 수 있어서 뿌듯했다. 쓰던 가방을 저개발국가 어린이들에게 전해주는 ‘LOVE BAG 프로젝트’를 통해 유치원 아이들부터 나눔에 동참시키고 있다. ‘누구나 한번쯤 기부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옷캔의 목표가 달성되고 있음을 느낀다.
조 대표는 남을 돕는 것이 어렵고 힘든 일이기에 특별한 사람들의 몫이라는 생각을 바꾸고 싶었다. 버리는 옷을 통해 누구나 일상의 나눔을 시작하고, 그 기쁨을 만끽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일상의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나 혼자서는 바꿀 수 없었던 세상을 우리가 바꿀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봉사의 삶을 살거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옷캔’까지 운영하고 있다는 조 대표는 나눔 아이템을 적극적으로 개발할 것도 권했다. 조 대표는 “퍼스트 펭귄은 벼랑끝에서 공포감을 떨쳐내고 바다에 먼저 뛰어들어 나머지 펭귄들이 바다에 모두 뛰어들 수 있도록 돕는다”며 “진취적인 생각과 패기로 다양한 아이템을 개발해 봉사의 바다에 적극 뛰어드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의: 옷캔 홈페이지(www.otcan.org)
전화 042-353-2739, 010-9240-2739
전소연 리포터 azuma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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