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공부의 신을 찾아서-최성필(수원고등학교 2학년)
나는 나를 격려한다, 칭찬한다, 또 ‘믿는다’
방년 18세, 외모에 관심 많을 나이인 건 두말할 것도 없다. 최성필 군이라고 예외일까. 공손하게 마주하고 앉아서도 머리를 쓸어 넘기며 나름 관리(?)를 하는 성필이에게서 ‘공신’이 아닌 ‘소년’의 풋풋함이 느껴졌다. 하지만, 절대 맘을 뺏기진 않는다. “전교1등까지 어떻게 올라왔는데요. 단계를 차근차근 밞으며 제일의 자리에 선 만큼 그 자리를 꼭 지켜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늘 있거든요.”
교과서는 가장 좋은 교재, 시야도 넓어져
초등학교 땐 중상위권 정도의 성적, 중학교 진학해선 심화반도 들지 못할 만큼 기대할만한 성적은 아니었다. 그래도 공부는 재미있었기에 늘 학교수업에 충실했다. 교과서는 성필이에게 가장 훌륭한 교재였다. 선생님께서 주의 깊게 말씀하시는 부분은 더 열심히 들여다봤다. 중3 1학기, 드디어 성필이는 전교1등의 자리에 올라섰다.
“다른 친구들이 학원을 다니거나 교재를 많이 활용하는 데 반해 전 교과서만을 여러 번 읽었어요. 쉬는 시간, 수업 전, 시험기간 등 3번 이상은 읽게 되니까 저절로 외워지더라고요. 수업양이 많지 않기 때문에 쉬는 시간에 얼마든지 간단한 예?복습은 가능해요.” 처음부터 교과서를 외우려고 하는 것보다 여러 번 읽어 이해하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성필이는 덧붙였다. 교과서의 흐름이 한눈에 들어와 전체적인 맥락에 대한 시야도 넓어진다.
내신 준비는 시험 3주전부터, 일주일 전부터는 주요과목(국어, 영어, 수학, 과학) 위주로 한다. 수능 대비는 문제집 위주로 이뤄진다. 언어영역은 수능 평가원모의고사 기출문제를 반복해서 푼다. 외국어영역은 인터넷강의(인강)를 주로 활용한다. 성필이는 “주로 ‘티치미’를 이용하는데, 사이트별로 OT를 들어보고 자신에게 맞는 선생님을 찾아 꾸준히 듣는 게 중요하다”고 살짝 귀띔했다. 단어는 관련 예문까지 교과서 읽듯 여러 번 읽는다.
‘열심히 하지 않으면 밀린다’라는 압박감은 오히려 성필이 자신을 다잡는 훌륭한 마인드컨트롤이 된다.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지, 보지 않아도 마음으로 그대로 전해진다.
동아리활동, 체험활동으로 기분도 환기시키고, 꿈도 키우고
시간과의 싸움 속에서도 짜릿한 휴식은 있다. 짬짬이 TV도 보고, 점심시간이나 저녁시간에는 친구들과 농구나 배드민턴을 즐긴다. 또 하나, 학교동아리 활동은 재충전의 기회를 가져다주는 시간이다. 지구환경동아리와 과학동아리 ‘프린키피아’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교과서로만 배우던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신선한 충격을 받는 과정이 마냥 즐겁기만 하다. 남 앞에 나서는 걸 싫어한다는 성필이는 지금 ‘프린키피아’의 생물반장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제가 자발적으로 지원했어요. ‘의사’라는 꿈을 위한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서요. 서울대에서 열린 서울생명과학캠프도 두 차례 참가했는데, 미생물 배양 등 전공과정에 있는 실험들을 미리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어요. 제 적성과 잘 맞는지도 파악해보는 시간이었죠.”
‘의사’는 고등학교 때 들어와서 생긴 꿈. 중학교 땐 외교관이 꿈이라 외고를 준비하기도 했다. 꿈이 바뀌게 된 특별한 계기는 없었다. 시행착오를 거쳤다고 할 수 있지만, 그 시간들에 대한 후회는 없다. “이젠 ‘국경 없는 의사’가 되고프다”는 소망도 내비친다.
“한비야의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는 책을 읽었는데, 해외 여러 오지를 다니며 긴급구호활동을 하는 그 열정이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해외봉사에 관심이 생겼고, 국경 없는 의사도 아마도 여기서 비롯된 생각인 것 같아요.” 조금씩 꿈에 대한 그림을 그려나가는 성필이에게 공부는 그래서 ‘더 열심히 해나가야만 하는 꿈의 도구’가 된다.
자기주도학습은 참는 것, ‘오래 앉아있는 습관부터 들여라’
평일 평균 5~6시간의 스스로 학습 시간. 내신대비 공부는 수업진도 나간 데까지 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느슨한 편이다. 너무 꼼꼼하게 세워놓아도 다 마치기 힘들고, 스케줄의 노예가 될까봐서다. 전날 저녁이나 학교 자습시간에 하루의 스터디 플래너를 짜는데, 영역별 시간안배를 하는 정도의 대략적인 목표다. 만약 지키지 못했을 경우는 따로 표시해두고 다음날 꼭 메운다.
“수학 같은 경우는 안 풀리는 문제가 있으면 풀 수 있을 데까지 여러 번 시도하는 편이에요. 그럴 땐 가장 근접한 답이 나올 때까지 틈틈이 시간 날 때마다 풀어 봐요. 답을 도출해냈을 때의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죠.” 이런 성취감을 맛본 사람이라면 스스로 공부하는 즐거움을 절대 놓칠 리 없다는 성필이는 “자기주도학습은 꾸준히 최선을 다하는 것, 참는 것”이라고 말한다. 무조건 오래 앉아있는 습관부터 들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집중이 안 돼도 그렇게 앉아있다 보면 점점 집중력이 생겨 공부를 하게 된다. 공부 중간 중간에는 앉아서 눈이나 목의 피로를 풀 수 있는 체조를 한다. 피로감도 날리고, 집중력은 더 좋아진다. 그래도 지칠 때, 그땐 시간을 내 친구들과 진학하고픈 대학을 탐방한다. 훌륭한 자극제가 된다고 성필이가 힘주어 말한다.
“절대 완벽한 사람은 없어요. 전 언어영역이 취약한 편인데, 유*초등 시절에 책 좀 많이 읽을 걸 하는 후회가 되더라고요. 어린 학생들에게 평소 독서를 많이 해야 한다는 걸 꼭 당부하고 싶어요.” 진심어린 충고와 함께 성필이가 최면을 걸듯 자신에게 얘기한다. “그래도 난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다, 난 내 자신을 믿는다”라고. 그 믿음이 질투나리만큼 부러웠다.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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