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기를 고려하는 구안와사 치료

지역내일 2012-01-09
얼마 전 안면신경마비로 대학병원에서 2주간 입원하면서 항바이러스제, 스테로이드제를 복용하여도 별 차도가 없어 내원한 환자분의 경우, 본 한의원에서 한방치료가 시작된 지 열흘 정도에 증상의 90%이상이 소실되어 대학병원에서도 빠른 경과에 깜짝 놀랐다고 한다.
안면신경마비가 대부분 자연치유가 되나 효과적이고 후유증 없는 치유를 위해서는 생명력의 상태를 고려한 정확한 치료가 필요하다.
한의학에서는 구안와사라고 하여 모세관의 락맥(絡脈)에 풍한습(風寒濕)의 사기가 침입하여 감각과 운동 신경이 마비되어 나타나는 현상으로 본다. 한의학에서는 구안와사가 오게 되면 안면부에 생기가 잘 통하지 않으므로 생기를 살려 통하기 위해 소통시키는 약재와 따뜻하게 생기를 도우는 약, 그리고 염증을 보는 약들을 환자의 생명력에 맞도록 조절하여 쓰고 있다. 물론 과거에는 이렇게 외부의 풍한습의 기운에 의하여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현대에는 이보다는 칠정(七情, 스트레스)으로 인하여 기운이 허약해지고 막혀서 생기는 경우가 더 많다.
스트레스는 상부로 비정상적으로 기운과 열을 띄우기 싶다. 따라서 신경과 근육의 조직에 진액이 마르며 힘줄이 긴장하고 당기면서 마비가 발생한다. 신경이 막히고 조직이 건조해지기 쉬우므로 애를 써서 열을 내면 증상이 더욱 악화된다. 스트레스에 의해 생기가 지쳐서 온 경우에는 맥상이 매우 약하게 나타난다. 반면에 외감(풍한습)에 의해 오는 경우는 대개 초기에 맥상이 뜨는 경우가 많다.

시기에 맞는 치료가 필요하다
시기라고 하는 것은 환자의 생명력의 상태와 구안와사가 발병하고 진행되고, 후유증이 남는 시기를 통틀어서 말한다. 환자의 생명력이 있어 사기와 싸우는 과정에는 생기가 막혀 싸대므로 발산을 하면서 하기를 하면 되지만 지치고 약해진 경우 섣불리 발산을 하거나 하기를 하게 되면 치료가 더뎌지고 생기를 상할 수 있다. 또한 초기 급성기와 자연치료가 되는 시기와 후유증기에 따라 치료의 법이 달라진다.
환자의 생명력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채 무조건적으로 항바이러스제나 스테로이드(면역억제제)를 사용하는 것은 위험하다. 우리의 생명력은 스스로 치유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데 이를 인위적으로 억제시키는 처방은 때로는 치료를 어렵게 만들고 회복하기 어려운 후유증을 남기기 때문이다. 때로는 인위적 치료가 만성과 난치를 조장하는 것을 자주 보는 입장에서 참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약선한의원 최호성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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