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환경과미래연구소 녹색학교 박원규 원장
2011년초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은 시대요구에 걸맞은 융합형 과학기술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초·중등학생들을 위한 STEAM(융합인재교육을 뜻하는 단어로서 과학의 science, 기술의 technology, 공학의 engineering, 예술의 arts 수학 mathematics의 각 첫 글자를 의미)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STEAM과 같은 21세기형 교육에 대한 필요성이 증대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세간에 관심을 불러일으킨 안철수 교수와 지난 2011년 10월 사망한 애플의 창립자 스티브 잡스의 열풍은 이 같은 사회적 욕구를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STEAM교육이란
STEAM은 미국을 비롯한 많은 선진 국가에서 과학 기술 분야의 인재 양성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 Mathematics) 교육에 Arts(예술) 부분이 통합된 교육 접근 방식이다.
STEM이란 용어는 1990년대 미국과학재단(National Science Foundation)에서 과학, 기술, 공학, 수학의 약칭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7년 10월에 미국 국회에서 ‘STEM 교육에 대한 행동계획’을 제시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사용됐다. 2003년 OECD에서 주관하는 학업성취도 평가인 PISA에서 미국 청소년들이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수학·과학 분야에서 아주 낮은 성적을 기록하자 미국의 국가과학위원회에서 이에 대한 대책으로 STEM교육을 제시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1년 교육과학부의 업무계획에서 창의적인 융합인재 양성을 위한 초·중등 STEAM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하였다.
STEAM교육 도입의 문제점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21세기 정보화 사회의 변화에 따른 미래의 교육은 STEAM 교육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STEAM 교육이 국내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콘텐츠 및 전문교사 부족이라는 2개의 큰 산을 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우선 콘텐츠 측면에서 보면, 개발자들의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개발자들이 모든 분야를 융합할 수 있는 사고로 기초과학원리에서 첨단 과학·기술·공학까지 스토리텔링으로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표현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재미있고 이해가 쉬우면서 창의적인 STEAM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과학·기술·공학 분야에 능통하면서도 기타 인문분야 까지 융합할 수 있는 사고력을 가진 사람도 드물고 혹시 있다 해도 인건비가 비싸서 보급형 콘텐츠 개발은 힘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나라가 인터넷 선진국이어서 벤치마킹할 외국의 교육프로그램도 많지 않고, 특히 0.1%의 천재를 위한 콘텐츠가 아니라 적어도 상위 2~30%를 위한 콘텐츠 개발이라는 점 또한 더욱 개발을 어렵게 하는 요소로 보인다.
STEAM교육을 담당할 수 있는 강사의 부족 또한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 중의 하나이다. 특히 초·중등학교에서 보다 고등학교에서의 STEAM 교육은 더욱 어렵다. 고등학생의 경우 이미 교과별 심화학습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교사들에게 담당하는 수업외 타 교과 부분까지 수준 높은 학습 진행을 기대하기 어렵다. 경기도의 한 시범학교에서 STEAM 교육 시간에 코티칭(동일한 주제와 학습 자료를 다른 교과 교사가 나누어 가르치는 것)이란 기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 보려 했으나 진행방식이 교과간 단순 결합에 그치고 말았다는 점 등은 이런 STEAM 전문 강사 양성의 어려움을 잘 보여준다.
향후 STEAM교육의 방향
앞에서 제시한 원론적, 이상적인 STEAM 교육의 내용과 현실적인 면에서 지적한 문제점들을 고려할 때 당분간 일본 호라카와 고등학교의 학생연구원 학교’나 (사)환경과미래연구소에서 시행하는 스토리텔링 교육법 등이 가장 적합한 교육방식으로 보인다.
일본 호라카와 고등학교는 ‘학생들 모두가 연구원이 되는 학교’로 유명하다. 이는 기존의 커리큘럼을 교육하는 데 있어 문제기반학습프로그램(Problem Based Learning, PBL)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PBL은 학습자들이 공동으로 문제해결방안을 논의한 후 개별학습과 공동학습을 통해 공동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식이다. 호라카와 고등학교는 이 PBL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수용력, 사고력, 판단력, 표현력을 집중적으로 육성하였다.
따라서 초·중등학교에서의 STEAM교육에는 (사)환경과미래연구소''에서 시행하는 ‘스토리텔링 교육법’이 재미와 교육, 창의적 사고력 향상이라는 에듀테인먼트의 목표를 가장 잘 구현한 것으로 보인다. 이 교육법은 교사의 멘토링과 함께 학생들이 스스로 필요한 학습 자료를 수집하고, 가설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통합적인 사고력과 창의성을 계발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특히 수학을 활용하여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기초교육단계와 주변에서 쉽게 보는 각종 생활도구들의 발전사(과학사)를 활용한 기본교육단계, 그리고 배운 내용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스토리텔링을 만들어가는 시놉시스 과정 (심화과정)등이 교육비 대비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 교육법은 지도교사가 모든 것을 알려주는 지식 전달자가 아닌 교육의 보조자 역할을 함으로써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자기주도적 학습을 가능케 해준다는 장점도 있다.
지난 수십 년 간 과학·기술·공학은 엄청나게 발전했다. 그러나 초·중등학교에서의 과학교육은 미국, 유럽, 일본, 한국 어느 나라던 간에 실제 그 내용이나 구성에서 거의 변화가 없었다. 그러니 다양한 첨단과학기술 제품들에 익숙한 청소년들은 이런 구시대의 과학교육에 흥미를 잃을 수밖에 없었고 과학적 창의성 함양에도 많은 문제가 발생했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미국 일본 등의 선진국에서는 시대에 맞는 교육방법을 도입하고 있다. 특히 과학교육은 현재를 대비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대비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볼 때 더욱 더 시대에 적합한 교육방법의 도입이 절실하다.
우리는 흔히 나이 어린 애가 높은 수준을 미리 아는 거, 예를 들어 중2가 대학의 미적분을 풀면 영재라고 하는데,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 있는 거 미리 아는 게 무슨 영재인가? 진짜 영재는 자기 레벨에서 독특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다. 이런 진짜 영재를 길러내기 위한 우리나라의 STEAM 교육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 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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