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이 밝았다.
장기불황, 자연재해, 위태로운 국제경제, 실망스런 정치현실 등으로 웃을 일 없었던 지난 한해, 당장이라도 앞치마 벗어던지고 넥타이 풀어헤치고 싶은 순간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리 밝지 않은 올해 전망 앞에 한숨은 여전히 길고도 깊다.
하지만 다시 새로운 시작 앞에 불쑥 희망이 튀어나온다. 이제 막 출발선에 선 장거리 주자처럼 두근두근 뛰는 심장을 느끼며 신발 끈을 바짝 조여 맨다.
여의주를 입에 물고 하늘로 승천하는 용의 기상을 받아 다시 한 번 기운 내서 출발해야 하는 순간, 우리 이웃들은 어떤 소망을 품고 있을까.
택시기사 박영호(53)씨
“천안·아산 택시요금 통일합시다”
아산택시연합회는 천안·아산 사업구역을 통합하는 데 찬성했습니다. 그러나 천안은 반대하고 있습니다. 아산에서 천안 갈 때는 할증요금을 부과하지 않으나 천안에서 아산 갈 때는 20% 시계 외 할증요금을 부과합니다.
천안과 아산은 서로 시내버스도 다닐 만큼 지리적으로 가깝고 생활권도 가까운 도시입니다. 천안·아산 사업구역이 통합되면 택시종사자 입장에선 공차율이 줄어들고 운송 수입도 올라갑니다. 또한 시민들은 택시요금 할증이 없어져 부담이 적어집니다.
택시종사자들과 시민들이 좀 더 나은 교통 편의를 갖게 되길 바랍니다. 모든 운수종사자분들과 시민 여러분, 부디 안전운전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아산경찰서 생활안전계장 윤치원(35) 경감
다닐만한 학교, 살만한 도시를 소망하며
2012년은 제 쌍둥이 딸이 초등학교에 입학하여 학부형이 되는 뜻 깊은 해입니다. 제가 바라는 소망은 우리 쌍둥이를 포함해 모든 학생들이 건강하게 안심하고 학교를 다니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종 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아산의 치안에 더욱 더 신경을 써야겠지요.
아산의 모든 학생들과 시민들이 안심하고 다닐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범죄예방활동에 집중하겠습니다. 아산시가 세계안전도시로 인증 받을 수 있게 말입니다. 2012년 임진년에도 아산시민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기를 기원하며 신뢰와 공감 받는 경찰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자영업자 이필종(41·신방동)씨
“지자체, 동네 슈퍼마켓 살릴 방법 찾아야”
한 동네에 SSM(기업형 슈퍼마켓)이 몇 개씩 들어오니 소규모 상인들이 견뎌낼 재간이 없어요. 시에서 최소한의 거리제한이라도 둬서 중소상인들이 살 길을 열어줬으면 합니다.
두정동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는데 유통업에 종사한 지 십년 만에 이런 불경기는 처음이에요. 정말 어렵습니다. 지난해 8월 개업한 슈퍼마켓이 생각보다 많이 재미없다는 게 솔직한 표현입니다. 물가는 오르는데 경기는 가라앉으니 소비가 꽁꽁 얼어붙은 탓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꼭 개업 당시 목표한 매출을 회복하는 것이 소망입니다. 함께 고생한 직원들을 정리하는 일은 없도록 최선을 다해야지요.
전업주부 임민영(35·백석동)씨
"학교 입학하는 큰아이 적응 잘하길"
올해 큰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합니다. 그래서 아이의 학교적응이 가장 큰 관심사에요.
아이가 학교생활을 할 때 엄마에게 의존하지 않고 느리더라도 혼자 힘으로 해결하는 능력을 길러주고 싶습니다. 학교에서 선생님께 혼나거나 친구들 끼리 싸우는 일이 있어도 분노하기보다 객관적으로 상황을 보려는 노력을 해야겠다고 다짐하고 있어요.
그동안 공부보다 인성교육에 많은 비중을 두고 아이를 키워왔어요. 새해 소망 역시 좋은 엄마가 되는 거죠. 올해도 두 아이의 엄마로 최선을 다해 살 겁니다. 무엇보다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의사를 존중하는 엄마가 되고 싶어요.
직장인 김형태(37)씨
“서민에게 힘이 될 새로운 정치인 뽑혔으면…”
가족이 모두 건강했으면 좋겠고 보너스가 좀 많이 나오면 좋겠고 다이어트에 성공하고 싶고 직장 일에 최선을 다하고 바뀐 상사들이 훈훈한 인간미가 넘치는 분들이길 바라며 독서를 통해 인생을 통찰하는 혜안을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한 번씩 사는 로또는 이등 정도만 당첨되면 소원이 없겠고 아이들과 더 소통할 수 있음 싶고 와이프와 결혼 10주년을 뜻 깊게 보내며 더 나은 십년을 기약하고 싶어요.
무엇보다 전세가가 안정되길 빌며 나 같은 중산층의 탈을 쓴 서민에게 힘이 돼 줄 새로운 정치인이 뽑혔으면 좋겠고 항상 후회 없는 삶을 살도록 내 자아가 튼튼해지길 기원합니다.
택배기사 이선우(40대)씨
“혼자 있을 아이 걱정 없이 열심히 일할 수 있을까요?”
돌아다니는 거 좋아해서 이 일을 좋아합니다. 일자리 없어서 힘든 사람도 많은 세상에 일이 있다는 데에 감사하게 생각하지요.
새해엔 친구들 연락 오면 같이 술 한 잔 할 시간 정도는 있으면 좋겠고 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5학년 아이들 놔두고 와이프랑 이 일을 같이 하는데 얘들 봐주는 손이 아쉽습니다. 아이들 혼자 있는 시간에 사교육 비싸서 못 시키는데 공교육도 방과후수업이다 뭐다 돈 들긴 마찬가지인거 같습니다. 어쩔 수 없이 부부가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아이들 마음 놓고 학교 교육에 맡기고 일 열심히 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부자 되면 좋겠습니다.
소방관 주흔숙(37·직산읍)씨
여자, 엄마이기 이전에 나는 소방관
여성소방관으로 직접 대형소방차를 운전하고 화재현장에 투입되면서 위험한 순간을 많이 겪습니다. 지난해 동료의 안타까운 죽음을 지켜보며 안전에 주의해야겠다는 다짐도 했지요.
하지만 막상 긴급한 화재가 접수되면 내 몸을 생각할 겨를이 없습니다. 빨리 진압하고 인명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지요. 6살, 8살 된 아이들을 생각하면 나를 챙겨야 하지만 그에 앞서 나는 언제나 소방관이니까요.
올해도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더 노력할 겁니다. 소방설비기사 자격증도 목표입니다. 시민여러분도 소방차 출동 시 소방통로 확보 등으로 도움을 주세요. 그것이 모두의 안전을 위한 길이니까요.
교사 채진희(천안업성고) 씨
학생들과 폭 넓게 소통할 수 있는 교사 될 것
올해 목표는 학생들과 좀 더 폭넓게 소통할 수 있는 교사가 되는 것입니다. 학생들의 문화가 매해 변화하고 세대차가 점점 벌어진다는 것을 체감합니다. 게다가 요즘은 교사의 권위도 상실되고 있지요. 하지만 소망을 이루기 위해 학생들과 더 많은 대화를 나눌 거예요.
그리고 올해는 창의적 체험학습이 더욱 확대된다고 합니다. 동아리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진로탐색을 돕고 그들의 소질과 적성도 함께 발견해보는 기쁨을 누리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방학동안 적극적인 연구 및 정보탐색을 해봐야겠지요.
학교 폭력, 왕따, 교권 붕괴 등 지난해 우리를 힘들게 하고 위축시킨 소식들 말고 올해는 학생, 그리고 동료 선생님들과 함께 기쁜 소식들을 많이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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