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라는 공통분모 아래 뭉친 사람들이 있다. 기꺼이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창작 활동에 힘을 쏟고 있는 원도심 문화 공동체 프로젝트 ‘또따또가’. 한때 부산의 중심지였던 중앙동과 동광동 일대 구시가지에 둥지를 틀고 새로운 예술르네상스의 꿈을 펼치고 있다. 또따또가의 활동 무대는 좁고 낡은 골목이지만 어느 곳보다 반짝이는 재치와 창작 열정으로 똘똘 뭉쳐진 신선하고 경쾌한 골목이다.
40계단에서 내려다 본 풍경. 왼쪽에는 수공예샵 ‘은여우’
따로 또 같이 ‘또따또가’
‘또따또가’는 문화적 다양성을 뜻하는 프랑스어 ‘똘레랑스’에서 ‘또’를, ‘따’로 활동하지만 ‘또’ 같이 활동한다는 의미에서 ‘또따’를, 거리나 지역을 나타내는 한자 ‘가(街)’를 합성해 표현한 것이다. 2010년 개소식을 시작으로 중구 중앙동 40계단 주변과 동광동 빈 상가 20개 공간 43개의 실에서 갤러리, 아트센터, 인문학센터. 작가 작업실 등을 조성해 활동하고 있다.
운영지원센터에서 만난 김희진 센터장은 “다양한 강좌와 거리 공연, 전시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문화를 전파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1년에 한 번 또따또가 예술문화 축전에서는 다양한 강좌에서 배운 시민들이 직접 공연도 하고 사진전도 함께 연다”면서 예술인들은 안정적인 창작공간을 가지게 됐고 시민들은 자유롭게 예술문화를 접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독립영화 갤러리 ‘보기드문’
원도심 창작공간
센터의 김현명씨 안내로 또따또가 공간을 둘러보기로 했다. 중앙동과 동광동 일대는 아직까지 일제시대 때 지어진 건물이 군데군데 남아있었다. 옛 건물과 현대식 건물이 서로 공존하고 있는 묘한 풍경이다.
처음 들른 수공예샵 ‘은여우’에서는 반짝반짝 예쁘고 탐나는 수공예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마냥 좋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사진기에 고이 담았다.
또따또가갤러리에서는 2011년 중구문화의집 사진동아리 순회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2010년 만 65세 이상의 어르신을 대상으로 결성된 사진동아리에서 중구 일대로 출사를 나가 찍은 작품들이었다. 한사코 올해 연세 70이라는 한후수, 오숭한 어르신들은 취미삼아 시작했는데 출사를 다니니 건강에도 좋다며 연신 흡족해했다. 이번 전시는 1월 6일까지 열린다.
또따또가 창작 공간은 조그마한 명패로 통일되어 있지만 개인적으로 온다면 지도를 보면서 찾아가는 것이 수월하겠다. 길을 걷다보면 쭈꾸미 그림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작년 12월에 중앙동 쭈꾸미골목 일대에서 열린 축제 ‘쭈꾸미골목프로젝트’에서 선보인 박경효 작가의 작품이란다. 쭈꾸미골목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안 사실이고 쭈꾸미골목을 주제로 예술을 이야기한다는 발상도 신선했다. 널찍한 도로가 아니라 좁은 곳에서 서로 온기를 느낄 수 있기에 가능한 축제. 그래서 골목은 작은 공간 속에서 큰 이야기들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곳이다.
인문학 북카페 ‘백년어서점’
옛 골목에서 새로운 희망을 엿보다
독립영화 갤러리 ‘보기드문’은 언제나 열린 공간이다. 영화관련 책과 DVD, 비디오 등 약 2000여점의 영상자료를 갖추고 시민들과 함께 영화를 보고 토론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찾아간 곳은 백년어(百年魚)서원. 인문학 북카페로 다양한 문학 강좌가 열리는 공간이다. 벽을 바다삼아 백 마리의 나무물고기들이 유유히 유영하는 풍경이 인상적이었다. 언제고 들러서 차 한 잔에 책을 펼쳐들고 싶은 그런 따스한 곳이다.
사람들이 떠나가는 구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또따또가. 사람이 중심이 되는 우리 동네 이야기가 있어 더욱 정겹다. 2012년, 또따또가는 새롭게 선보일 또다른 프로젝트로 분주하다.
이수정리포터 cccc09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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