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책읽기 프로젝트

우리아이에게 맞는 독서방법은?

정답이 없는 독서지도방법, 내 아이를 위한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다

지역내일 2012-01-06

대학입시 결과가 속속 발표되면서 가장 많이 들리는 이야기는 “어릴때부터 책을 많이 읽었어요.” “교과서에 충실했어요.” 라고 하는 뻔한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이 뻔한 이야기 속에 해답이 숨어 있다. 어릴 때부터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이야기이지만 내 아이에게 어떻게 책을 많이 읽힐까는 고민스러움 그 자체이다. 아이들마다 성향도 성격도 다르고 책을 접하는 태도도 다 다르기 때문에 남들이 좋다고 무조건 따라하다가는 내 아이가 책 읽기에 스트레스를 받거나 질려할 수도 있다. 내 아이에게 맞는 적당한 방법을 찾는 것도 이제는 엄마의 능력이 되어버렸다.


방학엔 도서관으로 고고씽~

우선 책을 읽으려면 어떤 책을 어떻게 고르는가를 고민하게 된다.
5학년 3학년 두 아들을 둔 박미애(39·수영동)씨는 평소 만화만 찾는 두 아들을 위해 방학엔 도서관에 출근도장을 찍기로 결심, 작년 여름방학부터 작전이 시작됐다.
“책을 읽혀보려고 동화나 역사책을 사줘도 제대로 읽지 않는 거예요. 그래서 독서습관을 잡기 위해 방학을 이용해 무조건 도서관으로 출근을 했어요. 거기서 책을 읽든 안 읽든 일단 책과 가까이 하는 것부터 시작했죠”
두 아들이 처음엔 도서관에 비치된 만화책부터 손이 가더란다. 박씨는 한동안 내버려 두었다. 자신도 아이들 앞에서 책만 읽고 별 간섭을 안했다. 가끔 박씨가 책을 골라 한 권 씩 권유도 해보고 아이들이 재미있어 보이는 제목을 골라 한 권 두 권 읽더니 어느날, 두 아들 하는 말이 “엄마~ 재미있는 책도 많네요”하더란다.
아이들이 만화 책 외에도 여러 책을 접해본 것만도 작전에 성공한 거라 생각한 박씨는 방학이 끝날 때 까지 꾸준히 도서관을 찾았다. 처음 도서관에 가자고 제안한 박씨의 말에 투덜거렸던 두 아들이 다음 방학에도 도서관에 가야한다고 다짐을 했다고.
이번 겨울방학, 박씨 가족의 도서관행은 다시 시작됐다. 이제는 제법 책을 좋아하게 된 두 아들을 보며 박씨는 “아이들의 독서습관은 책 읽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조언한다.   


직접 책을 고르는 즐거움

10세, 8세 두 아이를 둔 김현숙(34. 용호동)씨는 아이들을 데리고 자주 서점과 도서관을 찾는다. 흔히 엄마가 인터넷으로 싸고 좋은 전집을 왕창 사주거나 서점을 가도 엄마가 좋은 책을 골라주는 경우가 많지만 김 씨는 아이들에게 직접 책을 고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준다.
“일정한 틀과 방향을 제시해 주지 않으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분야의 책만 고르지만 “오늘은 위인전 중에서 읽고 싶은 것이나 전래동화 중에서 읽고 싶은 것 5권을 고르고 나머지 2권은 자유롭게 읽고 싶은 걸 골라 볼래?”처럼 말하곤 해요. 서점에 가서도 10권 정도 제가 1차로 고르고 그 중에서 대충 읽어보고 한 권을 고르라고 제시해요.”
집 근처 도서대여점에도 등록해서 아이들 둘만 보내 책을 직접 골라오게 한다.
“1달에 2만원 회비를 내면 자유롭게 책을 대여할 수 있어 좋아요. 책을 고르면서 다양한 분야의 책을 자연스레 접하게 되니 책을 고르는 안목도 생기고 좋은 것 같아요. 가끔은 함께 가서 ‘이런 책도 있네’, ‘이 책도 정말 재미있겠다’라는 말로 어떤 책이 좋은 책인지 살짝 힌트를 주기도 해요.”
김씨의 이런 독서 교육법은 수동적이고 강제적인 글 읽기는 자칫 독서에 대한 흥미 자체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특별한 독후 활동을 하지는 않지만 책을 잘 읽으면 독서 칭찬 스티커를 붙여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이런 동기 부여는 유아나 초등학교 저학년에게 더욱 효과적이다.


학습지나 도서대여프로그램을 활용

도서관이나 도서대여점을 찾기 힘들다거나 엄마가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면 독서 학습지나 도서대여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유아나 저학년인 경우엔 각 학습지 회사마다 마련된 독서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웅진의 ‘씽크빅책읽기’ 교원구몬의 ‘구몬독서’, 대교의 ‘눈높이창의도서’, 재능교육의 ‘생각하는 쿠키북’등의 프로그램들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매월 3~5권정도의 책을 받아볼 수 있고, 상품에 따라 교사가 방문 독서지도를 하기도 한다. ‘아이북랜드’나 ‘해피북랜드’ 와 같은 책 대여 프로그램도 이용해볼 만하다. ‘해피북랜드’의 경우는 한글도서 뿐 아니라 노부영과같은 영어도서도 대여가 가능하다.


어릴 때부터 몸에 배인 독서 습관

독서는 습관이다. 바쁜 시간에도 짬을 내 책을 보는 학생이 있는가하면 시간적으로 여유로워도 책을 멀리하는 학생이 있다. 특히 휴대폰으로도 게임이 가능한 요즘 같은 시대에 때때로 독서는 따분한 활동으로 여겨진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책 읽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예전보다 더욱 노력이 필요한 일이 되어버렸다.
“아이가 태어난 뒤 한 두어 달쯤 지났을 때였을 거예요. 친구가 누워있는 아이에게 책을 읽어 주라더군요. 뒤집기 시작하면 어렵다고.” 초등학교 6학년 딸을 둔 신현숙(41·망미동)씨는 친구의 말을 듣고 아이에게 책을 보여주기 시작했단다. “그림책을 보여주는데 신기하게도 좋아하는 듯했어요. 별다르게 해줄 수 있는 일도 없어서 날마다 누워서 책을 읽어줬죠. 그래서인지 지금도 틈만 나면 책을 읽어요.”
주변 부모들은 책을 읽지 않는 아이들 때문에 일부러 논술학원에 보낸다고 하지만 신씨는 아직까지 논술을 시킬 생각은 없다고 한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책을 보는 아이에게 굳이 부담주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학습지를 통해 매달 새로운 책을 받아보고 있어요. 더 이상 전집을 사지는 않고 한 달에 한 번쯤은 서점에 가서 마음껏 책을 접하게 합니다. 부모의 강요 없이도 행복하게 책을 읽는 딸아이가 대견하네요”라는 신씨다.


시험공부, 독서를 열심히 한다면 어렵지 않아요~

“우리집 시험공부는 독서가 문제집을 대신합니다.”
초등학교 3,4학년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 박진희(39·대연동)씨 집은 온통 책으로 둘러싸여 있다. 어릴 때부터 아이가 읽은 책을 모두 모아뒀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책은 언제라도 다시 꺼내볼 수 있도록 도서관에서 빌리기 보다는 중고책이라도 사서 읽힌다고.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때도 문제집을 거의 풀지 않아요. 교과서에 나오는 대부분의 내용은 책으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책으로 접하지 않은 영역만 문제집을 이용해요. 아직까지는 두 녀석 다 성적이 잘 나오는 편이라 만족합니다.”
아무리 책을 많이 보는 아이라도 시험 때 문제집 한두 권은 풀기 마련이다. 어찌 보면 불안할 수도 있는 상황인데 박씨는 의외로 덤덤하다. “아직 초등학생이잖아요? 기계처럼 문제 유형을 익히는 공부보다는 독서를 통해 전반적인 내용을 이해하도록 해보자는 게 제 생각이에요. 요즘은 아예 교과서 내용을 쉽게 풀이한 책도 나와 있어요. 다행히 아직까지는 별 어려움이 없어요. 아이들도 잘 따라주고요.”
학년이 올라가면 공부하는 방식은 달라지겠지만 독서가 밑바탕이 되어 주리라는 믿음은 굳건하다.


독서논술프로그램으로 독후활동을

엄마와 함께 하는 공부가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하지만 그럴 수 없는 경우도 있고, 아이와 마주앉으면 공부보다는 싸움이 된다는 엄마들은 엄마표 독서지도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초등학교 5학년 딸아이와 마주하면 매번 좋게 시작하다가도 싸움으로 끝난다는 주부 이미영(38. 좌동)씨는 아이가 4학년이 되면서 엄마와 함께 책 읽는 것을 포기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웃으면서 시작하지만 꼭 싸우면서 끝나요. 매번 이런 일이 반복되니 딸아이와 사이도 나빠지고 책을 읽으라고 하면 짜증을 내더라구요.” 이래선 안될 거 같아 주변에서 추천하는 독서논술프로그램을 이용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매주 책을 읽어가는 것을 부담스럽고 어려워해서 싫어했지만, 또래 친구들도 만나고 책 읽고 토론하는 것도 익숙해지니 점점 자신의 이야기를 또박또박 조리있게 정리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한다. ‘대교 솔루니’, ‘한솔플라톤’, ‘한우리독서논술’, ‘콜로키움프로젝트’ 등 다양한 독서논술프로그램들을 활용하여 책 읽기에서 그치지 않고 독후활동도 하고 독서이력도 쌓을 수 있다. 이런 프로그램들이 각각 가지고 있는 특징을 찾아 내 아이에 적합한 방법을 고르는 노력이 필요하다. 독서지도에는 정답이란 없으니 말이다.

장정희리포터 swtdre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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