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버스- 등촌고 토론반 ‘Agora’를 찾아서

상대방에 대한 배려로 시작해 상대방을 감화시키는 토론

지역내일 2011-12-04

올해 제4회 서울시청소년토론대회에서 동상을 차지한 등촌고 토론반 ‘아고라’는 2009년도에 만들어졌다. 그 역사가 길지 않지만 등촌 토론반 ‘아고라’는 교내에서 인기 동아리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1,2학년 23명으로 구성된 등촌 ‘아고라’는 지난 23일(수)에 2학기 교내 토론대회를 개최했다. 상대방을 배려하며, 또 상대를 자신의 편으로 끌어 들이는 능력(감화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시간이었다. 생각이 다양한 여러 사람이 함께 사는 이 사회, 세계를 살아갈 학생들이 꼭 배워야 할 중요한 배려와 감화력의 산실 등촌고 토론반을 찾아가 보았다.


네이버 카페운영하며 온라인상에서도 활동
등촌 토론반 ‘아고라’는 1학년 15명과 2학년 8명 모두 23명의 회원들이 활동한다. 토론1반과 2반으로 나누어진 아고라의 정기 모임은 2주에 한번씩 CA시간에 진행 되지만, 토론대회를 앞두고는 수시로 모둠별로 모여 입론서 준비 등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 등촌 ‘아고라’는 온라인 상(naver)에서 ‘등촌 토론부’라는 카페를 운영하며 대회 준비와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올 3월부터 등촌 토론반을 담당하고 있는 국어교과 이은주 교사는 “토론은 혼자 자신의 주장을 생각하고, 그 근거가 무엇이 될지 사고하고 판단하여 구체적 자료를 찾아보는 자기주도적인 학습활동이다”라고 전한다. 하지만 토론반에 입회한 학생들에게 처음에는 쉽지 않은 일이기에 이교사는 처음에는 주로 토론주제에 대해 본인의 생각을 묻고 그 근거를 하나씩 알려주고 어떻게 생각하는 지 하나하나 묻는 질의 형태로 동아리활동을 전개해 나간다.
지난 23일 ‘GMO 사용 과연 바람직한가‘라는 주제로 2학기 교내 토론대회가 열렸다. 토론 직전에 제비뽑기로 찬반을 정한 이번 교내 대회는 올해 마지막 대회인 만큼 대회 참가자들은 많은 준비로 그 열기가 대단했다. 이전 대회까지는 1,2학년들이 모두 참가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1학년들에게 2학년들의 경험을 전수하자는 취지에서 일명 ''멘토제''를 시행한 대회였다. 1학년 3명이 한조를 구성하고, 2학년이 멘토가 되어 1학년을 도와주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토론의 기본자세 상대에 대한 배려
올해 1학기 교내 토론대회에서 1등상을 수상한 조은별(고1)양은 “선배의 도움과 팀웍 덕분이지만 자신도 놀랐다”고 전한다. 또 토론 주제가 사회이슈가 많아서 배우는 것도 많고, 특히 시각이 다양하게 넓혀진 것도 발전된 점이지만, 발표하면서 자신감이 생겨서 소심한 성격을 바꾸는데도 큰 도움이 되었단다.
이번 2학기 교내 토론대회에서 아쉽게 결승전을 앞두고 패한 김형진(고1)군은 “처음 토론을 할 때 주제와 관련 없는 말들을 쏟아 놓았는데 지금은 요점 정리가 잘되고 사고의 폭도 넓어지고 몰랐던 토론 규칙도 배우는 등 너무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며 “2학년에 올라가면 교내토론대회에서 대상을 타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등촌 토론반 학생들은 처음과 달리 활동을 하면서 평소 자신의 생각을 제시할 때도 차분하게, 이성적, 논리적으로 근거를 들어 설명하게 된다는 이교사는 “토론의 기본 자세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라고 강조한다. “토론은 상대를 이기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펼쳐 상대를 자신 편으로 감화시키는 것으로, 이 사회 나아가 이세계를 살아갈 학생들이 꼭 배워야 할 중요한 상대방에 대한 배려, 감화력을 배우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서울시청소년토론대회에 참가했던 채종욱군은 함께 대회에 참가한 두명의 친구와는 달리 교지편집부에서 활동하다가 2학년때 토론반에 입단했다. 타고난 말재주가 이번 대회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종욱군은 “3명이 한팀을 이뤄 의견을 공유하며 하나가 되는 즐거움을 나눈 이번 대회가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등촌고 토론반 임성현(고2)군
관용의 미덕을 배우는 토론
학교성적이 우수하고 글솜씨도 뛰어난 임군이지만 소심한 성격 때문에 남 앞에 서면 떨려서 말을 잘 못하는 점을 극복하고 싶어 토론반에 들었다. 그 것 외에도 많은 것을 배우고 얻은 소중한 시간이었다는 임군 “사회를 살아가면서 필요한 민주시민의 자세 등, 특히 남을 수용하는 ‘관용’을 배울 수 있었어요”라고 말한다. 교내 토론반 1부장으로 올해 서울시 토론대회에 참가 했던 임군은 우리국민들에게 다양한 문화를 전달하는 엔터테인먼트가 장래 희망이란다. 성현군은 “학업실적보다는 사람이 되는 토론수업을 통해 정말 많은 것을 배운 시간이었는데, 이런 좋은 수업이 우리 학생들 모두가 참여할 수 있도록 정규 교과에 들어갔으면 좋겠어요”라고 힘주어 말했다.


등촌고 토론반 심현보(고2)군
토론반 활동은 내 인생의 전환점
1학년 초에는 야구반 입단을 생각했던 심군은 성현군의 조언으로 토론반 회원이 되었다.
고집이 세고 자기 독선이 심하다고 자평을하는 심군은 성현군과 함께 교내토론반 부장(2부장)을 맡고 있고 서울시토론 대회에도 함께 참가했다. “이번 대회에 패인은 마지막 까지 겸손해야 하는데 자만심으로 상대방을 너무 쉽게 생각했던 것이 컷다”는 현보군은 “제가 독단적인 성격으로 나와 다른 사람의 의견을 인정하지 못했는데 토론을 통해 저의 단점을 알고 인정하며 다양성을 배우는 등 등촌고 토론반 활동은 저에게 하나의 전환점입니다”라고 전했다.

이희경 리포터 yihk60@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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