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종일 뛰놀아 무릎이며 여기저기 더러워진 아이들 옷. 세제 넣어 몇 번 비벼주면 새하얘진다. 그 모양 물끄러미 바라보다 문득 떠오른 생각 하나. 이리 치이고 저리 부딪친, 살다보니 때 묻고 때로는 흙탕물 튄 내 마음도 저렇게 새하얗게 빨 수는 없을까….
그 마음을 읽은 공연이 천안을 찾는다. 12월 20일과 21일 공연을 올리는 뮤지컬 ‘빨래’다.
뮤지컬 ‘빨래’는 2005년 국립극장 초연 이후 1500회의 공연을 펼쳤다. 관람객이 벌써 30만 명을 넘어섰다. 관람객들은 150분의 공연을 통해 마음을 깨끗하게 빨아냈다.
작품성도 인정받아 2005년에는 단 2주의 공연으로 ‘제11회 한국 뮤지컬 대상 시상식 작사/극본상을 수상했다. 2008년에는 SFCC Awards ’Winner 외신기자상을, 2010년에는 더뮤지컬어워즈 극본상, 작사/작곡상을 수상했다. 무엇보다 대형 라이센스 뮤지컬 홍수 속에 꾸준히 사랑을 받으며 한국 창작뮤지컬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뮤지컬 ‘빨래’는 우리 이웃, 그리고 내 이야기를 그대로 무대에 펼쳐낸다. 그 속에서 웃고 울며 지친 일상 속 작은 희망을 이야기 한다.
공연은 서울살이 5년차의 당찬 강원도 아가씨 나영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하늘과 맞닿은 서울 어느 작은 동네로 이사 온 27살 서나영은 서점에서 근무한다. 어느 날, 휴일에 빨래를 널러 올라간 옥상에서 이웃집 몽골청년 솔롱고를 만난 나영. 어색한 첫 인사로 시작된 둘의 만남은 바람에 날려 넘어간 빨래를 계기로 가까워진다. 이 와중에 옆집 희정 엄마와 연애하는 구씨는 연일 밤마다 술을 먹고 싸우느라 정신이 없고, 주인집 할머니는 장애인 딸 정둘이로 늘 마음이 아프다.
그들의 일상이 펼쳐지는 가운데 그들의 아픔을, 기쁨을, 슬픔을 달래주는 것은 그저 빨래. 하지만 언제든 희망은 불쑥 솟아나 ‘얼룩 같은 어제를 지우고 주름진 내일을 다리는’ 순간을 기대하게 한다.
더러워져도, 지워지지 않을 것 같은 얼룩이라도 공들여 빨고 툭툭 털어 반듯하게 널어놓으면 다시금 새하얘진다. 언제 더러웠던 적 있냐는 듯 눈부시다. 어쩌면 그것이 삶이 아닐까.
김나영 리포터 naymoon@hanmail.net
■ 뮤지컬 ‘빨래’
일정 : 12월 20일(화)~21일(수) 오후 7시 30분(2회 공연)
장소 : 천안시청 봉서홀 좌석 : R석(1층) 2만원. S석(2층) 1만5000원(예매수수료 1000원)* 10명이상 10%, 20명이상 20%, 장애인 20%(공연 당일 복지카드 지참) 할인
문의 : 1644-9289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