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면서 도로변에 피투성이가 된 현장을 목격할 때가 많다. 운전자라면 끔찍한 광경을 경험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바로 이것이 로드 킬(Road kill, 동물이 도로에 나왔다가 자동차 등에 치여 사망하는 것).
전국적으로 멸종위기종인 삵과 담비를 비롯하여 노루, 고라니, 멧돼지 등 야생동물에서 개나 고양이 같은 애완동물까지 도로변에서 많이 죽어가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로드 킬 사건이 연간 약 2,000여건이라지만, 통계치보다 알려지지 않은 것은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로드 킬은 최근 들어 더욱 확대되어서 새로 생기는 고속도로와 고속국도, 국립공원이나 산, 숲이 인접해 있는 곳의 차로, 나아가 도심지에서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많은 산을 깎아 생태계가 무시되면서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도로 때문, 즉 야생동물의 가장 기본적 습생인 먹이와 서식지, 그리고 번식 때문에 일어나는 환경요소를 제거하여 도로로 만들어 버린 것이 그 이유이다.
한편으로, 갈 곳 없이 무방비 상태로 내몰린 야생 동물들의 로드 킬로 인해 인명피해도 많이 발생되고 있다. 도로주행 중에 동물을 피하려다 추락한 사건, 급제동으로 6중 충돌 사건, 빗길로 좁아진 시야운전으로 충돌하는 사건, 동물과 충돌로 차량이 파손되어 사고사망을 이어지는 등 끔직한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 내 주변에만 해도 동물 살리려다가 급제동으로 현재 뇌사상태로 입원중인 사람도 있다 보니, 이러한 일들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이러한 로드 킬 대처방안으로 각 지역 국립공원 등 대대적 야생동물 출현 안내방송, 야생동물 로드 킬 빈발구간 네비게이션 안내방송, 야생동물을 위한 생태통로를 개선 확충하는 등 로드 킬 감소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듯 국가적으로 대대적인 방안을 안내하고 홍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각 지역의 생태조건과 주변 환경에 맞도록 생태공간이 파괴된 곳을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대처하는 꾸준한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며, 개개인의 실제 생활에서도 방어 운전 등의 예방법이나 대처법 등을 알아야 할 필요성과 함께 더 나아가 인간편리를 위해 깎은 산과 새로 난 도로가 자연 생태파괴와 동물의 죽음에 이어 우리 목숨까지 위태한 죽음의 도로로 변한다면, 스스로의 덫에 걸리는 격은 아닌지, 자연 생태를 쉽게 보는 것은 아닌지, 끊임없이 되짚어 봐야 할 것이다.
전라북도자연환경연수원 김현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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