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활 타오르면서 주변을 따뜻하게 해주는 연탄처럼, ‘나 아닌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이 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가 있다. 대전연탄은행 신원규 대표(47)다. 어려운 이웃에게는 보석만큼이나 소중한 검은 연탄을 7년째 무료 배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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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은행은 2002년 봉사단체인 밥상공동체가 원주시 원동에서 시작한 운동이다. 대전연탄은행은 전국에 있는 33개의 연탄은행 중 12번째로 문을 열었다. 2005년, 신 대표는 ‘몸이 추워지면 마음이 더 추워지기 마련’인 이웃들을 돕고 싶은 마음에서 대전연탄은행을 열었다.
대전연탄은행이 일년 동안 공급하는 연탄은 대략 25만장 정도다. 대전지역에서 연탄을 사용하고 있는 1300여 가구에 200장씩 전달해주고 있다. 정부에서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에 공급하고 있는 연탄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방 1개만 연탄을 사용하더라도 가구당 1년에 필요한 양이 1,000장 정도인데 350장밖에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겨울에 추위에 떨게 될 이웃 걱정에 신 대표가 나선 것이다.
연탄을 공급하는 비용은 어떻게 충당하나.
기업·단체·시민들이 봉사를 오면서 가져오는 후원금으로 충당한다. 외상으로 연탄을 먼저 공급받고 후원금으로 갚는다. 후원금을 내주고 얼굴에 검댕이를 묻혀가며 연탄 배달을 해주는 봉사자들이 고마울 뿐이다.
연탄은행을 운영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연탄을 공급할 가구가 대전 전지역에 흩어져 있기 때문에 위치를 알려주기가 힘들다. 동주민센터에서 그것만이라도 도와주면 좋을텐데 몇 개의 동을 제외하고는 신경을 전혀 안쓴다. 연탄을 배달할 가구를 선정하는 것에서부터 연탄을 쌓기까지의 전 과정에 관여하다보니 많이 힘들다.
보람을 느낄 때는.
달동네는 연탄 한 장값(500원)을 배달료로 더 준다고 해도 연탄을 공급받기 어려운 지역이다. 연탄 실은 손수레를 끌고 달동네를 오르려면 추운 겨울에도 땀을 뻘뻘 흘리게 된다. 독거 노인들한테 “오래 살아서 이런 덕을 본다”는 얘기를 들을 때 보람을 느낀다.
연탄을 무료 배달해주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얼어죽은 다음에 가져올 거였냐”며 화를 내는 사람들 때문에 받은 상처가 치유되는 순간이다. 연골이 찢어질 정도로 힘든 일인데도 신 대표가 사랑의 연탄배달을 멈추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온정의 손수레 끌기에 매료된 사람은 신 대표만이 아니다. 연탄배달 봉사자 대부분이 해마다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주변 사람들까지 데려오기 때문에 해마다 봉사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10월 초에 시작한 사랑의 연탄배달 봉사는 다음 해 4월 말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참여를 원하면 대전연탄은행으로 신청하면 된다. 신 대표는 “무료 연탄배달을 원하면 중복 지원되지 않도록 연탄은행에 꼭 연락을 취해달라”고 당부했다. 부족한 연탄으로 겨울을 날 이웃 걱정에 늘 마음이 무거운데, ‘무료로 받은 연탄이 너무 많아 반값에 되팔려는 사람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어 신 대표는 “연탄모양의 모금통 3,000개를 배포했는데 아직까지 한 개도 회수 못했다”며 “은행처럼 돈을 비축해뒀다가 보일러나 집수리를 해주는 데 쓸 수 있도록 회수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대전연탄은행 042-627-2937
후원 계좌: 농협 413-01-178638, 국민은행 724701-01-314647 대전연탄은행
전소연 리포터 azuma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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