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생에게 듣는 수시전략

진로에 대한 확신과 목표의식으로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야

지역내일 2011-12-29 (수정 2011-12-29 오후 5:23:37)

서울대가 80%를 수시모집으로 선발하겠다고 밝히는 등 대입의 중심축이 수시로 이동하고 있다. 수능점수가 합격의 당락을 결정하는 정시와는 달리 고1부터 체계적으로 대비해 온 학생들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 수시를 기준으로 신중하게 전략을 세워야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012학년도 서울대와 카이스트 수시모집에 합격한 박종연(효원고·서울대 전기공학부합격), 이진우(효원고·서울대 수의학과합격), 정현주(수일고·서울대 소비자아동학부합격), 전혜성(수원고·카이스트합격) 학생들을 만났다. 이들이 전해 주는 수시합격전략 지금, 들어본다.
 


 
(윗줄부터 시계방향으로 박종연, 이진우, 전혜성, 정현주)

■꿈과 대학 진로를 한 방향으로 엮어내라
내일신문 : 자신이 선택한 진로와 어릴 때부터 가져온 꿈과 많이 연관된 것 같다. 언제, 어떻게 진로를 결정하게 되었나?
이진우 : 어릴 때 소라게를 키웠는데 그에 대한 습성과 정보를 몰라 열심히 돌봤는데도 죽이고 말았다. 그때 어떤 동물이라도 쉽게 알 수 있는 정보와 지식을 직접 연구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 경험은 수의사를 꿈꾸게 만들었다.
박종연 : 막연하게 의사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수학·과학, 특히 IT기기에 관심이 많아 고1때 적성 검사를 거치면서 고민을 했다. 고2 컴퓨터 시간에 평소 보지 못했던 프로그램을 접하면서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하드웨어까지 잘 다루는 만능프로그래머로 정하게 됐다.
정현주 :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셔서 동생을 돌봐야만 했다. 누군가를 보살피고 챙겨주는 것이 잘 맞는 것 같아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려 했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처음 배우는 초등학생들이 올바르게 인식하도록 가르치고 싶었다. 3학년이 되면서 좀 더 많은 아이들에게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아동상담전문가로 꿈을 수정했다.
전혜성 : 어릴 때부터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고1 때 서울대 자연과학캠프 참가해 에너지 관련 강의를 들었는데 특히 수소에너지가 인상 깊었다. NANO에 초점을 맞춘 수소에너지를 연구하고 싶다.


내일신문 : 수시지원에서는 각 대학의 지원동기가 뚜렷해야 높은 점수를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원 동기를 알고 싶다.
박종연 :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두 부분을 모두 공부할 수 있는 전기공학부를 선택했다. 컴퓨터분야는 물론 시스템, 전자, 반도체 분야까지도 다양하게 공부해 전 인류가 정보와 IT로부터 소외되지 않는 진정한 유비쿼터스 사회를 만들어 가고 싶다고 밝혔다.
이진우 : 환경보호에도 관심이 많아 야생동물들의 삶의 터전을 지켜 주고 싶다. 이런 구체적인 꿈은 최고의 교수진, 동물연구시설, 최상의 교육시설을 갖춘 서울대 수의학과를 목표로 하게 됐다. 커리큘럼을 살펴보니 4학년 2학기 때 실시하는 심화실습 야생동물 치료과목이 매력적이었다. 졸업 후에는 수의사로서 멸종 위기에 있는 토종 동물들을 과학적인 연구를 통해 번식시켜나가고, 궁극적으로 최적의 자연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정현주 : 교사에서 아동상담전문가로 꿈을 수정했지만, 진솔하게 그 이유를 설명했다.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친근한 아동상담전문가가 되고 싶다. 또한 불우한 환경의 아동들이 단지 숙식만을 해결하는 차원이 아니라 적절한 교육과 상담프로그램을 제공받을 수 있는 시설을 만들고 싶다. 소비자 아동학부는 그 꿈을 이루기 위한 학문적 소양을 배울 수 있어 선택했다. 경영의 원리를 도입해 복지가 골고루 제공될 수 있도록 경영학도 함께 전공할 예정이다.
전혜성 : 카이스트는 실험위주의 수업인 것이 좋았다. 한 분야를 특화시켜 오랜 시간 연구하고 배울 수 있다. 카이스트는 지원학과 없이 합격자를 선발했다가 나중에 학과가 정해진다. 후에 화학생명공학과를 지원할 예정이다.


■내신 충실히, 교내외 활동은 진로와 연관되게 하라
내일시론 : 수시지원은 내신이 중요하다. 내신 관리는 어떻게 했나?
정현주 : 처음부터 수시지원을 생각해 고1부터 내신을 관리했다. 특히 서울대는 전 과목을 보기 때문에 어떤 과목도 소홀히 할 수 없었다. 1학년1학기 중간고사에서 수학을 70점대의 점수를 받았는데 그게 오히려 약이 된 것 같다. 수학에서 다양한 각도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다보니, 다른 과목에도 적용해 나갈 수 있었다.
박종연 : 수학과 과학 등 좋아하는 과목을 열심히 하고, 다른 과목들도 기본적인 교양을 쌓을 수 있다는 생각에 충실히 공부했다. 그 결과 우수한 내신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다.
전혜성 : 수학·과학은 점수가 잘 나오고, 자부심도 있어 별 문제는 없었다. 반면 영어·국어가 취약해 보완하면서 내신에 대비했다. 월~금에는 시간을 정해 놓고 학교 스케줄과 맞춰 공부하고, 주말에는 영어·국어를 비롯한 부족한 과목들을 보충했다.
이진우 : 사실 고1·2때는 성적에 많이 연연하지 않는 편이었다. 관심 있는 생물교과에서 전교1등을 하니 자신감도 생기고, 자연스럽게 다른 과목의 성적도 향상되었다. 욕심내지 않고 할 수 있는 분량만 하는 학습플래너를 세웠다. 계획을 다 해내면 성취감이 생기고 시간안배를 정확히 할 수 있어 좋았다.


내일신문 : 다양한 교내외 활동을 하고, 개인적인 노력도 기울였을 것 같다. 소개하자면?
전혜성 : 중2때 과학부 활동은 2주마다 새로운 실험과 만들기 등으로 과학에 대한 호기심과 흥미를 더해 줬다. 고1말에 서울대 자연과학캠프에 다녀왔다. 다양한 강의를 들으면서 진로를 찾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너지관련 분야로 진로를 정한 뒤에는 책을 찾아 읽어 보고 관련학과가 있는 대학을 인터넷을 통해 찾아봤다. 
정현주 : 1학년 때 논술토론 동아리에서 활동하면서 남을 설득하거나 이해하면서 사고의 폭을 넓혀나갔다. 2학년 때는 선도부와 영자신문 동아리에 있었다. 선도부는 선생님과 학생들의 양쪽의 입장을 고려해야 하는 위치여서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배려하고 조절하는 경험을 갖게 됐다.
이진우 : 스스로 과학 잡지를 통해 유전자를 공부하고, 과학 심화반에서도 활동 했다. 지구환경 동아리 및 과학탐구반 생태탐사 캠프에 참가했고, 교내 생물경시대회에서 동상, 수원시 청소년상 과학기술부문 표창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서울대 수의학아카데미에서 야생동물 수의사에 대한 강의는 수의학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을 갖게 했다.
박종연 : 중학교 때부터 좋아한 수학·과학이 고등학교에서도 계속 이어졌다. 학교 대표로 경기과학고에서 주최한 심화수학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또한 여러 수학경시에 참여해 객관적으로 수학실력을 검증 받았다. 프로그램과 IT 및 전자관련 최신 정보와 기술들이 영어로 돼있고, 학술세미나나 인터넷을 이용한 교류도 영어로 진행돼 영어실력을 쌓는데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학과 선정해 목표의식을 가지고, 자기소개서 미리 써 보기
내일신문 : 수시합격을 위해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이진우 : 진학하고자 하는 대학에 대한 열정이나 목표의식 있어야 할 것 같다. 서울대를 원한다면 입학 후의 모습을 생각하면서 나태해질 때 자신을 추스를 수 있다.
박종연 : 매학기 학교 시험에 꾸준히 대비하며 내신에 주력한다. 자신의 진로에 대해 미리 정해, 관련 캠프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등 스펙을 준비한다.
정현주 : 늦어도 문·이과가 나뉘는 고2때까지는 학과 선택을 하는 것이 좋다. 2학년부터는 자기 진로에 맞춰 정보를 수집하고 대비해야 한다.
전혜성 : 수시나 정시 모두 다양한 대학과 학과를 찾아보는 노력을 해야 한다. 고2 겨울방학까지는 대학보다는 원하는 학과를 먼저 정해 그에 관해 알아보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대학에서 무엇을 할지 고민해 간다면 수시지원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2학년 겨울방학 때 전년도 소개 양식을 보고 자기소개서를 미리 써 보았다. 그때 쓸 말이 별로 없음을 알고, 3학년 1년 동안 자기 소개서를 채울 수 있는 활동을 체계적으로 할 수 있었다. 미리 자기소개서를 꼭 써 볼 것을 권한다.


내일신문 : 부모님이나 학교로부터는 어떤 도움을 받았는지 궁금하다.
정현주 : 사교육 도움 없이 면접이나 자기소개서 준비를 학교에서 했다. 선생님께서 예상 질문지를 만들어 면접을 대비해 주셨다. 자기소개서는 국어 담당이신 담임선생님의 조언이 컸다. 사실 고3이라도 학과를 정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를 들어낼 수 있는 여러 특·장점을 찾고 선생님과 상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전혜성 : 카이스트는 서류전형이 통과되면 면접관이 학교에 직접 와서 1차 방문면접을 본다. 담임선생님을 비롯한 여러 선생님들이 모의 면접을 해 주셨다. 부모님은 입시 설명회에 다니시면서 학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주셨다. 혹 슬럼프가 있어도 공부하는데 전혀 간섭하지 않고 재충전할 수 있도록 격려하셨다.
박종연 : 아버지가 전자분야와 관련된 일을 하고 계셔서 흥미를 일찍부터 가질 수 있었던 것 같다.
이진우 : 부모님이 여행을 많이 다니면서 경험의 폭을 넓히고 생태에 대한 관심을 키우도록 이끌어 주셨다. 동물을 좋아하자 여러 동물을 키울 수 있도록 허락해 주셨다. 자신이 좋아하는 걸 찾아갈 수 있도록 지켜봐 주신 것 같다. 공부나 성적에 조급하지 않도록 해 주셨지만 서울대에 가려면 열정이 있어야 한다는 동기부여는 많이 해 주셨다. 

권성미 리포터 kwons02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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