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학교를 찾아서-성문밖학교

지역내일 2011-12-26 (수정 2011-12-26 오후 12:49:11)

마음의 힘을 단단하게 키워나가는 아이들의 마을



성문밖학교를 찾아가는 길에는 진눈깨비가 날리고 있었다. 오전부터 무겁게 내려앉아있던 구름이 잠깐 동안 눈비가 되어 날리며 회색도시를 더욱 을씨년스럽게 만들어 놓았다. 그러나 남한산성의 구불구불한 길을 한참 올라가 산성내 마을에 다다르니 하얀 눈이 나뭇가지위에 내려앉아 산 아래 도시와는 전혀 다른 풍경을 펼쳐놓고 있었다. 남한산성에서 광주방향으로 내려가는 검복리에 널찍하게 자리잡은 한옥 한 채가 눈 내린 겨울의 그림엽서처럼 고즈넉이 서 있다. 그 모습을 보니 ‘도시의 아이들이 전쟁같은 삶을 뒤로 한 채 잠시 나를 돌아보고 주위의 관계를 돌아보며 숨을 고를 수 있는 곳이 바로 성문밖 학교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아이들은 학교, 선생님, 부모에 대해, 그리고 가장 가까운 친구관계까지도 신뢰가 깨져있다. 사람살이가 믿음과 신뢰의 힘으로 이루어지는 것인데 기본이 무너져 있는 것이다. 어른들이야 그렇다치지만 가장 예민하고 불안정한 중학시기에 아직 여리고 순한 감성을 가진 아이들에겐 이겨내기 어려운  너무 큰 상처다. 그런 상처를 감싸안고 보듬어주는 곳이 성문밖 학교다. 아이들의 눈 속에, 마음속에 들어있는 진짜 이야기를 들어 주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학교. 그 곳의 선생님과 아이들은 무슨 꿈을 꿀까?


작은 학교 만이 가질 수 있는 소통의 수업
수학수업이 진행 되고 있는데 칠판 앞 교사의 자리가 비었다. 저마다 자기 앞에 놓여진 문제들과 씨름하고 있는 사이로 두 아이와 이마를 마주대고 앉아 아이들의 설명을 듣고 있는 교사가 눈에 들어왔다. 다른 아이가 손을 든다. “저도 다 풀었어요.” 열 명 남짓의 아이들이 각 자 손을 들고 그때 마다 교사는 한명 한명에게 다가가 풀어놓은 문제를 점검했다. 모두 풀기를 기다렸다가 한 번만 설명해도 될 일을 왜 저렇게 하는 걸까? 그 궁금증은 성문 밖 학교 권재형 교장의 설명으로 풀렸다. “수학 선생님이 아이들 마다 다른 문제지를 만들어 와요. 같은 것을 배워도 아이들 마다 소화 할 수 있는 양은 다르니까요.” 모든 아이에게 같은 잣대를 대고 점수로 줄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아이마다 개성도 능력도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교사들의 태도는 학업의 성취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란다. 이곳에 와서 아이들은 나를 바라보는 긍정적인 시선 속에서 자존감을 회복하고 교사에 대한 신뢰와 관계의 힘을 회복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성현이라는 친구는 여자아이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어 처음 학교에 왔을 때 누구와도 눈을 마주치지 않던 아이였어요. 그런 아이가 지금은 아주 수다쟁이가 되었어요(웃음)”라며 김라희 과학교사가 1년 동안 성장한 아이들의 모습에 대해 대견한 듯 말한다.


1주일에 4일은 아침 7시 20분부터 8시까지 아침독서를 진행한다. 또한 꾸준히 진행하는 독서가 각계각층의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사고에 균형감을 가질 수 있도록 인문학 수업이 배치되어있다. 수려하고 때묻지 않은 자연 환경 속에서 우리의 전통 무예와 대금, 가야금과 전통 악기를 배우며 심신을 단련하는 수업과정은 학원수업에, 부모들의 성화에 짓눌렸던 아이들의 짐을 덜어내기에 더 없이 적절한 교육과정으로 보인다. 그러나 작은 학교가 갖는 장점도 있지만 한편으로 자칫 다양한 또래들과의 교류가 적어서 생길 수 있는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대안학교간의 네트워킹을 통해 축구시합이라든지 다양한 캠프를 진행하여 아이들의 소통능력을 키울 수 있는 노력 또한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스스로 자기의 삶을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기본을 익히고 무엇보다 사람에 대한 깊은 신뢰가 주는 힘의 크기를 이해하고 키워나가는 성문밖 학교의 지향점이 공교육의 문제점을 알면서도 누구도 나서지 않는 지금의 현실에서 작은 울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성문밖학교의 실험이 미완에 그치지 않기를 기대해본다.
문의 070-4251-7070
정혜정 리포터 hc0913@naver.com


성문 밖 학교 2012학년도 신입생 및 편입생 모집
신입생: 중등 1학년
편입생: 중등 2,3학년
모집기간: 수시모집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