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문고 2학년 양현승 군은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운동과 게임에 빠져 공부·성적에는 별로 관심 없는 학생이었다. 그러다보니 성적은 줄곧 하위권. 고1 겨울방학을 앞둔 어느 날, 놀 만큼 놀아봤으니 이제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날 이후로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현승 군은 180도 달라졌다. 처음에는 함께 놀던 친구들도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고 시샘도 했지만 이제는 그의 가치를 인정해준다. 그토록 좋아했던 게임보다 이제는 공부가 재미있다고 당당히 얘기하는 현승 군. 굳은 의지와 노력으로 생활을 변화시키고 삶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양현승(이과) 군이 이번에 만난 광문고 빛날인이다.
전교 120등이 전교4등이 되다
현승 군의 고교생활 중 자랑거리는 노력으로 변화된 현재의 모습이다. “공부를 못하다보니 선생님들께도 인정받지 못하고 친구들에게 무시당하는 것 같아 싫었어요. 학원은 다니면서도 공부를 안 하니 성적이 오를리 없었고 부모님께 미안한 마음도 있었죠. 놀만큼 놀아봤고 이제 공부를 해보겠다는 생각에 고1 겨울방학 때 생활 개선에 나섰어요.”
그 시점부터 핸드폰을 던져놨고 ‘공부괴물’로 불리는 전교1등 친구를 눈여겨봤다. 옆 친구들에 동요하지 않고 쉬는 시간에도 줄곧 부동자세로 공부만 하는 녀석을 보며 ‘저 친구 반만 쫓아 가보자’ 마음먹었다.
남이 시키면 더 안하는 성격이었기에 수학 외에 다른 학원들은 모두 그만뒀다.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기 위해 우선 실천한 일은 공부할 것들을 모조리 싸들고 도서관으로 가 온종일 책상에 앉아있기. 책의 내용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이해도 안됐지만 그냥 읽고 또 읽었다.
“책상에 앉아 있는 일이 가장 힘들었어요. 책을 올려놓고 읽다보면 2줄 읽고 졸려서 그 자리에서 엎드려 잤고, 자다 일어나서 또 다시 책을 들여다봤어요. 책상에 앉아서 너무 많이 자다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잠도 안 오더라고요.(웃음)”
책을 볼 때는 개념이해에 초점을 뒀다. 기본 실력이 부족했기에 개념을 쉽게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이를 적용하기 위해 연상시키는 방식으로 외우면서 공부했다. 이렇게 노력하다보니 전교 120등(고1 기말고사)이던 석차가 점점 올라 고2 2학기 중간고사에서 전교 4등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자신감, 공부의 재미를 느끼다
스스로 효율적인 공부 방법을 찾으면서 공부하다보니 처음에는 성적변화가 주춤했었다. 슬럼프도 있었다. 이동 중이나 식사할 때도 영어 단어를 외우는 등 독하게 공부했지만 성적이 쉽게 오르지 않았다. 취약과목인 국어는 통째로 외워 시험을 쳤음에도 4등급에서 요지부동이었다.
“생활을 돌아봤더니 조금씩 병행해온 운동으로 인해 체력소모가 있었고 공부로 집중이 잘 안됐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국어의 경우는 쓸데없는 것까지 전부 외우고 있다는 게 보이더라고요. 슬럼프가 왔을 때도 책 펴놓고 그냥 책상에 앉아있었어요. 그냥 앉아 있다 보면 어느 순간 책에 눈이 갈 수 있으니까요.”
독하게 공부하다보니 시간이 지나면서 성적은 자연스럽게 상승세를 탔다. 계획 없이 그냥 진행하던 방식도 계획의 필요성을 느끼면서 세우게 됐고 계획표는 시간계획으로 세분화했다. 줄 노트를 이용해 월간계획, 주간계획을 세우고 일간 계획을 세우는데 한 시간 단위로 치밀하게 계획을 세웠다. 쉬는 시간 같은 것은 처음부터 넣지 않았다. “남들은 계획표를 세울 때 느슨하게 세우라고 얘기하지만 저는 제 능력보다 빡세게 세우는 스타일이에요. 전부 지키지 못하더라도 최대한 지킬 수 있게 노력하게 되고 긴장을 늦추지 않게 되니까요.” 자신의 성향에 맞게 작성한 계획표에 대한 현승 군의 답변이 명쾌하다.
다시 공부 전념해 목표 이루고 싶어
현승 군은 지난 여름방학에 경희대 정보디스플레이 캠프에 참가했었다. 평소 3D 등 디지털산업에 관심이 있었기에 캠프기간동안 적극적으로 참여해 우수 학생상을 받기도 했다. “학교 밖에서 실시하는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기회들이 있었음에도 그 전에는 성적이 좋지 않으니 참여 기회가 없었어요. 대학에 가서 대학생들을 옆에서 보니 자극이 많이 됐는데 고등학교 때 좀 더 열심히 해서 적성에 맞는 분야로 진학해 대학에서 공부를 즐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현승 군의 목표는 경찰대학에 진학하거나 기술경영 쪽을 공부하는 것이다. 기술경영에 대한 관심은 재일교포 3세로 다국적 인터넷 기업인 소프트뱅크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손정의 씨의 영향 때문이다. 경찰대학 진학은 지금의 성적으로는 무리지만 이번 겨울방학을 다시 한 번 도약의 기회로 삼을 작정이다.
무작정 책상에 앉아있는 붙박이 공부법으로 눈부신 성과를 올린 현승 군. 그는 얘기한다. 이제는 어떤 방법의 공부가 내게 맞는 것인지 깨달았고 그동안 개념을 탄탄히 쌓으며 공부했으므로 어려운 문제 위주로 더 독하게 공부하겠다고.
김소정 리포터 bee4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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