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은 한지를 한 겹 한 겹 붙이고 말리는 정성스런 과정을 수없이 반복하여 탄생되는 닥종이 인형. 작가의 정성스런 손길이 담겨서인지 보면 볼수록 정겨움과 따스함이 묻어나는 닥종이 인형에는 작가의 표정과 감정이 담겨있기 마련이다. 닥종이 공예가이자 ‘감자골 점순이네’ 표지 작가이기도 임하연(45)씨는 “닥종이 인형을 만드는 시간 내내 그 인형과 교감하고 대화한다”며 그녀에게 닥종이 인형은 자신의 분신과도 같다고 했다.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인형을 갖고 놀 정도로 인형을 좋아했다는 그녀는 의상실에서 자투리 옷감을 얻어다가 직접 인형 옷을 만들어 입힐 정도로 손재주가 좋았다. 의상을 전공하고 의상디자이너를 꿈꾸던 그녀는 춘천으로 시집 와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반복적인 삶에 지쳐갈 때 쯤 우연히 닥종이 인형을 보고 한눈에 반했어요. 타향으로 시집 와 외로웠는데, 닥종이 인형들이 저를 위로하는 것 같았죠.”
혼자서 독학으로 공부하면서 닥종이 인형을 만들기 시작한지 이제 벌써 11년이 넘었다. 그동안 목뼈에 무리가 오기도 하고, 풀을 너무 만져서 손이 곪는 생손을 앓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런 아픔도 그녀의 닥종이 인형에 대한 사랑을 멈추게 할 수는 없었다. 각종 대회에서 20회나 넘는 수상을 하면서, 그녀는 이제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는 닥종이 공예가가 되었다.
특히 ‘관광상품공모전’에서 수상했던 ‘점순이’ 닥종이 인형은 그녀가 가장 마음을 쏟았던 작품 중 하나. 김유정의 소설 ‘봄봄’ 속 점순이의 모습을 재구성한 이 작품은 소설 속 이야기가 닥종이 인형으로 살아난 듯, 생생한 감동을 안겨준다. 특히 그녀의 ‘점순이’는 고가의 닥종이 인형을 대신해 캐릭터 상품화 할 계획도 갖고 있다.
힘들었던 시간을 함께 해주었던 닥종이 인형처럼 자신도 많은 분들에게 닥종이 인형의 따스한 정겨움을 전하고 싶다는 그녀는 “예쁜 공방에서 그동안 만든 작품들 전시도 하고, 수업도 하면서, 닥종이 인형의 매력을 알리고 싶다”며 언제까지나 닥종이 인형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했다.
문의 010-3154-7214
현정희 리포터 imhjh@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