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끼어있는 12월은 어른들도 설레는 계절. 올해는 가족들을 위해 어떤 케이크를 준비할까. 성탄절이 다가올수록 한 번 더 들여다보는 골목어귀 제과점. 심곡 3동에서 날마다 빵을 굽는 이재서 제과기능장의 향기 나는 빵 이야기다.
어려운 사람이 어려운 처지 안다
심곡 3동 부천상공회의소 맞은편 ‘빵 굽는 작은 마을’ 제과점. 솔솔 풍기는 빵 냄새로 발길을 잡는 이가 이곳의 이재서(40)사장이다. 그에게는 사장이란 호칭보다 대한민국제과기능장이 더 어울린다. 20년 간 빵을 연구했다.
고교 졸업과 동시에 시작한 빵 굽기 외길 인생. 종업원도 없이 혼자 빵을 굽지만 그의 빵에는 자부심으로 가득하다. 직접 개발한 건강빵을 팔며 지역 어려운 이웃들과 나눔의 즐거움 때문이다.
“3전4기라고 할까요. 그동안 돈을 쫒아 빵을 만들어요. 세 번 째 가게까지 결과는 실패였죠. 오히려 작지만 내용이 알찬 빵집을 차리고 보니 내 빵을 먹는 이웃들이 보였어요. 어려운 사람이 어려운 처지를 알잖아요.”
그는 지역아동센터 2곳에 간식을 제공하고 있다. 또 한국마이스터연합회 제과기능장들과 섬지역에도 빵과 케익을 전달해 왔다. 사무총장으로 있는 전국제과인연합회 회원들과의 빵봉사도 올해로 8년째다.
돈을 쫒다 발견한 맛있는 빵의 법칙
여러 차례 실패 끝에 안착한 현재의 가게. 그 어느 때보다 이 기능장은 쌓았던 빵의 진수를 마음껏 펼치고 있다. 그가 추구하는 빵의 특징은 ‘건강빵’이다. 작고 이름 없는 제과점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다.
“과일처럼 자연에서 얻은 유산균 종류의 효모를 이용해 빵을 만들어요. 첨가제가 따로 없이 천연효모를 사용하기 때문에 당연히 몸에도 좋아요. 물론 맛도 순하죠. 반죽뿐만 아니라 모든 공정을 직접 두 손으로 하죠.”
이 사장은 효모 발효제 사용 외에도 원칙은 또 있다. 하루 3번 빵 굽기다. 갓 구운 향긋한 빵을 고집하다보니 손님들은 점점 늘기 시작했다. 또 쌀과 보리, 통밀과 견과류 등의 재료를 사용해 빵 종류도 차차 늘려갔다.
하지만 시련은 노력하는 자 앞이라고 비껴가지 않았다. 이른바 브랜드제과점들의 골목 상권 장악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경쟁력 있는 나만의 빵 만든다
“부천시내에도 소위 투 톱 브랜드 빵집들이 전체 제과점에 60% 이상을 차지했어요. 그 와중에 저희 집처럼 개인빵집들은 정리 수순을 밟아야 했죠. 현재 개인베이커리들의 폐점은 일정정도 멈춘 상태예요. 이제 어느 정도 경쟁력 있는 윈도우베이커리들만 남은 상황이죠.”
이 사장은 대형업체 제과점의 골목 장악을 쉽게 보지 않는다. 특히 젊은 빵을 좋아하는 층들은 맛 보다는 브랜드 자체를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명 연예인들을 동원한 공격적 마케팅은 동네 빵집 존재 자체까지 위축한다.
이 사장은 “브랜드 빵집은 최소 3개월 교육이면 개점 가능하다. 하지만 개인빵집들은 빵을 알아야 아이템도 가능하기 때문에 대부분 5~10년 빵을 한 사람들이다. 이웃이 맛있게 먹고 건강한 빵을 만드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김정미 리포터 jacall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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