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 준비의 현장 속으로 ① 교과부 지정 정책연구학교 ‘율전중학교’

말하기*쓰기의 자신감이 영어에 대한 흥미까지 쑥!

지역내일 2011-12-12 (수정 2011-12-12 오후 10:30:42)

NEAT를 위한 움직임은 다각도에서 진행되고 있다. 의사소통 능력의 신장은 말하기?듣기? 읽기?쓰기 4대 영역의 균형 잡힌 학습에서 나오는데, 지금까지는 말하기?쓰기 교육이 부족했던 게 사실. 그래서 공교육에서는 학교단위 ‘IBT평가 시스템 활용을 통한 말하기?쓰기 평가 방법 개선 방안’을 도입, 시행해왔다. 수원에서는 유일하게 율전중학교(교장 이영관)가 교과부 지정 정책연구학교로서 바쁜 1년여의 시간을 보냈다. 말하기*쓰기 평가는 어떻게 이뤄졌을까, 과연 아이들의 실력은 얼마나 향상됐을까, 그동안의 지내온 과정들을 들여다봤다. 


여기는 NEAT 시험장의 축소판, IBT평가시스템 갖춘 율전중 어학실!
40여 대의 컴퓨터와 헤드셋을 갖춘 어학실, 일사분란하게 각자의 자리에 앉은 1학년4반 아이들이 박선영 영어교사의 지시에 따라 컴퓨터를 켠다. 부정행위 방지를 위해 입회한 영어담당 시험감독 교사, 학부모의 눈초리가 매섭다. 평가 브라우저 클릭, 수험번호와 비밀번호 입력 후, 말하기평가를 위해 아이들은 헤드셋을 낀 후 자신의 목소리를 테스트한다.
말하기영역의 수행평가 시작. <문항1. 주어진 그림을 참고해 대화의 밑줄 친 부분에 들어갈 적절한 표현을 영어로 말하시오.> ‘Hello, Mr. Brown?’ ‘Sure. Hold on a minute.’ ‘Hello. This is Mark Brown speaking.’ 준비시간(preparation) 30초, 이후 20초 안에 녹음을 해야 한다. 헤드셋을 통해 들리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박 교사의 컴퓨터로 일괄 전송되고, 이퀄라이저를 통해 녹음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먼저 문제풀이를 마친 아이들이 다음 지시가 있을 때까지 기다린다. 쓰기의 경우 3~4분의 시간이 주어진다. 아이들이 제법 긴 문장을 빠른 영타로 능숙하게 써내려간다. 박 교사는 모니터로 수험번호별 시험완료 여부를 확인한다.


IBT평가시스템 인적*물적 학습기반 조성→학습모형 구안→평가방법 제작
어학실 구축은 IBT평가시스템 적용의 필수조건이다. 기존의 정보 검색실을 재정비하고, 헤드셋 구입, 부정행위 방지를 위해 칸막이도 설치했다.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영어말하기 쓰기 평가시스템을 컴퓨터에 설치하는 일은 만만치 않았다. 정보과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프로그램을 깔고, 영어교사들이 문제출제를 위해 낯선 프로그램에 적응하는 데만도 한달 여가 걸렸다. 박선영 영어교사의 설명이 계속된다. 
“영어교과협의회를 통해 문제은행을 구축하는 일은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과정이었어요. 1학년이 9반, 말하기*쓰기 문항 총4문제씩 9세트를 만들고 문제별로 객관성 있는 채점기준을 세우는 일도 어려웠죠.” 수행평가 실시 전에 아이들에게 연습문제를 제시, 3회 정도의 기회를 제공하고, 쓰기 평가 대비로 방과 후 컴퓨터실을 개방, 영타 연습을 하도록 했다. 시험 당일 문항은 각 반 반장의 랜덤 추첨으로 결정된다.
평가 후에는 영어교사가 3명씩 팀을 짜 공동채점을 실시하는데, 평균점수의 편차가 크면 다시 채점이 이뤄졌다. “처음엔 말하기에서 아이들의 한숨소리만 들리기도 하고, 목소리가 작아 평가가 어려운 경우도 있었다”고 박 교사가 작은 에피소드를 전한다.


“컴퓨터로 하니 부담 없고, 영어에 자신감이 생겼어요~”
“학교에서 IBT평가시스템을 접해보고 학원에서 한번 해보게 됐는데, 별 어려움이 없었어요. 자신감도 생기고, 1대1면담으로 진행되는 기존 수행평가에 비해 컴퓨터로 하니까 더 좋은 것 같아요.” 1학년 조서호 양의 반응에 이어 최유미 양은 “기계로 녹음을 하다 보니까 발음에 더욱 신경쓰게 됐다”고 했다. “교과서를 한 번 더 들여다보게 되고, 동기부여도 되는 것 같아요. 영타 실력도 엄청 늘었어요.” 최진묵 군은 사교육이 필요 없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실제로 1학년 346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자체 설문조사에서도 자신감, 흥미도가 높아지고 동기부여가 됐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타났다. 상위그룹보다는 하위그룹이 더 많은 만족감을 표현했고, 두드러지진 않지만, 말하기쓰기 능력도 향상됐다고 했다. 
“평가의 객관성에 대해서도 굉장히 긍정적인 편이예요. 컴퓨터상에서 수험번호만으로 평가가 이뤄지기 때문에 주관적인 부분은 철저히 배제되죠. 점수 확인 후 이의신청기간에도 별다른 민원이 발생하지 않았어요.” 박미연 교육연구부장 교사는 말하기?쓰기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게 되었다는 점만으로도 IBT평가시스템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IBT평가시스템에 발맞춰 영어수업의 질도 달라지다
영어수업에도 변화가 생겼다. N+1의 수준별 수업은 물론 1학년의 경우 주당 1시간씩 말하기?쓰기 등의 실용영어 수업 편성, 기존의 교재를 말하기?쓰기 교육용으로 재구성하는 등 의사소통 중심의 영어수업에 초점이 맞춰졌다. 매일 아침의 영어독서 시간, 영어일기쓰기와 영어독후감쓰기, 영어체험의 날 등 다양한 특성화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수업시간엔 노래로 익히는 단어CD를 활용하면서 아이들의 흥미는 물론 영어수업분위기도 예전과는 다르게 집중도가 높아졌다”는 박미연 부장교사는 “교사, 학부모, 학생들 모두 학교에서의 영어 말하기*쓰기 평가의 필요성을 공감한다. 2012학년에는 문제점을 보완하고, 기존 시스템을 적극 활용해 행복한 영어교육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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