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탐방길-장수 신무산 뜬봉샘

금강의 발원지 뜬봉샘에서 청운의 뜻을 품다!

지역내일 2011-12-02 (수정 2011-12-02 오후 5:15:28)

떠나는 가을의 아쉬움을 달래고자 아이들과 장수로의 사과 수확과 함께 산행을 계획했다. 모처럼 아이들과 같이 떠나게 되었으니 힘은 약간, 교훈은 많이, 덤으로 가을의 정취까지 만끽 할 수 있는 곳을 물색했다. 고민 끝에 낙점한 곳은 바로 장수군 수분리의 금강의 발원지로 널리 알려진 뜬봉샘이다.     



꿀이 가득, 장수 사과 한입 맛보세요!
청명한 가을날을 기대했던 우리가족에게 장수의 아침은 섭섭하기 그지없다. 고원의 산간지형이라서인지 아래에서는 안개로 그칠 것이 이곳에서는 머리가 꿉꿉할 정도로 뿌연 게 보슬보슬 내려앉는다. 
장수는 이미 사과의 고장으로 정평이 나 있는 곳으로 이리 봐도 저리 봐도 사과밭이 천지다. 아이들 체험학습 삼아 사과나무 한그루를 미리 분양 받아둔 과수원을 찾았다. 사과나무에 달린 새색시 볼같이 빨간 사과를 보자마자 사과를 따는 손길들이 바빠졌다. 순식간에 사과나무는 벌거숭이가 되어 버렸고 금방 딴 사과 한입을 베어 물었다. 상큼하고 달콤한 꿀물이 턱을 타고 흘러내리자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키득거린다.
장수 사과를 한번 맛 본 사람은 타 지역 출신 사과는 영 시원찮다. 우리지역 농산물 우리가 아끼고 사랑합시다!
  
금강의 발원지 뜬봉샘에 생태공원이 ‘짜잔’
장수IC에서 좌회전 후 약10분 정도 달리면 왼편에 수분령 휴게소가 나온다. 그 맞은편 수분마을로 들어가는 갈래길에서 500여 미터를 들어가면 뜬봉샘 생태공원 초입이 나오는데. 개장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도 공사흔적이 여기저기 남아있다.
뜬봉샘 생태공원은 지난 10월 말에 수분리 일대에 83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9만5천631㎡에 물의 광장, 생태연못, 야생화군락지, 금강테마전시관 등이 들어선 가운데 문을 열었다.
생태공원에 조성된 금강사랑 물 체험관은 물의 소중함과 금강의 생물자원, 수생태를 체험하고 교육할 수 있는 자연학습의 장으로 활용되고 야외의 물의 광장은 금강의 발원지인 뜬봉샘에서 솟은 물이 397.25km의 금강천리를 흘러 서해로 흘러가는 과정을 표현해 놓았다. 그리고 제주도의 미로공원을 연상하며 찾은 미로공원은 아직 어린 측백나무로 조성되어 있어 ‘미로’라고 하기엔 아직 미숙하지만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단위 방문객들이 숨바꼭질을 하며 즐기기엔 손색이 없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장수의 특산품인 사과 모양을 한 빨간 사과화장실이다.
 
천기가 흐르는 금강의 발원지 뜬봉샘과의 첫만남 
생태공원에서 꽤 오랜 시간을 보낸 일행은 물레방아를 지나 실개천을 관찰하며 뜬봉샘으로 오를 수 있는 나무데크로 들어선다.
뜬봉샘은 수분마을 뒷산인 신무산(896.8m) 정상 근처에 있다. 이 수분마을은 물이 시작되어 나눠진다는 뜻에서 원수분이라고도 하고 물뿌랭이 마을이라고도 한다.
계곡을 따라 놓여진 데크를 따라 2.5km 올라가면 금강의 발원천인 뜬봉샘(飛鳳泉)이 있다고 하는데. 이 뜬봉샘에는 조선을 개국한 이성계와 얽힌 설화가 있다. 태조 이성계가 나라를 얻기 위해 전국 명산의 산신으로부터 계시를 받으려고 먼저 팔공산(신무산)에 들러, 신무산 중턱, 아담한 곳에 단(壇)을 쌓고 백일기도에 들어갔다. 백일째 되는 날 새벽에 단에서 조금 떨어진 골짝에서 오색찬란한 무지개가 떠오르더니 그 무지개를 타고 봉황새가 하늘로 너울너울 떠가는 것이었다. 봉황이 떠가는 공중에서는 빛을 타고 아련히 무슨 소리가 들렸다. 정신을 차리고 들어보니 ‘새 나라를 열라’는 천지신명의 계시가 귓전을 스친 것이다. 이성계는 정신을 가다듬고 무지개를 타고 봉이 뜬 곳으로 가 보았다. 그곳에는 풀섶으로 덮인 옹달샘이 있었다. 이성계는 하늘의 계시를 들은 단(壇堂)옆에 상이암(上耳庵)을 짓고, 옹달샘물로 제수를 만들어 천제를 모셨다 하며, 옹달샘에서 봉이 떴다고 해서 샘이름을 뜬봉샘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 뜬봉샘이 금강의 발원샘이다.




가벼이 보고 올라온 뜬봉샘 탐방길. 가파른 계단을 오르자 어른들도 제법 땀이 나고 숨소리가 거칠어진다. 하지만 아이들은 산중에 있는 보물샘을 찾아가듯 거침없이 발걸음을 내딛는다. 산행이 힘들어도, 배가 고파도 금강의 발원지 뜬봉샘을 찾기에 여념이 없던 아이들은 하행길에 ‘태조의 꿈’ 이야기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한다.
“어머니, 저도 다음에 대통령이 되고 싶은데 그럴려면 잠을 많이 자야겠어요. 그래야 이성계처럼 꿈을 꿀 수 있잖아요. 그래야 샘을 찾죠”
‘그런가?!’




TIP> 섬진강의 발원지 데미샘
금강의 발원지 뜬봉샘이 장수군 수분리에 있다면 섬진강의 발원지 데미샘은 뜬봉샘과 약 10km 떨어진 그리 멀지 않은 진안군 백운면 신암리에 있다. 그 옛날 데미샘이 있는 봉우리를 천상데미라 하였는데(여기서 데미는 더미 즉 ‘봉우리’의 전라도 사투리), 섬진강에서 천상으로 올라가는 봉우리라는 뜻으로 천상데미라 불리워져 왔으며 샘이 천상데미에 있다하여 데미샘이라고 불리었다고 한다. 데미샘은 사시사철 물이 마르지 않고 수정같이 맑고 이가 시리도록 차가우며 다른 어떤 샘에서도 맛 볼 수 없는 미묘한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김갑련리포터 ktwor04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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