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돈키호테 선생님’

스타쌤 동북고 이기호 교사

지역내일 2011-12-03 (수정 2011-12-03 오후 10:30:20)

 ‘동북고의 돈키호테’ 이기호 교사의 또 다른 이름이다. “돈키호테의 ‘키호’와 내 이름 ‘기호’ 발음이 비슷하지 않나요.” 학생들이 붙여준 별명을 그는 무척 아낀다. 40대 중반의 영어교사인 그는 ‘팔방미남’이다. 외국어대에서 영어과를 전공한 후 석사를 마친 그는 국가고시 출제경험도 꽤 있는 실력 있고 노련한 영어교사다. 게다가 침뜸 분야의 숨은 고수로 대체의학에서 관심이 많다. 오카리나, 기타, 플루트 연주가 수준급이며 기독교선교 합창단으로도 활동한다. 테니스, 축구 같은 운동실력도 빼어나다. “하나에 빠지면 끝을 보는 성격인 탓”에 다방면에 능하다며 “공부 스트레스가 많은 학생들과 소통할 때 내가 가진 여러 재주가 꽤 도움이 된다.”며 이 교사는 싱긋 웃는다.




‘여백’이 있는 영어 수업
 이 교사는 영어수업 시간에 학생들의 집중도를 높일 수 있도록 온갖 아이디어를 동원한다. 영화, 팝송은 물론 컴퓨터 두뇌게임까지 수업 교구로 등장한다. “교실 분위기가 어수선할 때 컴퓨터 게임 화면을 띄워놓으면 아이들 시선이 모아져요. 10분쯤 두뇌게임을 하며 집중도를 높여 머리를 ‘말랑하게’ 만든 다음 본론으로 들어가죠.” 수업을 탄력 있게 이끌어 가고 학생들은 ‘치고 빠지는’ 그의 영어수업을 재미있어한다.
 수준별 영어수업을 진행할 때는 최상위반과 최하위반을 동시에 맡기도 있는데 ‘가르치는 묘미’가 색다르다고 들려준다. “상위권 아이들은 수업 내용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니 교사로서 ‘재미’가 커요. 하지만 공부와 담 쌓은 아이들을 가르칠 때는 전략을 달리해 수업준비를 훨씬 많이 해야 하지만 ‘보람’이 커요.” 중1 수준에 맞춰 수업 교재를 준비하고 노트필기 요령조차 모르는 아이를 위해 샘플 노트까지 보여주며 기본기 다지기 훈련을 시킨다. “듣기를 힘들어 하면 water가 ‘워터’가 아니라 ‘워러’로 소리 나는 발음 원리부터 짚어준 다음 드라마나 팝송을 활용해 연음 부분을 찾아보게 해요. ‘시청각’을 효율적으로 쓰면 아이들 기억 속에 훨씬 오래 남죠.”
 그의 하루 평균 수면은 4시간. 수업 자료를 만들거나 필요한 공부를 위해 ‘알뜰하게’ 시간을 활용한다. 학생들 앞에서 자신감 넘치는 당당한 선생님이 되려면 그만큼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게 이 교사의 소신이다.




다정하게 불러주는 ‘이름’의 효과
 그는 늘 싱글벙글 웃는다. 좀처럼 화내는 법이 없다. “아이들이 선생님에게 가장 듣고 싶어하는 단어는 자신의 이름”이라고 말하는 그는 문제아나 공부 못하는 아이들을 가슴으로 보듬어 준다. “문제아들과 상담해 보면 복잡한 가정 문제 때문에 속앓이 하는 이이들이 많아요. 이 아이들 입장에서 보면 영어단어 몇 개 더 외우는 게 무의미할 수 있죠. 그럴 땐 따뜻하게 이름 불러주며 ‘너를 믿는다’는 텔레파시를 계속 보내면 아이들은 변합니다. 물론 교사는 끝까지 신뢰하며 기다려 주어야지요.” 우여곡절을 겪으며 18년 교직 생활 중 여러 문제아들과 ‘아름다운 인연’을 만들어 왔다.
 그의 꿈은 어린 시절부터 교사였다. “당시만 해도 시골이었던 경기도 용인의 초등학교 앞에서 어머니가 식당을 하셨어요. 자연스럽게 교사들이 많이 오갔고 하숙까지 하시는 분도 계셨어요. 다들 코흘리개 꼬맹이었던 나를 귀여워해주셨죠. 게다가 외촌을 비롯해 친척 몇 분이 교직에 계셨어요.” 어릴 때부터 품었던 교사에 대한 동경은 중학교 때 그의 롤모델인 체육선생님을 만나며 굳어졌다. “지금 인천교대 교수로 계신데 나를 많이 아끼셨어요. 늘 ‘넓은 세상’ 이야기를 들려주시고 시골마을에서는 드물게 테니스를 가르쳐주셨지요.” 그때 쌓은 테니스 실력 덕분에 그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테니스 동호회인 ‘강백클럽’ 회원으로 활약 중이다.




침놓고 오카리나 부는 선생님
 이기호 교사는 어디를 가든 늘 침통과 오카리나를 가지고 다닌다. 어렸을 때 할아버지 어깨 너머로 배우며 침술에 입문한 그는 전국의 고수를 찾아다니며 실력을 연마했다. <동의보감>, <황제내경> 같은 의서를 공부하고 중국 중의대에서 인체해부실습을, 미국 버나든 대학에서 자연치유학 사이버 강의를 들으며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침술인이 되었다. 전국 3천 명의 교사로 구성된 <교사침뜸 연구회> 지도교수이며 한국 UN봉사단 자연치유위원회 단원으로 활동할 만큼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침술인이다.  “오래 앉아 있어 허리가 아프거나 두통이 심할 때 혹은 축구하다 발목이 삔 학생들이 수시로 절 찾아와요. 침을 놓아주고 기분이 동하면 오카리나 연주를 한 곡조 들려주죠. 공부 때문에 예민해진 아이들 마음이 많이 누그러져요.” 그에게 침과 오카리나는 아이들과 ‘교감’하는 좋은 매개체이다.
 이기호 교사는 늘 학생들에게 “나를 닮으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아이들이 꿈을 갖도록 격려하는 게 교사의 역할입니다. 저는 어린 시절 품었던 ‘선생님’이란 꿈을 이루었기에 행복합니다. 동시에 아이들이 계속 닮고 싶은 롤 모델이 되려면 나 스스로 끊임없이 ‘자기 진화’를 해 나가야 하겠지요.”


오미정 리포터 jouro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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