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공부의 신’을 찾아서- 여경훈(화홍고등학교 2학년)

지름길은 없다, 꾸준함으로 승부하라

지역내일 2011-11-29 (수정 2011-11-29 오후 9:47:03)

늘 그랬다. 목표에 맞춰 쫓기듯 공부하거나, 나름 술수(?)를 써서 공부하면 오히려 결과는 참패였다. 그 때 여경훈 군은 ‘공부는 즐기면서 꾸준히 해 나가야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오늘 해야 할 분량을 다 하지 못했다면 내일 조금 더 하면 된다는 여유로운 마음가짐이 지속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자신에 맞는 공부법을 찾아라
 “학교 수업시간에 집중해서 잘 듣고, 정리해서 내 것으로 만들어요. 공부가 안 될 때는 억지로 매달리기 보다는 책도 읽고 게임도 하면서 머리를 식히죠.” 공부 비법을 묻는 질문에 경훈의 답은 조금은 의외였다. 하지만 자신의 장단점을 잘 관찰하고 공부법을 터득한 결과에서 나온 대답이었다.
경훈은 중학교 1학년 때 종합학원을 다녔지만 수학 66점이라는 암담한 성적표와 마주하게 된다. 선행 위주인 학원수업은 주입식이어서 억지로 따라해야 했다. 부담스러울 정도로 많은 숙제와 강압적인 분위기는 수학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리고, 더 잘 하는 아이들과 비교되는 것도 수학이 싫어지는 원인이 됐다. 자신과 맞지 않는다는 생각에 중2를 앞두고 과감하게 학원을 정리했다. “EBS강의를 들으면서 혼자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학교선생님께 여쭤보고, 모자라고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챙겨가며 공부하다보니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수학시험 결과는 100점이었고, 다른 과목들도 성적이 오르긴 마찬가지였다. 고등학교에 입학한 뒤 불안한 마음에 잠시 수학 과외를 받았지만 곧 접었다. 혼자 고민하고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의 중요성을 알고, 노력 뒤에 찾아오는 성취감에 이미 익숙해졌기 때문이었다.
고1부터 줄곧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던 비결에는 적절한 휴식도 큰 몫을 하고 있다. 하루 6시간 정도는 잔다. 무리하게 수면시간을 단축하면 수업시간이나 자습시간에 집중이 안 되고 졸려 손해였다. 해야 할 공부 계획은 세우되 하루 학습 양에 크게 연연하지는 않는다.  공부가 잘 되지 않는 날은 차라리 쉬어간다. 억지로 공부하면 능률이 오르지 않기에 다음날 마음을 다잡고 문제를 푸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생각에서다.


독서와 신문읽기, 충실한 학교생활이 실력의 원천
경훈은 평소 자신의 관심대로 문과를 택했다. 사회에서 경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것 같아 경제학과에 도전하고 싶다. 그 뒤 경제관련 분야에 전문적인 법조인이 되는 희망을 갖고 있다. 그런 소중한 꿈 때문일까. 공부만 하기도 바쁜 고2지만 짬짬이 틈을 내 한 달에 한 권 정도는 꼭 책을 읽는다. 요즘은 세계사의 흐름을 다섯 가지 코드로 분석한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을 읽고 있다. 신문의 사회면이나 경제면 스크랩도 꾸준히 하고 있다. 독서와 신문읽기가 자신의 공부비법이라면 비법이라고 경훈은 말한다. “사회에 대한 전반적인 배경지식은 언어의 비문학파트나 사탐영역, 논술준비 등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또한 생각하는 힘이 길러져 모든 공부에 플러스요인으로 작용하는 것 같아요.”
교과서를 좋아하는 책처럼 읽는 것도 그의 장점이다. 따로 책을 읽지 않아도 중학교 교과서부터 나온 소설과 시 등은 문학파트에 도움이 되고, 그 외의 교과서 역시 지식과 실력을 키우는 훌륭한 자양분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더불어 학교생활의 충실함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음을 거듭 강조한다. “각 과목마다 선생님이 강조하는 내용은 빠짐없이 표시하고 필기합니다. 그것을 연습장에 다시 한 번 쓰고 외우면서 완벽하게 이해하려 노력하지요.” 학교 국제반도 경훈에게는 많은 도움이 됐다. 국제반에서 운영하는 외국어, 논술, 토론 등의 수업은 영어와 인문사회분야의 실력을 튼튼하게 쌓아 가도록 했다.


내신 수능 구분 않고 즐기면서 공부
경훈에게는 외고를 지망했다 실패한 아픈 기억이 있다.  “전략을 세우면서 성적관리를 하려 했는데 그게 도리어 나쁜 결과를 가져왔죠. 방심하면 성적이 떨어진다는 것과 공부에는 지름길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 때의 경험이 내신과 수능을 구분하지 않고, 어느 과목이든지 즐기면서 공부하도록 만들었다.
문과생이어서 그런지 국어와 언어영역은 그리 힘들지 않단다. 언어영역은 학교 보충수업에서 다루는 문제집을 바탕으로 학습한다. 고전문학은 범위가 정해져 있어 EBS강의로 정리를 한 후 학교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니 큰 어려움이 없었다. 실제 모의고사에서는 시간이 부족해 정해진 시간 안에 문제를 많이 다뤄보려 한다. 영어는 국제반에서 준비한 텝스가 여러모로 도움이 됐다. 1주일에 1~2번씩 아침자습시간을 활용해 30~40분씩 텝스 듣기를 하는데, 완전히 들릴 때까지 반복듣기를 한다. 독해는 인터넷 강의를 활용하고 있다. 여러 지문을 훑기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 지문을 요리조리 다각도로 분석한다. 문법과 어휘 공부는 인터넷강의와 단어장으로 기초를 튼튼히 하고, 독해문제에서 통합적으로 익혀가는 방법을 택했다. 사탐도 학교 수업과 EBS강의를 통해 연관성을 따져 가며 총체적으로 이해하고 있다. “수학은 EBS강의를 활용할 땐 문제집을 3번 풉니다. 강의 전에 미리 한 번, 강의 동안, 그리고 복습으로 다시 풀어요. 문제유형과 풀이방법이 자연스럽게 익혀져 어떤 문제든 적용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수학은 조금 걱정도 돼요. 내신수학은 괜찮은데 모의고사에서 성적이 생각만큼 안 나오더라고요” 라는 경훈은 방학에는 수리영역에 중점적으로 투자할 계획을 세웠다.
이제 곧 고3이 되지만 그것에 별로 개의치 않으려고 한다.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즐겁게 공부하고, 친구들과 서로 격려해 가며 남은 1년을 보내볼 참이다. 자신의 장기인 집중력을 발휘해서 꾸준히 노력한다면 공신에 걸맞은 성과를 거두리라 확신한다.

권성미 리포터 kwons02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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