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기 너머 “천옥남입니다”는 얼핏 “초록나무입니다”로 들린다. 아산 YMCA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하 아산 생협) 천옥남 이사장에 대한 첫 기억이다. 그러고 보니 그는 초록나무를 닮아있다. 사람이라는 이파리로 무성한 초록나무.
옷소매를 팔꿈치까지 걷어붙이고 배방 제2매장 PPT영상 설명에 몰입하는 천 이사장. 현재 아산에는 용화동에 한 개의 생협 매장이 운영 중이다. 실 면적 50㎡(15평) 규모의 크지 않은 매장이다.
천 이사장은 모습을 드러낸 아산 신도시의 예측 조합원 수와 맞물려 매장 증설 필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그에게 조합원 수의 증가는 조합 규모의 팽창일 뿐만 아니라 뜻을 함께 하는 동지를 얻는 것과 같다.
“좋은 모임이 사회를 밝게 만든다”
2011년 기준 아산생협에는 8개의 소모임 동아리가 활동 중이고 9개의 마을 모임이 움직이고 있다. 생협 조합원 수 대비 전국에서 가장 높은 비율이다. 이러한 결과는 작년 천 이사장이 마을 모임장으로 활동할 당시 일구어 낸 성과다.
바느질 동아리, 엄마사랑 동아리, 화장품 동아리, 아빠 모임(화려한 산행) 등과 구역 단위 마을 모임까지 구색도 아기자기하다. 생협 일정표에는 매주 동아리들의 모임 일정이 빼곡히 차 있다.
천 이사장은 요리 동아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때 조리사 자격증을 들고 레시피를 개발했다. 천연 화장품 동아리에 대한 요구가 생겼을 땐 성분 분석 공부를 하며 밤을 새웠다. 사람에게 말 걸기 위해 스스로를 넘어서는 날들이었다. ‘동아리가 작은 협동조합’이라는 신조는 그를 움직인 원동력이었다.
“어떤 사람을 만나면 적어도 1년은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그 사람이 내가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인지 알 수 있다고 봐요.”
동아리를 조직하는 동안 그는 사람에 대한 인내심을 발휘했다.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조합원에게 먼저 전화를 걸며 적극적으로 다가갔다. 천 이사장 방식의 ‘사람 길 틔워주기’는 거추장스러운 것으로 변질된, 오늘날 소통의 본질을 잠시 생각하게 한다.
또 다른 도전, 아산생협 배방 제2매장
현재 아산생협 제2매장은 부지 선정 작업 중이다. 아산 생협 동아리의 성장 속도만큼이나 매장을 중심으로 한 조합원 수도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것이 천 이사장에게 새로운 도전 과제가 됐다. 아산생협 제2매장은 사람이라는 희망의 싹을 틔우는 또 다른 꿈의 구장이 될 것이다.
어제의 그는 안전한 먹거리를 찾는 조합원의 희망을 동아리라는 열매로 키웠다. 내일의 그는 아산생협 제2매장의 가능성과 함께 할 것이다. 그녀의 힘찬 발걸음은 또 다른 ‘만남’을 준비하며 오늘도 사람으로 향하고 있다.
문의 : 아산 YMCA소비자생활협동조합. 041-544-9877
지남주 리포터 biskett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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