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체능에 뛰어난 장점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렇다고 머리가 좋은 것도 아니다. 하지만, 나는 쉽게 포기하지 않는 끈기를 가졌다.’ 자신이 바라보는 ‘신*승*수’의 모습이다. 공신에게서 흔히 보는 당당함, 자신감은 없을지 몰라도 ‘끈기’라는 장점을 발견해 ‘성실하게’ 가꿀 줄 아는 능력을 가졌다. 그래서일까, 적은 말수로 답을 이어가는 승수의 얘기에 더욱 귀가 기울여졌다. 그 평범함 속에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좋아서 시작한 과학고 도전, 실패…, 인생을 알다~
“한글 떼면서부터 과학책을 그렇게 좋아했어요. 책이며, 테이프가 너덜너덜해질 정도였으니까요. 그러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인가 과학고 공부를 시켜달라고 조르는 거예요.” 승수엄마는 아이가 잠시 호기심에 그러는 거려니 싶어, 과학고 준비가 얼마나 힘든지, 온갖 이유를 대며 말렸다. 하지만 승수에게 과학고는 ‘과학자’라는 꿈을 위한 첫 번째 계단이었다.
“과학고 다니던 친척 형, 신문에서 과학고에 합격한 누나, 형들의 사례를 보면서 내가 가야 할 길은 여기다 싶은 생각이 번쩍 드는 거예요. 조르고 졸라 결국 6학년 때부터 과학고 준비에 들어갔죠. 그런데, 정말 만만치 않더라고요.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문제들이 내 눈 앞에 있는데, 그걸 푸느라 밤에 잠도 못 잤어요.”
그래도 알아가는 즐거움이 컸던 지라 주말, 방학도 없고, 잠이 부족했던 3~4년의 과학고 준비기간은 승수에게는 달곰쌉쌀한 인생의 축소판이었다. 그리고 고배를 마셨다. 오히려 떨어지고 나니 무덤덤했다고 당시를 회고하는 승수는 “결과에 대해서 연연하지 않고 훌훌 털어버릴 줄 아는 게 또 장점”이라며 웃었다.
그리곤 2달여의 겨울방학동안 영어학원에 등록했다. 취약했던 영어를 다져놓지 않고는 일반고에 가서 따라잡지 못할 거란 생각에 고등학교 문법중심의 공부뿐만 아니라 탭스(Teps)도 준비했다. 그 안에서 자신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찾고, 그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승수식 방법’이었다. 그리고 이 방법은 고등학교 진학 후 영어공부에 상당한 도움이 됐다.
학원, 학교, 자습을 통한 취약한 영어 보충, 스스로 문제해결에 주력
승수는 현재 조기졸업반에서 별도의 영어심화, 수학선행학습을 하고 있다. 조기졸업반은 수성고등학교 입학 전 치러진 수학, 영어시험에서 전교50등 안에 들었던 학생들로 구성됐다. 그렇게 정규수업과 조기졸업반 수업을 병행하며, 지난 학기에는 전교1등 자리까지 꿰찼다.
“월`수`금 단어시험 외에 야간자율학습 때 이뤄지는 영어듣기방송도 영어공부에 상당한 도움이 됐어요. 이걸 기본 축으로 텝스에 나오는 단어들을 공부하고, 독해문제풀이, 인터넷강의도 듣고 있죠.” 그래도 영어는 미리미리 보충해야겠다 싶어 주말에만 영어학원을 다닌다고 승수는 덧붙였다. 학원숙제하면서 한번 풀고, 수업하면서 한번 더 풀면서 영어문제 유형을 꼼꼼하게 익힐 수 있다.
승수가 제일 재밌어하는 수학은 개념을 확실하게 익힌 후 반복적인 문제풀이로 들어간다. 수학 1시간, 언어는 매일 지문 3~4개 푸는 방법으로 20~30분, 과학탐구와 외국어는 각 40분씩 매일매일 5시간 정도 야간자율학습을 이용해 공부한다. 공부계획은 그날그날 세운다는 승수는 정해놓은 공부분량을 다 못 마치면 다음날 평소보다 학교에 일찍 가서라도 꼭 끝을 낸다고 했다.
하루의 마무리는 예습을 위한 인터넷강의. 특히, 생물이나 지학 등 암기과목은 인터넷강의 예습을 적극 활용하는데, 한번 듣고, 학교에서 또 듣고, 문제집을 풀면 기억에 오래 남는다. “수업시간에 잘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전 그냥 교과서나 문제집에서 찾아봐요. 선생님한테 질문하는 것도 좀 어렵더라고요.” 승수의 성격이 짐작이 되고도 남는 솔직한 답이다.
엄마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꿈을 향해 끈기있게 정진하다
1년이 지나도록 말 한번 안 해본 친구도 있다. 담임선생님을 제외하곤 다른 선생님과 대화를 한 적이 거의 없다. 그런 승수가 달라졌다. 농담도 곧잘 하고, 쑥스러움도 덜 탄다. 하루1시간의 엄마와의 대화시간에는 농담도 할 줄 안다. 승수에게 엄마는 조력자이자, 친구, 고민해결사다. 어릴 적, 승수와 엄마와의 추억의 한 자락은 이렇다.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생 때까지 엄마는 제게 편지를 많이 써 주셨어요. 그날그날의 날씨나 계절에 따른 엄마의 생각, 격려의 말들을 보면서 참 좋았는데, 답장은 한 번도 못 써드렸죠. 그때도 참 쑥스러워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엄마는 승수의 성격을 워낙 잘 아는지라 답장 없는 편지를 하면서도 참 행복했다. 둘이 항상 같이 붙어 다녀 ‘연인’이란 소리를 들을 정도였다니 승수의 ‘꾸준한 공부’의 밑바탕은 엄마와의 두터운 신뢰에 있었던 게 아닐까.
승수의 꿈은 한 번도 흔들린 적 없이 늘 연구원이었다.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해 연구원으로서 하고 싶은 연구들을 원 없이 해보고 또 그 분야에서 성공하고 싶다. 이게 공부의 이유이기도 하다. “남보다 특출한 면은 없으니까 그저 끈기로 밀어붙여야죠. 현재 자신에 만족하지 말고 노력하는 자세도 중요해요.” 그래도 가끔은 힘들고, 흔들리고, 뜻하는 대로 안 될 때가 있지 않은가. 그럴 땐 그냥 네이버 뉴스에 들어가 과학 관련 내용을 뒤적이거나 자신의 보물1호를 꺼내본다. 승수의 보물1호는 과학고 공부하면서 보았던 책들.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도 과학고에 떨어졌는데, 지금 이렇게 안 하면 대학은 어림없다는 마음을 다잡게 만든다. 승수는 휴대폰이 없다. 필요성도 못 느끼지만, 공부에 방해될 것 같아서다. 착실하게 학교와 집을 오가며, 목표를 향해 말없이 정진해나가는 신승수는 외유내강형 공신이었다.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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