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리사다 - 연탄생선구이 동소예 이동수(37)씨

“오늘도 나는 생선을 굽는다”

지역내일 2011-10-31

가게 안은 연탄 연기가 가득하다. 연탄 화덕은 700℃까지 달궈져 있다. 화덕 앞 한 남자가 고등어를 굽고 있다. 그는 통통하게 살이 오른 고등어를 솜씨 좋게 한 번에 뒤집었다. 고등어 기름이 연탄불 위로 툭툭 떨어진다. 고소한 연기가 짙게 피어오른다. 지글지글 소리까지 맛나다. 벌거벗고 바다 속을 날뛰던 고등어가 요리로 탄생되고 있다.
나물 반찬이라도 노릇노릇하게 잘 구운 생선 한 마리 놓여 있으면 성찬 같다. 구운 생선에 은은한 연탄향이 스며 있으면 더욱 그렇다. 예전 우리네 어머니가 연탄가스를 마셔가며 가족들을 위해 구운 정성 가득한 생선구이가 떠올라서 일까? 그래서 한 점 한 점 살뜰하게 먹게 되는 음식이 생선구이다.
이동수씨는 십 년째 연탄불로 생선을 굽고 있다. 그는 성능 좋은 그릴이 판을 치는 요즘 같은 세상에서 고생스럽게 연탄만 고집한다. 연탄은 불 조절도 자유롭지 않고 탄을 제 때 갈아야 한다. 가스와 연기로 괴로워도 화덕 앞을 비울 수 없다. 그래도 이씨는 연탄에 생선을 굽는다. 이유는 맛 때문이다.
생선구이는 아무 곳에서나 먹을 수 있겠지만 연탄생선구이는 아무 곳에서나 못 먹는다. 그래서 대기표를 받고 줄을 서서 기다리더라도 사람들은 이곳을 찾는다. 차례가 되면 사람들은 둥그런 밥상 앞에 모여 앉아 생선구이를 먹는다. 연탄에 잘 구워진 생선은 겉은 바삭하고 속살은 촉촉하다. 그냥 먹어도 맛있고 김에 싸서 간장을 콕 찍어 먹으면 더 맛있다. 밥 한 공기가 순식간이다.
“식사 후에 추가 주문을 해서 포장해 가는 손님들을 보면 그렇게 마음이 좋을 수 없어요. 소박한 음식으로 큰 기쁨을 주는 것 같아 뿌듯합니다.”
이런 그의 마음은 화려한 기술은 없지만 소박하고 정이 넘치는 그의 생선구이를 닮았다.


생선구이만큼 솔직한 음식이 없다
이씨는 “생선구이만큼 솔직한 음식이 없다”고 말한다. 그는 요리를 전공하지 않았다. 때문에 생선 ‘굽는 일’에 더욱 정성을 쏟아 부었다. 그에겐 언제라도 손님들이 발길을 돌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그는 늘 까다롭게 모든 것을 점검한다. 음식의 질, 그릇이 탁자 위에 놓이는 위치까지 신경 쓴다. 생선은 아무리 비싸도 국내산만 쓴다. 손님들이 여러 차례 같은 반찬을 요구해도 이씨는 반갑게 응대한다. 허리를 숙여가며 연신 인사를 하다 보니 목에 무리가 와서 입원도 여러 차례 했다. 목의 통증은 고질병처럼 이씨를 괴롭혔지만 그는 늘 고개를 숙이고 인사하며 손님을 맞는다.
그는 “‘맛있다’는 말도 기분 좋지만 ‘이 곳은 언제나 친절하다’는 칭찬이 내겐 보약 같다”며 웃었다. 14평에서 시작한 가게가 지금은 40평으로 커졌다. 손님들은 더욱 길게 줄을 섰다. 선물 같았다.   
기다림도 즐거움이 되는 곳, ‘동소예’다.
위치 : 중구 대사동 63-1
문의 : 042-253-0606
안시언 리포터 whiwon00@hanmail.net


''동소예''의 이동수씨는 십 년째 연탄불로 생선을 굽는다. 성능 좋은 그릴이 판치는 요즘, 그는 최고의 맛을 위해 고생스럽게 연탄을 고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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